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소설 합평모임에 들어갔을 때 나는 서른 살이 넘은 나이였고, 이제 정말 마지막이라고 생각했다. 조금만 더 글을 써보고 안 되면 그만두자 하면서 다니고 있던 논술학원을 그만두고, 알바나 좀 하면서 글을 쓸 생각이었다.
거기에서 지금 남편을 만났다. 나보다 먼저 모임에 있었고, 성실한 캐릭터였다. 나는 소설을 쓰면서 예술병 걸린 사람들을 많이 보았다. 남편은 그렇지 않았다. 합평모임 일주일 전에 자기 소설을 완성해 놓는 사람이었다.
하지만 우리는 등단하지 못했다. 실력도 부족했지만 문제가 뭐였나 생각해 보면 둘 다 필사를 하지 않았고, 자기가 쓰고 싶은 대로 쓰는 스타일이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내가 소설을 썼던 건 소설이 좋은 것보다 내가 학벌도, 돈도 없는데 상황을 역전시키고 싶다는 희망이 있었던 것 같다. 요즘 다시 소설을 써볼까 생각해 보긴 한다. 하지만 신춘문예에 내려고 쓰는 건 아니다. 진짜 내가 좋아하는 글을 써보고 싶다.
예전 합평모임에서 신춘 때가 되면 사람들이 어느 신문사에 소설을 보낼지를 공유하곤 했다. 당선 임박한 언니가 있었는데 일단 그 언니를 피해서 보내야 했다. 나는 그때 왜 그랬는지 한 번은 자신 없어서 안 보낸다고 한 적이 있었다. 그래놓고 사실 몰래 보냈다. 근데 동화작가 언니는 내가 의심스러웠는지 나한테 끝까지 물어봤던 게 기억난다. 정말 안 보냈어? 당선하기만 해 봐!
나는 그때 진짜 속으로 등단하면 어쩌지 걱정했던 게 기억난다. 근데 소설이 떨어지는 바람에 사람들을 끝까지 속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