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끝, 라이딩 시작 2
3년 전 여름, 딱 한 번 다녀왔던 마을 언덕 너머 카페에 새 자전거 ‘커피’를 타고 다녀왔다. 없어지지 않았을까 생각했는데, 무슨 소리냐는 듯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해는 서쪽 바다로 완전히 기울었고, 어둠이 내려앉고 있었다. 카페 외부에 단 스피커에서는 잔잔한 피아노 연주곡이 흘러나와 영화 같은 한 순간을 연출해주었다.
물리적으로는 걸어서 20분 남짓 거리에 있는 그 카페의 실제 거리는 자전거를 타고 3년이었다. 오래전 인연의 마지막 추억이 있는 장소였기에 가능하면 시간을 영원히 멈춰두고 싶었다. 인연이 다시 이어지면 그때 다시 오겠노라 마음먹었던 곳이었다.
그러나 그 마음은 언덕 너머 카페의 시간뿐만 아니라, 내 삶의 모든 시간을 붙들고 있지 않았나 싶다. 마음은 그 스스로 생물이기에, 내가 어딘가 감춰둔 것들을 잘도 찾아내어 다른 말과 행동, 의식에 동기화해버리는 것이다.
카페에서 마지막으로 함께 먹었던 식사를 주문하고, 후식으로 나온 아이스 아메리카노까지 먹고 밖으로 나왔을 때 밤이 되어 있었다. 밤이지만 어쩌면 그것은 아침이었다. 자전거 페달을 밟기 시작했을 때, 내 시간의 바퀴가 비로소 다시 구르기 시작했다는 느낌을 받았다.
집에서 자전거를 타고 언덕 너머 카페까지는 3년, 다시 자전거로 집으로 돌아오기까지는 3분이 걸렸다.
2022. 5. 5. 멀고느린구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