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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백일의 썸머 Feb 13. 2020

3.[청두,成都]새로운 도시여행의 시작

50일 중국여행의 기록_청두


대륙의 객잔 e18

새로운 도시여행의 시작


관차이상즈宽窄巷子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변검공연을 홍보하는 모습




2018년 11월 23일, 이 날은 중국 도시 여행을 시작한지 열흘째가 되는 날이고 베이징과 서안을 거쳐서, 청두에서 세번째 도시여행을 시작하는 날이다. 중국 도시 여행을 혼자서 하겠다고 마음을 먹었던 때를 생각하면, 혼자서 과연 이 여행의 마무리를 잘 할 수 있을까라는 걱정을 했었는데, 벌써 세번째 도시에 잘 도착했으니 우선은 이 여행은 계획대로 잘 진행되고 있다.


중국 여행을 시작한지 열흘밖에는 되지 않았을 뿐이지만, 항상 아침 일찍 하루를 시작해서 저녁이 되어서야 숙소로 와서 하루를 마무리하는 일과를 반복하고 있었다. 베이징과 서안은 중국인 호스트의 집에서 숙박을 하느라, 잘알지도 못하는 사람집에서 늦잠을 자고 싶지 않은 마음이 컸었고, 한정된 시간을 잘 이용해서 많은 것을 여유롭게 둘러보고 싶은 마음도 컸었다.


베이징에서 2박의 숙박을 제공했던 호스트는 나의 이런 여행일과를 보면서, 여행을 왔는데 왜 그렇게 여유를 두지 않고 바쁜 일정으로 여행을 하느냐고 질문을 하기도 했었다. 여행을 왔지만, 적지않은 나이에 직장을 관두고 여기까지 왔으니 한정된 시간을 알차게 보내고 싶은 나의 보상심리의 작용으로 어쩌면 이 곳에서까지 조급한 마음이 들었을지도 모른다.


서안에서 청두까지는 4시간이 조금 넘는 시간을 고속열차를 타고 이동했다. 물론 외국인이 중국에서 기차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현지인과는 다른 절차를 거쳐야 하기 때문에 최소한 기차시간 한 시간전에는 도착해야 하니 여유있게 서안기차역에 도착해 청두로 이동할 준비를 마쳤다. 여행의 4분의 1이 마무리 되었고, 앞으로 있을 4분의 3의 일정이 기대가 되고, 또 이 날은 새로운 도시에서 첫 날이니 설레는 마음으로 하루를 시작할 수 있었다.


원래는 청두에서도 중국인의 집에서 머물기로 예정되어 있었으나, 청두로 출발하기 이틀전에 호스트가 갑자기 일이 생겼다며 취소를 하는 바람에 부랴부랴 새로운 숙소를 찾아보고, 결국에는 게스트하우스에 머무는 것으로 결정했다. 청두에 있는 동안 머물기로 했던 숙소는 인민공원 근처에 있는 게스트하우스였는데, 깨끗하고 다른 곳으로의 접근성도 뛰어나서 숙소결정을 잘 했다는 생각이 들었고, 나중에 리장여행을 할 때 만났던 스페인 여행객이 청도 여행이 예정되어 있었고 아직 숙소 결정을 하지 않았다고 하길래 추천까지 해주었던 곳이다.



머물렀던 게스트하우스에서 기르던 강아지가 팬더옷을 입고 있던 모습이 너무 귀여워서 사진을 여러장 찍었는데, 이것이 바로 청두에 머물던 4일내내 수많은 팬더를 보게되는 시작이 될 줄은 몰랐다. 중국하면 떠오르는 마스코트가 팬더임을 모르는 이는 없을텐데, 청두에 도착하기 전에 팬더의 고향이 청두인지는 까맣게 모르고 있었다.




티안푸天赋광장과 관차이상즈宽窄巷子


숙소에 짐을 풀고 제일 먼저 찾아간 곳은 관차이상즈로 오래된 거리를 옛 청나라 거리로 복원하여 개발한 청두의 대표적인 광관지로 많은 사람들로 붐비는 곳이다.


골목골목 사이를 누비고 다니면서 다양한 먹거리, 볼거리를 즐길 수 있는 곳으로, 세련된 상점들이 많고, 골목자체도 관광지로 개발된지 그리 오래되지 않은 듯 많은 것들이 깨끗한 느낌을 주었고, 이러한 소소한 재미들이 모여있는 곳이다.


또한 이 곳에서는 변검공연하는 곳을 곳곳에서 볼 수 있는데, 시간이 된다면 공연까지 즐길 수 있으니 먹고 싶은대로, 보고 싶은대로 원하는 것을 택해서 즐기면 된다. 그리고 서안의 호스트가 청두에서는 귀지를 파주는 곳을 볼 수 있다고 했는데, 과연 이 곳 관차이상즈에서는 그런 곳들이 영업을 하며 손님들이 오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좁은 골목사이로 많은 사람들로 붐비다보니, 비교적 사람들이 적은 아침 일찍 방문해서 제대로된 골목투어를 해도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물론 너무 아침 일찍 방문을 한다면 많은 상점들이 문을 열어두지는 않았겠지만 말이다.


관차이상즈


관차이상즈에서 곳곳에서 흔하게 볼 수 있었던 청두의 대표적인 간식인 당유과자를 한 손에 쥐고, 두세시간 정도를 둘어본 후에, 청두의 인민광장인 티안푸광장으로 이동했다.


중국의 어느 도시를 방문해도 꼭 볼 수 있는 것이 인민광장이고, 또 인민광장에서 빠질 수 없는 것이 마오쩌둥의 모습이다. 청두의 인민광장은 어떤 모습일지 궁금했는데, 큰 광장을 바라보며 한 손을 치켜든 마오쩌둥을 보고나서야 이 곳이 바로 인민광장임을 누가 말해주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티안푸 광장


큰 광장에는 많은 현지 사람들이 가족단위로 나와서 시간을 보내고 있었는데, 청두 이전에 여행했던 베이징, 서안 그리고 1여년을 살아봤던 상하이와 비교해서 크게 눈에 띄는 점은 광장에 있었던 현지인들의 옷차림 등이 바로 앞에서 언급한 다른 도시와 비교하여 많은 시대차이가 있는 것처럼 보였다는 것이다.


물론 청두의 IFC몰과 같은 더욱 중심 시가지에서는 그렇지 않았지만, 광장의 중심에서 본 이 곳 청두의 첫 느낌은 타임머신을 타고 20~30년전 옛날로 돌아간 기분이였다. 20~30년전 한국 사람들의 옷차림이 이렇지 않았을까 할 정도로 아직은 이 곳 현지 사람들의 옷차림은 세련되지 못했고, 15여년전 처음 중국여행을 했을 때와 비슷한 느낌을 받았다.


이로써 중국의 발전격차에 따른 사람들의 사는 모습들이 이렇게 다를 수 있구나라는 것을 청두에서 느꼈던 것 같다. 이렇게 아직은 세련되지 못한 사람들의 옷차림과는 대조적으로 티안푸 광장을 벗어나 청두 시내를 걸으면서 곳곳에서 성형한 사람들을 비교적 많이 볼 수 있었는데, 청두에서 한국식당을 운영하던 예전 직장 동료는 청두가 발전하기 시작하면서 많은 사람들이 미美에 관심을 갖기 시작하고 돈을 쓰는 것 같다고 했다. 그래서 볼 수 있었던 큰 건물에 자리잡은 한국 성형외과도 인상적이였다.


티안푸광장은 인민광장으로서의 면모를 살펴볼 수 있는 것 이외에도, 청두가 현재진행형으로 발전하고 있는 도시로써 옛날방식으로 살고있는 사람들을 여전히 엿볼 수 있는 공간이였다.




청두의 한국식당


사실 청두를 중국 도시 여행의 한 곳으로 계획한 것은, 단순히 예전 회사동료가 이 곳에서 한국식당을 열었다는 이야기를 들었던 것이 컸었다. 그렇게 친하지도 않았고, 회사 다닐 때 서로 안면을 트고 대화 몇번 했을 뿐이였다. 하지만 대화 몇번을 하지 않았지만 아직도 그와 나눈 이야기가 생생하게 기억이 나는 것이 하나있는데, 내가 그에게 던진 질문때문이였다.


내가 다니던 회사는 월급이 적지 않은 대신에, 이직률이 높을만큼 일이 강도가 세고, 일의 근거지가 한국에서 임금이 훨씬 싼 해외로 옮겨지고 있던 상황이라 앞으로를 내다봤을 때 불안정성도 컸었는데, 내가 그에게 던진 질문은 "회사를 그만두게 되면 앞으로 무엇을 하고 싶어요?"였다. 물론 이 질문은 내가 특정분야의 산업에 몸담고 있었기 때문에 할 수 있었던 것이 아니라, 어느 회사를 다니던 중간직급에 머물면 많이들 하는 질문이였다. 우리세대에게 회사는 평생직장이 될 수 없음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내 질문에 대한 그의 답변은, 나중에 대만에 가서 식당을 운영하고 싶다는 것이였다. 전혀 생각지도 의외의 답변이긴 했으나, 그가 언급했던 장소가 대만에서 중국으로 변경되었을 뿐이지 그가 말한 계획대로, 현재 그는 살고 있었다. 계획한대로, 생각한대로 살아가는 것이 정말 쉽지 않은 일임을 알고 있기 때문에, 몇년 전에 들었던 답변대로 현재를 살아가고 있는 그가 대단해보이기도 했다.



서로 안면만 트고, 대화 몇번 했을 사이에 연락처를 알고 있기는 만무한 터. 하지만 예전에 친구로부터 그가 운영하고 있다는 식당이름을 들었던 터라, 인터넷에서 검색해서 무작정 찾아갔었다. 한식당을 운영하고 있다고 하니, 그곳에서 저녁 한 끼를 해도 괜찮을 것 같은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무작정 찾아가서 아는 척했던 나를, 다행히 그는 반갑게 맞아주었고 작은 규모의 식당이였지만, 꽉찬 손님들로 앉을 틈이 없어 그곳에서 저녁 한 끼를 할 수 있는 기회는 얻지 못했지만, 식당이 조금 한가할 즈음에 맥주 한 잔하면서 청두에서 살아가는 그의 이야기를 전해들을 수는 있었다. 그리고 어느 곳에 가서 무엇을 먹어야하며, 어디를 어떻게 방문해보라는 조언까지 알려주었다.


청두에서 한식당을 운영한지는 3여년이 되어가고 있는데, 많이 자리잡았다고 하지만 여유있기보다는 여전히 고군분투하며 애쓰는 중이라고 했다. 4식구의 가장이기도 했고, 외국인으로서 중국에서 사업을 하는 것이 쉽지않음을 얘기했고, 앞으로의 목표가 있으니 그 목표를 위해서 열심히 살아가는 것이 역력함을 그가 전해주는 얘기를 통해 느낄 수 있었다.


그가 전해주었던 청두라는 곳은 사천성의 중심도시이긴 하지만 베이징, 상하이와 같이 이미 큰 발달을 이룬 대도시가 아니라 현재진행형으로 발전하는 도시이기 때문에, 대도시에 비해서 인심이 아직은 후하다고 했고, 현재진행형으로 발전하는 도시로 청두를 바라보면 어떨지에 대한 의견을 피력하기도 했다. 그래서 그는 이미 큰 발달을 이룬 도시와는 다른 역동성이 존재하는 이 곳 청두에서 사업을 하면서 살아가는 것이 더 재미있게 느껴지는 것처럼 보였다.


나 역시 내가 계획하고 생각한대로 살고 싶고, 지금도 그것을 위해서 고군분투하며 애쓰고 있는 중이다. 이미 먼저 그 길을 걷고있는 그의 현재와 앞으로의 목표에 건투를 빈다. 그리고 나의 꿈에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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