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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구자 Jul 30. 2022

덜 가도 괜찮아. 제한 최고 속도 변경!

인생 게임의 추가 옵션, 최선을 다하지 않을 자유를 누려도 된다.

여름휴가의 끝 무렵,

아이들과 바다에서 한참을 놀아준 오후라 너무 지치고 에너지가 바닥 나 있었다. 코로나 시작 이후 바다 물놀이는 몇 년만이라 무턱대고 신나게만 놀았다. 체력 따위, 강한 햇살 따위 생각 안 하고 반나절을 내내 바다에서 전력 질주하여 아이들과 놀고 나니 살은 따갑고 아무리 씻어도 더위는 가시질 않았다.

오후 늦게, 다른 일정으로 이동은 해야 해서 겨우 물놀이를 마무리하고 차를 움직였다.


신나게 놀고 난 노곤함과 피곤이 몰려왔다. 예정 상으로는 바다놀이를 1부, 보령 머드축제 키즈존 입장이 2부, 1박 추가하여 바다에서 하루 더 놀기가 3부. 그리고 4부는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여 휴가를 이어가는 것으계획을 세워놨다. 


문제는 우리 집 꼬맹이들을 위한 여름 대축제 1부만을 마무리했을 뿐인데, 3부는커녕- 곧장 집으로, 침대로 가고 싶었다. 하늘은 높은데 구름이 시커멓게 보이는 건 내 다크서클 탓이 아니겠지. 열심히 놀아보자는 계획에 비해 우리 모두의 피부와 몸이 축나고 있었다.


그래도 달려야지 어쩌겠어. 

'

일단 달렸다. 몸도 눈도 무겁다. 저 멀리 표지판이 보인다.


제한 최고 속도 변경.

아. 인생이라는 게임에는 속도 변경 옵션이 있었지.

110으로 달리다가도 80으로 줄여할 구간도 있는 법이고, 때로는 60의 속도만으로 달려야 할 순간도 있는 법. 꼭 everyday, everytime 매 순간을 110으로 숨차게 달릴 이유는 없다. 전속력으로만 달린다고 꼭 잘하는 것은 아니다. 


어차피 긴 인생마라톤은 장기전. 내 인생인데, 가끔은 최선을 다하지 않을 자유를 누려도 된다. 잠시 속도를 늦춰도 좋고, 속도를 낮춰도 된다. 이따금 살다 보면 내 의지대로 속도 조절을 못하고 달리기만 해야 하는 시점도 올 것이다. 그때를 대비하여 쉴 수 있을 때 쉬어놔야 한다. 


버닝 아웃이 오지 못하게. 


가끔씩 나타난 표지판처럼 브레이크를 걸어주는 시도가 필요하다. 퇴근하던 석양이 우리에게 전한다.


천천히 가시라고-


그래. 천천히 가자. 덜 가도 괜찮다. 덜 힘들게 갈 수 있는 길이 있다면 기꺼이 덜 힘들자. 괜찮다.


결국 그날 2부와 3부 일정을 모두 건너뛰고. 계획을 변경했다. 모든 일정을 다 스킵하고 푹 쉬는 쪽을 선택했다. 


<반창고 문장> 여러분의 마음에 문장으로 반창고를 붙여드립니다.

내일의 해는 내이 다시 뜰 테니 태양 따라 같이 모두- 놔버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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