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북 시시콜콜 15화

사과의 길 그리고 반성

by 문장 수집가

지금 내 손에는 는'사과의 길' 이란 동시집이 있다.


'사과의 길' 이책의 제목은 어떤 의미일까?


사과의 삶을 말하는 것일까? 아니면 누군가에게 미안하다는 사과의 의미가 담긴것일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 동시의 내용은 누구한테 미안하다는 사과가 담긴 내용은 아니다.


그런데도 이 책을 손에 들고 계속 들여다보고 있는 이유가 다 있다. 나에게는 누군가한테 전달해야 하는 사과가 담긴, 그에 대한 무언의 반성인것이다.


사람과 사람사이에서 예의에 어긋나는 말은 하지 말자 라고 입력은 되어 있는데, 막상 현실에서 출력이 될때는 나의 의지와는 다르게 삐딱선을 탈때가 종종 발생한다.


햇살이 뜨겁다 못해서 살이 따갑다고 느껴지던 어느날, 같은 아파트에 사는 암투병중인 친구와 길을 같이 걷게 되었다. 나는 평상시처럼 안부를 묻는다고 건넨말이 '요즘 너무 더워서 죽을것 같어. 잘 지내고 있지?' 였다. 그리고 그 친구 손에 들린 빵을 보고서는 '밀가루로 만든 음식 먹어도 되는거야?' 라고 물었다.


친구는 항암치료를 받는중이라고 대답하면서 그래도 나름 건강한 빵을 고른다며 호밀빵을 사서 먹고 있는중이라고 했다. 거기서 멈췄어야 했는데, 그 말을 뒤로 나는 또다시 나의 일방적인 이야기를 쏟아내고 말았다.


'사실, 너가 암투병중이라는 말을 듣고 걱정되서 전화를 하려 했는데, 뭐라 말을 해야 할지도 몰라서 못했어. 그리고 밥을 먹자고도 하고 싶었고 커피를 마시자고도 하고 싶었는데 먹는걸 조심해야 한다는 생각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했네' 라는 변명이 가득 묻은 그런 말들 말이다.


' 나 뭐든 잘 먹어. 없어서 못먹을 지경이야. 그리고 나는 너한테 하도 연락이 없어서 이사간줄 알았잖아.생각만 하지 말고 나한테 전화해서 물어보지 그랬어. 하하하' 친구의 웃음소리에 서운함이 묻어 났다.


그 이후부터였던가. 머리속이 아닌 마음속에서 소음이 찾아들었고 무엇을 하고 있던 간에 움직이면 움직이는 만큼 소음이 커지고 커진채로 내 마음속에서 계속 울려 퍼져갔다.


나도 참으로 그렇다. 암투병 하고 있는 친구에게 하고 많은 말들 중에 더워서 죽겠다는둥 에어콘을 너무 쐬니 머리 아파 죽겠다라는 둥 죽겠다라는 말을 계속 반복했단 말인가.

말을 아끼고 귀만 열어야 했어야 했는데...


때로는 살다보면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거나 상처를 받기도 하며 살아간다. 오늘의 나처럼 말이다.


자꾸만 느슨해지는 입방정..ㅠㅠ

나도 참. 나이를 숫자로만 늘이고 있는중인가보다. 아이들에게는 남에게 상처주는 말을 하지 말라고 하면서 정작 나는 그러지 못하고 있으니 자기반성을 하면 뭐하나. 하면서 마음속에 반성문을 작성하다가 그렇게 사과의 길이란 동시집과 마주하게 된것이다.


어쩌면 좋을까. 어쩌면 좋을까. 미안한 마음으로 혼자 거실을 왔다 갔다하다가 그 친구의 마음에 내 말이 가시가 되서 박히지를 않기를 바라면서, 카카오톡 선물하기로 사과 한상자를 보냈다.


친구야 미안타
이래 저래 핑계 가득한 말들만 하고 말았네.
앞으로는 너의 안부를 속으로만 궁금해 하지 않고
직접 전화해서
물어 볼께


마음속으로 반성문을 쓰고 또 쓰면서 그 친구에게 사과의 길을 내어보았다. 그 친구의 마음에 무사히 당도하기를 바라면서 말이다.




사과의 길.p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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