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북 시시콜콜 16화

걱정과 걱정의 공존

by 문장 수집가

친구가 딸과 함께 열흘동안 터키로 여행을 갔다. 잘 도착했는지 궁금해하고 있던 차에 긴 시간 비행기를 타서였는지 고막도 아프고 컨디션도 엉망이라며 가지고 간 약들을 들이붓고 있는 중이라는 도착 메시지가 카톡을 통해 전해져 왔다.


여행을 떠나기 전에 몸 상태가 썩 좋지 않다는 말을 듣기도 했고 도착 이후에 다른 연락이 없기에 아픈 친구가 걱정이 돼서 카톡으로 계속 안부를 물어보어 보았지만 실시간 소통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채로 시간은 흘러갔다.


모처럼의 여행인데 몸은 왜 아프고 그런 거야, 별일 없으면 좋으련만 카톡도 못할 만큼 아픈 건가? 여행은 그 모녀가 떠났는데 한국에 있는 나는 왜 걱정을 하고 있단 말인가. 하지만 내가 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친구가 더 이상 아프지 않길 바랄 뿐 그것뿐이었다.


그런데 이런 나의 걱정은 카톡메시지가 아닌 다른 방식으로 한방에 해소가 되었으니 그것은 바로 친구 딸내미의 인스타그램이었다. 인스타그램을 개설만 해놨지 적극적으로 활용을 하지 않는 나였기에 거기까지 살펴볼 생각을 하지 못했었는데 걱정 가득히 나에게 은영(가명)이 인스타그램 한번 확인해 보라는 아이들의 말을 듣고 혹시나 해서 확인해 보았더니 터키에서의 여정을 담은 사진들이 계속 인스타그램에 올라오고 있었다.


아, 다행이다. 이렇게 계속 사진을 올리는 걸 보니 친구의 몸 상태가 그래도 회복이 되었나 보다 하며 나 스스로 조금은 안심을 해보았다. 설마 엄마가 아픈데 그런 엄마를 두고서 인스타그램에 사진을 올리는데 집중하지 않을 테니까.. 이럴 때 친구의 딸과 인스타그램 친구를 맺은 게 효자노릇을 한다.


모든 게 해소되고 나니 이번엔 긴장감에서 해방이 된 내 몸과 마음은 녹초가 되어 방바닥에 대자로 뻗고 말았다. 인스타그램 확인한 게 무슨 체력까지 방전이 되냐고 생각하겠지만 그렇지가 않다.


카카오톡 이외의 sns채널은 활용을 하지 않는 나는 삭제했던 인스타그램을 새로 설치해야 했고, 잊어버린 계정 또한 복구를 하는 과정들 도한 아이들의 힘을 빌어서 해결해야만 했다. 지금은 아이들이 있지만 향후엔 디지털이란 산을 넘어야 할 때마다 수많은 난관에 부딪힐 텐데 벌써부터 걱정이다.


사실 나는 아날로그 방식이 더욱 익숙한 세대이다. 아무 불편함 없는 평온한 일상을 보내고 싶을 뿐인데 빠르게 변화되어 가는 디지털 방식이 어색하고 때론 그 속도를 따라가지 못함에 있어 배려되지 않는 소외감이 들기도 한다. 불편하다고 무한정 외면 할 수 없지만 익숙해질 만하면 바뀌고, 또 바뀌고 새로운 방식들을 마주할 때면 디지털이란 홍수 속에 떠내려가는 그런 기분이 드는 건 어쩔 수가 없다.


어느 누구에겐 익숙한 문화이고 적응도 빠르겠지만 나는 이런 걱정이 없었던 옛날이 그립다. 이러다가 낭만의 기준도 달라지는 것은 아닐런지..


아, 이런~~~~ 여행을 떠난 친구의 안부를 걱정했었는데 그 걱정을 해결해 준 통로로 인하여 새로운 걱정을 꺼내고 말았네. 아 오늘은 걱정과 걱정이 내 마음속에 서로 다른 방식으로 공존을 하는 날이구나.


아날로그 방식이 익숙한 내가
과연 디지털 속 세상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는지
그것이 참 궁금하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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