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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장명진 Dec 25. 2023

책장 둘 곳이 없다는 거짓말 - 자기만의 책장 만들기

아주 작은 펜트하우스 인테리어 3


집에 책장 둘 곳이 없다는 건 거짓말이다. 단언컨대 벽이 있으면 어디든지 책장을 둘 수 있다. 나는 3평짜리 자취방에서도 대략 500여 권이 들어가는 책장과 함께 살았다. 그러니 책장이 없어서 책을 꽂을 데가 없고, 그래서 안타깝게 내 책을 구입해 줄 수 없다는 말은 오늘부터 삼가도록 하자.


책장 둘 곳이 분명히 있음에도 사람들이 책장을 선뜻 구입하지 못하는 것은 전적으로 책장 디자인 탓이다. 국내에서 기성품으로 판매되는 여러 책장들이 실제 책의 크기보다 1.5 ~ 2배 큰 규격으로 제작되고 있다. 터무니없게 비효율적으로 공간을 점유하는 것이다. 저가형으로 많이 판매되는 무늬목 3단 책장 같은 경우, 책이 60권 정도 들어갈까 말까 하는 정도다. 그런데 깊이는 책 너비보다 큰 두 뼘 남짓 되어서 보기 싫게 툭 튀어나와 공간 활용을 망쳐버린다. 돈을 절약한다고 이런 책장을 서너 개씩 방에 들여놓으면, 책도 나도 오갈 곳이 없어진다.


책을 수납하기 위해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단지 벽으로부터 한 뼘의 공간이다. 이 한 뼘의 깊이에 바닥부터 천장까지의 높이를 최대한 활용하면 수납력이 극대화된 책장을 만들 수 있다. 3평 자취방에도 1,000권 책장을 거뜬히 만들 수 있을 정도다. 수제 책장을 만드는 일은 9천 원짜리 건담 프라모델을 만드는 일이나, 눈사람을 2주 넘게 보존하는 일보다 훨씬 쉽다. 대단한 비용이 들지도 않는다. 나는 약 10년 전에 직접 만든 원목 책장을 여전히 잘 활용하고 있으니, 이만한 가성비를 지닌 가구도 없을 것이다.


아래의 책장 설치 과정 대로만 따라 하면 누구나 자기만의 수제 원목 책장을 가질 수 있습니다 : )


* 이와 관련한 재미난 이야기가 <1인 도시생활자의 1인분 인테리어>의 '젊어서 사서 고생' 편에 수록되어 있으니 부디 반드시 모쪼록 참고하세여-






| 자기만의 책장 만들기


1. 벽면의 가로 세로 크기를 정확히 측정하고, 책장 한 칸의 너비와 높이를 미리 정해 설계도를 그린다.

 

책장 아래 서랍장 설계도 예시. 목재의 가로 X 세로 크기, 두께까지 정확히 설계해야 나중에 울지 않는다



2. 책장의 기둥이 될 목재와 선반이 될 목재를 각각 설계한 수량에 맞게 준비한다.

> 목재 재단 사이트


이전 집에서 쓰던 책장 기둥과 선반을 색만 바꿔서 재활용. '젯소'라는 도료를 한 번 바르고 새로 색을 입혀야 한다



3. 책장 기둥용 목재에 '다보 레일'을 부착한다.

내 브런치북 '파리지앵 인테리어'에서 가져온 자료 사진



4. 책장을 설치할 벽면에 기둥을 세운다. 선반을 활용해 간격을 정확히 맞춰야 함.

이 기둥들이 어떻게 서 있느냐면, 기둥의 머리 끝부분과 천장을 꺽쇠를 이용해 고정함. 이렇게 해두면 대지진이 일어나지 않는 이상 책장이 넘어질 일은 없음



5. 다보 레일에 다보를 꽂아서 설계한 대로 선반을 배치하고, 책을 진열해 본다.

책 정리에 대략 3일 소요


6. 이대로도 충분히 사용할 수 있지만, 멋을 위해 제일 아래 칸을 서랍장으로 만들어 보자!


제일 아래 칸을 깨끗하게 비운다. 참고로 여기 보이는 제일 아래 선반은 다보 위에 올려놓은 것이 아니라, 안정성을 위해 꺽쇠로 기둥과 기둥에 단단히 고정시켰다



7. 설계도에 맞게 주문한 목재를 조립해 서랍장을 만든다.


설계를 정확히 하고, 목재만 제대로 왔다면 조립 자체는 어렵지 않다. 아, '전동 드라이버'는 필수. 나사는 목재용 나사인 '델타피스'를 추천.



8. 잊지 않으셨겠지만, 우리는 멋을 위해 이 작업을 시작했기 때문에 서랍장에 멋을 좀 부려준다.


책장의 가장 아래 선반은 책장과 같은 '뉴욕의 마음' 색으로 페인팅. 서랍장의 전면부는 빈티지한 느낌이 나도록 커피색 스테인을 칠했다


9. 대완성~ : D


참 쉽죠? (feat 밥 아저씨)





*관련 출간 도서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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