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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층간소음의 공포가 다가왔다

   

2019년 9월이었다. 방에서 아이들이 뛰는 소리와 크게 떠드는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현관을 비롯해 48평의 집 위로 발소리가 구석구석 들렸다. 이전에도 위층은 조용한 편은 아니었다. 아이들을 혼내는 소리와 혼나지 않으려고 도망치는 아이의 발소리가 크게 들렸지만 가끔 있는 일이기에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허나 이 시점부터 발소리와 떠드는 소리가 심하게 들리면서 견디기 힘든 수준이 됐다.   

  

몇 주간 참다가 관리사무소를 통해 위층에 연락을 했다. 미안하다는 답은 왔지만 뛰어다니는 걸 멈추지 않았다. 며칠 후 제안 받은 원고가 있어 현관에서 TV로 영화를 보고 있었다. 다시 발소리가 시작됐다. 계속해서 쿵쿵 뛰어다니는 소리에 4번이나 연락을 했지만 소리가 끊이질 않았다. 위층에 올라가 말을 했지만 인터폰으로 미안하단 답만 왔을 뿐 소리가 이어졌다. 주말까지 이어진 소리에 화가 나 다시 관리사무소를 통해 연락을 하니 직접 연락이 왔다.     


‘우리 집 아닙니다’ 어처구니가 없어 올라갔다. 항의를 하니 강하게 나왔다. 그럼 자신이 거짓말을 하는 것이냐며 따져 물었다. 하던 일도 있고 다툼이 심해져 봐야 좋을 게 없겠다는 생각에 일단 내려왔다. 이후에도 소음은 끊이질 않았다. 계속 연락을 취했지만 돌아오는 건 짜증 섞인 말과 우리 집이 아니라는 소리뿐이었다. 최후의 방법은 녹음이었다. 위층 아이들의 목소리를 녹음했고, 녹음한 게 있으니 조용히 하라는 말을 관리사무소를 통해 전했다.     


그제야 소음을 인정한 위층은 한 번 더 방문을 하자 소리를 질러대며 따졌다. 자신들이 소음을 낸 게 아니라고 하며 우리 위층도 시끄러운데 참고 산다며 다시는 올라오지 말라며 성질을 냈다. 만약 거기서 함께 화를 냈다면 큰 싸움으로 번졌을 것이다. 그렇게 1년 4개월, 층간소음에 피해를 입었고 신경쇠약 증세를 보여 정신과 병원을 향하기도 했다. 현재도 집에서는 헤드셋을 끼고 아이돌 음악을 크게 틀지 않으면 견디기 힘들 지경이다.  

   

층간소음은 아파트에 사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겪는 문제다. 생활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고, 심할 경우 살인까지 발생하는 문제임에도 이에 대한 명확한 해결책은 제시되지 못하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자택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층간소음은 더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인식되고 있는 추세다. 보다 궁극적인 해결책을 위한 사회적 담론을 펼치고자 이 글을 쓰게 됐다.     


오랜 시간 층간소음으로 피해를 입으면서 관련 사례들과 대책 방법을 찾아봤다. 합당한 해결책이 있지 않을까 하는 희망을 품고 1년이 넘는 시간을 조사했지만 소위 말하는 ‘신사적인 방법’이란 해결책은 존재하지 않았다. 이에 본 글에서는 조금이나마 층간소음에 도움을 주고자 층간소음에 대한 이해와 공감을 자아내는 사례, 층간소음에서 살아남는 10가지 방법에 대해 소개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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