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거실좀 쓰겠습니다( 4편)
나는 모든 면에 덤덤하려고 애쓰는 편이다.
조금 더 정확히 말하자면, 사실 내 기분을 조금 무시하는 경향이 있다.
이 말을 하면서, 애써 괜찮은척 애쓰는 것이 아니라 정말 괜찮았고 괜찮은 줄로만 알았다.
매일 매일 열심히 살았고, 하루도 대충 살지 않았다.
더군다나 시댁 거실로 들어오고 나서 부터는 더 열심히 하루를 살았다.
그러던 어느날이었다.
누워있는데 눈물이 주르륵 흘렀다.
그것도 작은방엔 아버님
큰방엔 어머님
내 옆엔 남편이 잠들어있는데 말이다.
왜그랬을까?
내가 왜 그럴까. ..
아무리 생각해도 나는 괜찮은데 왜 눈물이 나올까?
그날도 그 다음날도 갑자기 가슴이 답답해지면서 울적했다.
그날이 딱 우리가 시댁 거실로 들어온지 일년된 날이었던 것 같다.
"여보, 내년 오늘도 이렇게 있을 것 같아서 너무 무섭다"
"아니야. 곧 나아질거야"
우린 그때 이런 대화를 했었는데 어느덧 시댁 거실로 들어온지
3년이 지나고 있다. 그동안 우리의 삶이 나아졌을까?
그래, 중요한건 정말 많이 나아졌다.
살림살이가 나아지기 보단 내 마음, 남편의 마음, 우리의 마음이 조금 괜찮아 졌다.
많은 것을 잃고 회복하는 과정이 이렇게 힘든것인지 정말 몰랐다.
승승장구, 인정받으며 잘되기만했던 나의 20, 30대
어느날 갑자기 모든 것이 멈췄을때, 모든것을 잃었다고 느꼈을때 나는 허무함 보다는 무서웠다.
처음으로 나를 믿지 못했고, 처음으로 나에게 답답함을 느꼈으니까.
우리는 거실에서 방으로 들어왔다.
아가씨가 결혼을 하게 되었고, 오래사귄 남친과의 결혼이라 식만 나중에 올리기로 했다.
그 결혼식이 바로 다음주다.
거실에 있는 동안 나는 하루하루 아가씨 짐을 정리했다.
속으로 어땠는지 모르겠지만, 산사람은 살아야 하고
갈사람은 가야 하니까
우리 독립도 못했으면서 아가씨가 얼른 넓은 집으로 갈 준비를 했으면 했다.
그리고 어느날 아가씨 방을 내가 갖게 되었다.
이 작은방에서 이렇게 큰 행복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이 신기했다.
내 집, 내 차,
모든것이 사라졌지만 우리는 이제 행복하기만 하면된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벌써 2년째 우린 이 방에서 나가질 못하고 있다니...
23년 말엔 나갈 수 있을까?!
그래도 이제 내 맘속엔 희망만 가득해서 그때의 눈물은 잊은셈이다.
그러니 좀 더 힘내보자. 나의 23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