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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he 덕 Jun 28. 2022

관찰자 효과, 왓칭!

인간은 습관적으로 '자기 합리화'를 하며 살아간다. 자신의 존재가 정당하다는 근거를 나름의 논리로 무장해야 편하게 살 수 있기 때문이다.


그에 따라 삶을 대하는 태도나 자세도 제각각이다. '성공한 사람'을 바라보거나 자기 개발서를 읽고 난 후의 반응도 다양하다. 자신의 삶에 대한 포부와 성공에 대한 꿈을 가진 사람들은 그것에서 무언가를 취하고자 따라 해보려고 노력한다. 살짝 삐딱선에 청개구리 기질이 있는 사람들은 '성공자'들의 이면에 뭔가 다른 게 있을 거라며 먼저 의심부터 하고 본다.


나에게 그 둘 중 어느 쪽에 가깝냐고 묻는다면 예전의 나는 무조건 전자에 속했다. 자기 개발서를 읽고 순진무구하게 따라 해보기도 하고, 좋은 습관을 들이고자 애쓰기도 했다. 그러나 그렇게 한참을 해보고 나서야 깨달았다. 그 방법은 그 저자 자신의 것이지, 내 것으로 만들기엔 딱 들어맞지 않는 무언가가 있다는 것을.


한편, 좀 다른 부류인 의심부터 하는 사람이라면 새로운 무언가를 시작하는 것조차 쉽지 않을 것이다. 머릿속 회로가 재빠르게 부정적으로 돌면 좀체 발조차 뗄 수 없기 때문이다. 장점이라면 위험에 쉽사리 뛰어들지 않기에 실패가 적다는 것? 안타깝게도 실패의 경험 없이는 무언가 진짜로 배울 수도 없지만.





어쩌다 보니 수많은 사람들을 만나는 일을 하게 되었고, 그걸 통해 알게 된 것이 있다. 사람은 본질적으로 같지만, 겉으로 드러나는 경향성은 참으로 다양하다는 것이다. 그걸 우리는 쉽게 성격이나 기질이라 말한다. 인간이기에 자신을 보호하려는 본능은 같지만, 그걸 어떻게 세상에서 구현할 것이냐의 전략은 다 다른 것이다.


요즘 전 국민이 한 번쯤은 들어보았을 MBTI 열풍은 서로가 다름을 인정한다는 면에서 긍정적이다. '타인의 다름'을 이해하게 되었다면 그것으로 큰 유익을 얻은 것이나 다름없다. 그러나, "다르다"는 현상에 대한 인정에서 멈춘다면, 주어진 기질대로 살아야 할 '운명론'에 멈추어 서고 만다. 인간은 과연 그런 존재일까?


인간을 조금 더 심층적으로 바라보면, "다름"을 만든 근원에는 자기를 보호하고 합리화하기 위한 "방어 기제"가 존재하고 있음을 알 수 있는데, 누구나 자신의 약한 고리가 무의식 안에 똬리를 틀고 있기 때문이다. 그 내면에 있는 본능적인 "불안", "수치심", "분노" 등의 근원적 두려움을 알지 못하면, 자신의 삶에서 '자유 의지'를 발휘해 보기도 전에 늘 패배하고 말 것이다.


한 사람의 성공자가 쓴 '자기 개발서'가 모든 이에게 들어맞지 않는 이유는 바로 거기에 있다. 그 성공자는 자신의 약한 고리를 발견하고, 그것을 오랫동안 고민하고 다루었으며, 자신의 근원적인 두려움을 수면 위로 들어 올려 자신의 방법으로 그 두려움을 요리할 수 있게 된 사람이다. 비슷한 기질의 누군가에게는 그 방법이 운 좋게 들어맞을 수 있다.


하지만, 각 사람은 어떤 기질의 스펙트럼 상에 존재한다 하더라도, 사실은 미세하게 조금씩 다 다른 개별자 들이다. 그러므로, 결국 자신의 삶을 성공적으로 드라이브하려면, 그것도 인생에서 일회성이 아닌 지속성을 가지려면 자신을 가장 먼저 알아야 한다. 자신의 내면의 두려움, 그리고 강점과 약점을 잘 이해해야 한다. 성격이라는 껍질을 알고 나면 '인간'이란 그것(성격) 이상의 존재임을 발견할 수 있게 된다.





김상운 저자의 책 『왓칭』에서 말하는 '관찰자 효과'는 자신을 제3자의 눈으로 객관화하는 것만으로도 삶의 많은 문제가 해결된다는 것을 데이터로 증명한다. 우리의 '생각'은 눈에 보이지 않지만, 사실은 엄청난 에너지를 가지고 있다.


『왓칭』에서 소개한 '카를리안 사진기'로 찍은 인간의 에너지장은 사람의 감정을 색의 파장으로 구현해 준다. '코르트코프 박사'는 연구 과정에서 '사랑' 같은 긍정적인 감정이 인체 건강과 사회에 좋은 영향을 미치고, 인간의 사고가 멀리 있는 다른 사람의 기운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을 발견했다.





이러한 그의 연구는 동양의 사상인 기(氣)와도 일맥상통한다. 눈에 보이지 않지만 서로에게 무언의 기운이 흐른다. 그래서, 옛 어른들이 좋은 친구를 사귀라고 하며, 근묵자흑 (近墨者黑)이라 말했다. 폭력적이거나 부정적인 것을 가까이하면 어느새 물들기 마련이다.



자신의 내면을 바라보는 것은 놀라운 일이다. 변화의 시작은 바로 그것에서 시작된다. 나를 비춰주는 거울은 바깥에 있지 않다. 자신의 내면에 수많은 보물이 놓여있다. 그것은 우주의 본질과 맞닿은 헤아릴 수 없이 커다란 그 무엇이다.


혹여, 지금 자신이 현실에 쫓기듯 살아가고 있다면, '성공'이라는 잣대를 자그마한 종지만 한 마음에 기대어 허상을 쫓고 있는 건 아닌지 스스로에게 질문해 보아야 할 때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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