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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토희 Oct 24. 2021

강아지랑 살기 위한 필수품

현실 타임~마

부모 새의 둥지에서 입을 쩍쩍 벌려대던 새끼 제비 시절의 나는 경제관념에 무지막지한 무지랭이였다. 어린 시절에야 뭐 대부분 그렇지, 라는 자기 위안은 제비 새끼가 징그럽게 스무 살도 훨씬 더 먹은 나 같은 경우라면 조금 머쓱하다. 공과금에 '공'자도 모르던 그때는 그게 해가 동쪽에서 뜨는 일만큼이나 별 일이 아니었다. 버는 족족 써대던 경제 무지랭이는 비로소 주체적인 가정을 꾸리고 난 뒤에야 '숨 쉬는 게 돈'이라는 어른의 문장을 이해 코딱지 정도 할 수 있게 되었다.


그랬다. 숨 쉬는 데는 돈이 필요했다. 숨 쉰다는 것은 생명을 이어간다는 것이고 그 말은 먹고 자고 싼다는 것! 우리 집에는 세 생명체가 산다. 사람 1(본인), 사람 2(남편) 그리고 우리 돌프. 강아지를 반려하기 위해서는 두 사람의 사랑 못지않게 필요한 게 머니다.


애미야, 이번 사료는 맛이 괜찮구나


얼마 전에 어린이가 살고 있는 두 가정으로부터 이런 질문을 받았다.


"강아지 키우려면 한 달에 얼마나 들어?"


강아지랑 살아보니 이 궁금증은 한 생명과 끝까지 함께 하겠다는 책임감에 꼭 필요한 헤아림이다. 분양을 받든 유기견을 입양하든 그것은 어디까지나 그 가정의 선택이지만, 집에 데려오는 것이 끝이 아닌 '시작'인 것은 해가 기필코 서쪽으로 지는 일만큼이나 강아지를 키우겠다는 모두에게 불가변이어야만 한다. 모름지기 반려견도 사람처럼 필수 생활비와 유지비가 필요하고, 그 모두를 감당할 수 있을 지의 판단이 선행되어야 불행한 일을 만들지 않게 될 것이다. <댕댕이를 찬양하라>는 개라면 환장해 마지않는 나와 그들과의 뿜뿜하는 교감을 주책스럽게 떠들고 싶다는 사심을 주로 담았지만, 강아지를 키우기로 마음먹은 사람들께 그 선택이 보다 현실적인 결정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경제력의 중요성을 넌지시 던져 본다.




비용은 크게 초기 5개월 비용과 그 이후로 나뉘고 아주 초반에 목돈이 든다. 쪼꼬만 강아지를 데려온 경우라면 초기 5개월까지 면역력을 키우기 위해 병원에서 권고하는 6차에 걸친 접종을 강아지에게 맞춰야 하기 때문인데, 보통 분양을 하는 곳에서 아주 못해도 1차나 2차 정도는 맞추고 떠나보내니 상황에 맞춰 나머지 접종을 하면 된다. 이 때문에 지역마다, 항목의 등급마다 상대적인 차이가 있긴 해도 '숨 쉬는 생명을 반려하는데 최소한의 비용을 감당할 수 있을지' 라는 취지에 맞게 러프하게 잡아보자면, 예방 접종(의료), 먹는 것(사료), 싸는 것(배변패드)에 드는 초기 비용은 서울의 평균 기준 약 45~50만 원 정도 예상된다. (입양/분양비 제외)


돌프의 휴식 침대


그리고 반드시! 필수! 까지는 아니지만 아기 강아지의 안정적인 정서를 위한 물품이 필요하다. 자는 것(하우스 혹은 켄넬), 쉬는 것(울타리)인데 최소 2만 원에서 최대 30만 원까지 선호에 따라 선택하면 된다.


자는 공간은 가정 형편에 맞춰 집에 있던 폭신한 담요 위에 안락한 지붕을 만들 수도 있고, 개폐가 용이한 적당한 가방도 무방하다. 하지만 강아지가 성견이 되어서도 그 집을 자신이 언제든 쉴 수 있는 공간이라 여기게끔 하는 게 핵심이니 용도에 맞게 나온 적합한 제품을 마련해준다면 가장 좋겠다. 우리 인간도 '내 한 몸 뉘일 보금자리'가 있다는 것에 마음이 편안해지지 않는가. 기능과 디자인, 소재에 따라서 비용은 저렴이 1~2만 원부터 고렴이 20~30만 원까지 다양하다. 울타리(펜스)도 10만 원까지 고렴이도 있지만 이건 잠깐의 새끼 시절이 지나면 치워 버려도 되기에 저렴이를 사도 무방하다. 강아지가 먹을 물과 사료를 줄 식기가 필요하고, 산책 연습을 위해 산책 줄을 미리 사서 집 안에서 연습하는 것도 좋다.


펫 페어를 비롯, 인스타그램에서 이름 좀 떨친다는 유명 제품을 다양하게 접해본 결과, 집 안의 인테리어(멋)도 챙기고 강아지의 안전도 중요한 30대 개엄마의 취향으론 잘 고른 고급 제품이 이중 지출을 막아주었다. 결국 애견 제품의 가격은 사람의 물건처럼 디자인과 소재의 차이인데 그런 것들에 크게 신경 쓰지 않는 견주라면 저렴한 것들 중에도 괜찮은 제품들이 많으니 스마트폰 뚱땅거려 서치에 발품을 팔아 돈을 애껴보자.


5개월 이후부터는 평균 고정비로 의료(심장사상충/기생충 예방약), 먹는 것(사료), 싸는 것(배변패드), 위생 미용에 월 고정 비 6~15만 원 정도가 든다.


그밖에 중성화 수술을 하는 경우 1 안에 추가로 50  이내가 필요하다. 동물 병원은 사람처럼 의료 보험 적용이 안되므로 강아지가 예상치 못하게 잔병치레를 하는 경우 수시로 큰돈이  수도 있다는  염두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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