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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화. 스승은 떠나고, 제자만 남았다

효라클과 7제자

by 작은물방울
연재끝.jpg “남는 건, 배운 손의 감각이다.”


효라클은 그날도 아무 말 없이 들어왔다.

하지만 뭔가 달랐다.


그는 평소처럼 자리에 앉지 않았다.

태블릿도 열지 않았고, 차트도 보지 않았다.


그리고 말했다.

“오늘이 마지막입니다.”

모두가 그를 바라봤다.


유화정은 입술을 깨물었고,

문베스트는 노트를 덮었다.

쩐물림은 말없이 팔짱을 꼈고,

백기만은 안경을 벗었다.

은판돈은 조용히 고개를 숙였고,

임중배는 고개를 들어 한숨을 내쉬었다.

진비트는 웃지 않았다.


효라클은 한 사람씩 바라보며 말했다.

"화정씨,
이제 불을 다룰 수 있게 됐어요.”



“쩐물림 씨,
더 이상 재지 않더군요. 이제는 흐름을 느끼기 시작했어요.”

“문사장님,
당신은 결국 기록했죠. 그게… 제가 사라져도 남을 겁니다.”

“백기만 님,
실적을 믿던 분이 이제는 공기 속 숫자까지 보더군요.”

“임중배 씨,
무게를 내려놨다는 건, 정말 대단한 용기입니다.”

“은판돈 님,
흐름을 깎는 손끝이… 이미 시장에 들어가 있어요.”

“진비트 씨,
당신은 떠난 게 아니라,
그냥 더 빠른 길을 걸었을 뿐입니다.”


효라클은 마지막으로 말했다.

“시장엔 정답이 없어요.
그래서 전… 더 이상 가르칠 수 없습니다.
저는 이제 떠납니다.”

그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문 쪽으로 천천히 걸어가던 중,

누군가 물었다.

"효라클님, 마지막으로 하나만 여쭤봐도 될까요?”
"뉴스가 항상 옳나요?"

그는 돌아보지 않았다.


하지만 말했다.

“뉴스가 늦을 때가 있어요.
그럴 땐…
당신이 먼저 움직이면 됩니다.”

그리고,

그는 사라졌다.



(며칠 후 – 문베스트의 책 마지막 페이지)


『효라클과 7제자들』


“그는 신이 아니었다.
하지만 신처럼 보였던 시간은 분명 존재했다.
제자들은 남았고,
모두 각자의 방식으로 시장을 살아가고 있다.
시장은 여전히 무겁고, 빠르고, 뜨겁고, 조용하다.
그 모든 것들을 한 번에 이해했던 사람 —
그가 바로 효라클이었다.”


(마지막 장면 – 시간 흐른 후)


각 제자의 모습이 짧게 스쳐간다.


쩐물림은 작은 투자팀을 이끌고 있다.

문베스트는 효라클 전기 2권을 집필 중.

백기만은 라디오에 출연해 실적 분석을 전하고 있다.

유화정은 투자 교육 채널을 열었다. 이름은 [불꽃처럼].

임중배는 반등이 아닌, 진입 타이밍을 찾기 시작했다.

은판돈은 자그마한 투자 아틀리에를 열었다. ‘은결 스튜디오’.

진비트는 코인 트레이더로 활동하며 여전히 빠르게 산다.

하지만 가끔, 아주 가끔은

주식 창을 열어본다.


(마지막 나레이션 – 효라클의 목소리)


“나는 사람들을 가르친 게 아니다.
그냥… 함께 흐름을 봤을 뿐이다.
그게 시장이고,
그게 인생이다.”








p.s.: 이로써 효라클과 7제자들 연재를 모두 마칩니다.

주식 스승인 효라클님께 감사를, 그리고 읽어주신 독자님들께 감사인사를 드립니다.

모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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