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건이 완벽하지 않아 시작하지 않겠다는 핑계
사랑하는 나의 아들 베네딕토,
너의 대부님과 함께 레지오를 하면서 있었던 일이다.
활동보고 시간에 ‘병자를 위한 기도’를 하지 않는 게 이상하다고 물어보셨는데 부끄럽게도 기도문을 외우지 못한다고 했더니 어렵지 않은 짧은 기도문이라고 외워보라고 격려하셨단다.
그래서 어떻게든 외워보려고 노력을 했지.
“전능하시고 영원하신 하느님 아버지”, ‘아! 첫 시작은 사도신경 시작과 같네.’
“주님의 손으로 일으켜 주시고 주님의 팔로 감싸주시며 주님의 힘으로 굳세게 하시어”, ‘주님의는 반복이고 손, 팔, 힘 순이구나. 이렇게 외워야지.’
이러면서 결국 기도문 전체를 외웠단다.
아빠는 출근을 하면 일을 시작하며 바치는 기도를 하고 일을 시작한단다.
그런데 기도문을 외우기가 또 쉽지 않더구나.
그래서 기도문을 외우지 않고 고쳐서 나만의 일을 시작하며 바치는 기도문을 만들었지.
“오소서, 성령님.
저의 마음을 새롭게 하시어, 주님 뜻에 맞갖은 일을 하게 하소서. 아멘.”
영어 공부를 할 때, 영영사전이 없어서 공부를 못하겠다는 핑계,
운동을 해야 하는데 기구를 살 돈이 없어서 못한다는 핑계,
책을 읽어야 하는데 책 살 돈이 없는 핑계,
핸드폰으로 포탈에 들어가면 각종 어학사전이 있고, 맨손으로 할 수 있는 운동만도 수십 가지이며, 공공도서관에서 무료로 제공하는 e북이 가득한데 이런 핑계를 대는 사람들이 있단다.
비겁한 변명이 반복되면 자존감은 낮아지고 자신이 만든 핑계의 방 안에 고립되게 된단다.
이번 방학엔 해야 할 일이 있다면, 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일단 시작해 보거라.
사랑하는 아빠가.
2025.06.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