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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하몽 Sep 21. 2024

마흔, 심플하게 살아볼까?

나를 지키는 생활방식 ‘미니멀라이프’

심플한 삶에 영감을 준 책들

당신이 현재 소유한 물건은 얼마나 되는가? 자본주의 사회에 살면서 소비는 뗄 수 없는 행동이며 기업이나 개인은 경쟁적으로 자신의 소비를 광고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어떤 물건을 얼마나 소유하는지 인지하지 못하며 미디어에 노출되어 남과 비교하는 포모증후군을 앓고 있지는 않을까. 


포모증후군은 다른 사람이 가진 물건들을 나도 가져야만 할 것 같다는 마음이 생기면서 불안 감정을 느끼는 것이라고 정의한다. 이런 현상은 사회에서 뒤처진다는 불안과 두려움을 조장하고, ‘트랜드에 뒤처진다’는 말이 싫다는 연예인들의 모습은 그게 맞는 듯 착각하게 한다. 


SNS의 발달로 다른 사람의 일상을 공유하며 소통할 수 있게 되었다. 반면 자신의 삶과 성공한 듯한 타인을 비교하며 스스로가 만든 감옥에 갇히게 된다. 문명의 발달은 피로사회를 만들었다. 이런 삶 괜찮은 걸까?


어떻게 살아야 할지 고민하던 시절이 있다. 10대, 20대에나 하는 생각인 줄 알았는데 30대에도 하고, 곧 마흔을 바라보는 지금도 하고 있다. 서른쯤 호기롭게 시작한 드라마 글쓰기는 3년이 지나도 결과를 내지 못해 혼란스러운 시간을 보냈다. 주변 사람들은 회사에서 진급하고, 월급도 오르고 자기 길을 잘 가는 것 같은데 나만 뒤처진 삶을 사는 것 같아 비교하던 시기이다.




그러다 운명의 책을 만났다. 책이 인생을 바꿔준다는 말이 있는데 도미니크 로로의 <심플하게 산다>라는 책은 나의 인생을 돌아보는 시간을 선물했다. 그는 심플한 삶에 대해 “자신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인지, 자신이 인생에서 기대하는 것은 무엇인지를 먼저 알아야 한다.”라고 말했다. 그의 말은 내 안에 울림을 주었고, 새로운 삶의 방식에 도전하게 용기를 주었다.


예전에는 무분별하게 욕망에 따라 물건을 사고 힘든 일을 마무리하면 보상 심리로 샀다. 그의 가르침을 받아 내가 무엇을 좋아하고 싫어하는지를 다시금 돌아보며 물건에 개수를 제안하니 정말 사고 싶고, 물건을 신중하게 구매하게 되었다. 심플한 삶은 취향을 돌아보게 하고, 정신을 맑게 만든다. 


미니멀라이프를 시작하며 많은 물건을 버렸다. 버린 물건이 아깝지 않았다면 거짓말이다. 처음 물건을 정리하고 버릴 때 언젠가 쓸 거라는 염려가 남아 힘들었다. 한 번도 사용하지 않은 물건을 버리고, 나누었다. 이후 그 물건이 필요했을까? 아니다. 버린 물건이 있었는지 무슨 물건을 버렸는지 기억나지 않는다. 그러다 고민이 생겼다. ‘이렇게 다 버려도 괜찮을까?’, ‘다른 사람처럼 유행을 따라가지 않고 내 맘대로 사는 거 괜찮은가?’


라이프 스타일에 정답은 없다. 나도 한때는 어떤 물건을 가지면 내 인생이 좀 괜찮아질 것처럼 느껴져 물건을 샀다. 그러나 물건을 버리고, 내가 사랑하는 물건으로 채우는 과정을 통해 예전에 행동들이 내가 만든 판타지라는 것을 깨달았다. 결코 물건을 사는 행위를 부정적으로 보지는 않는다. 선택의 문제이며 가치의 기준이 다를 뿐이라고 생각한다. 우린 다 다르니까.




나는 시류에 휩쓸리지 않고 나를 지키는 방법으로 심플한 삶을 선택했다. 내 취향과 좋아하는 것만 남기고, 억지 꾸밈이라는 것이 없는 인생을 살려고 한다. 다른 사람과 비교하지 않고, 나의 길을 걸어가며 오롯이 나를 보게 하는 생활방식이다. 


언제나 무엇이 되지 못해서 아등바등했던 삶에서 ‘내가 자라 그냥 내가 되면 된다’는 간단한 이치를 깨닫기까지 많은 시간이 필요했다. 비교와 경쟁과열 시대에서 꼭 무엇이 되지 않아도 된다는 깨달음은 자유를 주었다. 


지금도 심플한 삶을 통해 ‘나’라는 인간이 되고 있다. 앞으로도 심플하면서 고급진 나만의 취향을 지향하며 나 자신이 되기 위해 매일매일 성장해 나갈 것이다. 곧 마흔에 심플한 삶은 현재 진형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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