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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지나 Nov 01. 2020

3월


2020년 3월 2일


"틀렸으면 말해줘~

내가 아직 배우고 있어서 틀릴 수도 있어."



얼이는 오늘 알파벳 소문자 abcdefgh를 배웠다. 그걸 써보면서 하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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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3월 19일


"나한테는 지우개가 소중해~
왜냐하며는, 잘못한 걸 지울 수가 있어."



지우개가 소중한 이유. 자물쇠가 달린 저금통에 소중한 걸 넣는다더니 지우개를 보관하면서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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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3월 24일


"와~! 꽃 폈어! 그때는 없었는데~
꽃이 땅속에서 숨어있었어. 숨바꼭질했나 보다~
향기 맡아봐~ 음~ 시원한 냄새~
이제 벌레들도 나오겠네~ 이제 벌레 채집할 때가 왔어! 좋~ 은~ 날~"


얼이는 꽃을 정말 좋아한다. 이제 날이 풀리고 꽃망울이 하나씩 터지기 시작하자 걸음마다 방방 뛴다.

나이가 들면 꽃이 좋아진다던데. 어릴 적 간직했다 잊고 있던 것을 나이가 들면서 다시 찾게 되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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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3월 25일


얼: 엄마, 양심이 뭐야?
나: 올바른 마음이야. 쓰레기를 버리지 말아야지. 친구를 때리지 말아야지. 하는 마음.
얼: 양심은 어디에 있어?
나: 얼이의 마음속에 이미 있어.
얼: 몇 개 있어? 몇 개 몇 개?
나: ... 글쎄?
얼: 양심은 따뜻한 마음이잖아~ 나는 아직 몰라~ 엄마는 몇 개 있는 거 같아? 무한개는 아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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