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오백일의 썸머 Jul 08. 2020

3.[청두,成都]청두의 아름다운 서점

50일 중국여행의 기록_청두


대륙의 객잔 e21

청두의 아름다운 서점


청두의 대형서점 方所 팡수오




청두의 아름다운 서점을 가보자


이번 도시 여행을 시작하기 전에 꼭 해봐야겠다고 염두해두었던 것 중에 하나는 바로, 그 도시의 대표적인 서점을 방문하는 것이였다. 회사를 그만두고 중국어학연수로 상하이에서 일년을 지내면서, 외형적으로 보여지는 다듬어진 그들의 문화적 모습은 결코 우리의 편견속에 자리잡은 중국이 아니였다. 


한편으로는 세련되었으며, 또 다른 한편으로는 과연 '메이드 인 차이나'가 맞나 싶을 정도로 정제되고 다듬어진 모습이, 닮고 싶을만큼 매력적인 부분도 있었으니까. 그런 부분들은 나는 중국의 서점을 통해서 볼 수 있었기 때문에, 상하이가 아닌 중국의 다른 도시의 서점들도 과연 어떤지 직접 확인해보고 싶었다. 


단순히 책을 진열해놓은 것에서 벗어나, 그들의 문화적 고민들을 서점이라는 한정된 공간안에서 보여주려는 모습도 확인할 수 있었고, 책을 읽는 사람들을 배려한 공간들에서는 섬세한 그들의 정서도 읽을 수도 있었다. 


중국의 여러 관광지를 다니다보면, 감정이 무딘 사람들도 바로 느껴지는 특징중에 하나가, 외향을 극단적으로 화려하게 치장한다는 것이다. 한국인의 정서로 그것을 보고있자면, 부담스러운 감정이 먼저 튀어나오기도 한다. 그리고 얼마나 많은 거대자금이 들어갔을까 하는 조금은 비아냥이 곁들여진 감탄사가 나오기도 하는데, 관광지를 둘러보기도 전에, '중국, 정말 돈이 많구나'라는 한마디가 앞설때도 있다. 


하지만 중국의 서점들을 둘러보면서는, 유명 관광지에서 느꼈던 감정과는 다르게 한껏 정제된 감정들을 느낄 수 있었으니, 어찌보면 중국의 서점들은 여행의 지친 마음을 잠시나마 달래주었던 장소였다. 


청두에서 방문했던 두 곳의 서점 역시, 청두를 방문한다면 그리고 서점을 좋아한다면 추천해주고 싶은 곳으로, 혹시나 여행에 지친 마음을 책에 둘려쌓여 위로받기 좋은 곳이다. 




팡수오 方所


청두의 중심가 太古里 타이구리 쇼핑몰 지하에 위치한 서점이다. 이 서점은 2001년 广州 광저우에서 처음 영업을 시작했고, 2015년 청두에서 두번째 서점을 열었다. 청두 중심가에 서점이 위치해있으니, 근접성이 좋을 수 밖에 없다. 청두에 방문하게 된다면, 쉽게 서점을 방문할 수 있으니 그 기회를 가져보기를 권한다. 


요즘 중국 서점의 트렌드는 서점안에 카페가 있어야하고, 그리고 다양한 팬시제품들을 함께 판다는 것이다. 이 서점 역시 큰 규모의 서점안에 커피를 한 잔 마실 수 있는 공간도 있고, 서점의 로고가 새겨진 여러가지 굿즈 상품들을 포함해서 사람들의 이목을 이끌만한 팬시제품들도 팔고 있다. 


서점이 지하에 위치해있고, 1층과 2층의 높이로 분리하여 긴 벽을 따라서 책이 진열되어 있으며, 서점 중앙의 공간은 책을 배치해두기 위한 바닥 진열대를 둔 것 이외에는 뻥 뚫린 느낌으로 공간을 비워두워, 이 서점에서 처음 받은 느낌은 아주 큰 동굴안으로 들어왔다는 것이다. 


큰 쇼핑몰안에서 서점과 다른 매장과의 공간 분리는 이렇게, 서점을 동굴안으로 들어온 느낌으로 만들어버림으로써 서점에서 보내는 시간에 더 집중할 수 있도록 만들어버렸다. 



2층 계단으로 올라가면 동서남북의 4면의 벽을 따라 책을 배치해두어, 한 방향으로만 움직일 수 있는 동선을 만들어두었는데, 그 길을 따라가면 여러 카테고리에 있는 책들을 모두 볼 수 있다. 생각하지 못한 책들을 마주할 수 있는 기회가 더 많아진 셈이다. 


벽면 책장에는 수많은 책들이 꽂혀있고, 책장 맞은편 계단 난간에는 책을 펼쳐놓고 읽을 수 있는 조그마한 공간도 마련해두어 편안하게 책을 볼 수도 있다. 그렇게 서서 책을 보기가 불편하다면, 1층에서 2층으로 이어진 계단에 잠시 앉아 책을 읽어볼 수도 있으니, 시내 중심가라는 복잡한 곳에 위치해있지만 방해가 적은 외딴 동굴속에서 혼자만의 평화로운 시간을 가져볼 수 있다. 



벽면 한쪽 귀퉁이에는 어린이 코너도 있는데, 유일하게 이 곳은 책상과 의자가 구비되어 있어 어린이들을 위한 배려를 더해두었으니, 이 곳에 잠시 앉아 책을 읽을 수 있다. 물론 내가 방문했던 날은, 서점안이 여유로워서 이 곳에 잠시 앉아있을 수 있었지만, 이 곳은 어린이들을 위한 장소임을 염두해두자.


복잡한 도심안에서 잠시 여유로움을 느끼고 싶다면 동굴과 같은 서점, 팡수오에 방문해보면 어떨까? 그리고 서점 이름인 '팡수오'가 새겨진 굿즈도 하나 구입한다면 나중에 이 곳에서 느꼈던 여유로움이 더 생각날지도 모를 일이다.




지허서점 几何书店


사실 이 서점의 존재는 전혀 몰랐고, 우연하게 발견하게 되어 방문하게 된 곳으로 중국여행을 하면서 방문했던 서점중에서 단연코 으뜸이라고 할만한 곳으로 뽑을만 하다. 서점을 방문한 이들을 위한 배려가 돋보이는 것이 그 이유인데 과연 이 곳이 서점인지, 도서관인지 조금은 애매한 감정마저 느껴지는 곳이였다. 


앞서 언급했듯이 최근에 만들어지고 있는 중국의 서점들은 카페를 서점안에 함께 구성해놓는 것이 트렌드인데, 카페에 배치해 둔 의자와 테이블은 오롯이 카페를 이용하는 사람만이 앉을 수 있도록 해놓은 곳이 대부분이다. 물론 그렇지않은 곳들도 있지만, 대부분은 차 한잔을 시켜야 의자와 테이블의 안락함을 제공받을 수 있다. 


하지만 이 곳은 곳곳에 서점이용자들을 위한 의자 혹은 방석들을 배치해두어, 어디든 편안하게 눈치보지 않고 서점을 이용할 수 있다. 


물론 내가 이 곳을 방문했을 당시에는 서점의 영업이 시작된지 얼마되어 보이지 않은 것처럼 보여, 여전히 곳곳에는 가구 등의 배치를 하고 있는 중이였다. 그렇게 서점이 오픈되지 얼마되지 않아서, 서점 운영의 시스템이 안정화되지 않은 시기여서 그랬는지 모르겠지만, 그렇게 서점이용자들을 위한 배려가 돋보이는 곳은 앞으로도 찾기 쉽지 않을 것 같다. 그래서 지금은 사실 이 곳 서점의 운영이 어떻게 되고 있는지는 잘 모를 일이지만, 내가 방문했을 당시와 동일하게 지금도 운영되고 있다면, 이 곳은 서점이상의 의미를 가진 운영공간임은 틀림없다. 


몇개의 층으로 이루어진 서점은 다양한 펜시제품을 파는 공간도 있고, 서점옆으로 흐르는 강을 큰 유리창을 통해서 볼 수 있고, 이 창가 옆으로는 카페 테이블이 놓여져있어서 차 한잔도 곁들일 수 있다. 또한 여러가지 카테고리의 공방도 운영되고 있어서, 그림그리기 혹은 만들기 등의 수업도 들을 수 있는 공간이 따로 마련되어 있다.  서점이라는 공간을 넘어서 다양한 문화경험을 할 수 있는 복합문화 시설로 운영되고 있다. 



우리나라도 그렇지만 SNS에 예쁘게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장소는 너도나도 방문해서 사진을 찍어보는 것이 유행처럼 번지는 경향이 있는데, 중국은 그 정도가 우리네보다는 조금 더한 것 같다. 소셜네트워크에 한번 유명해진 장소에 가면, 사람들이 너도나도 카메라를 들고, 어떤 특정 장소에서 사진을 찍기위해서 줄을 지어 기다리는 모습을 흔하게 볼 수 있다. 


이 서점 역시, 오픈한지는 얼마되지 않았지만, 독특한 인테리어때문에 많은 이들이 사진을 찍기 위해서 방문하는 모습을 목격할 수 있었다. 이 서점에서 사진찍기에 핫한 장소는 바로 원형계단이다. 


원형으로 만들어진 계단에 많은 이들이 서로의 사진을 찍어주고 있었다. 사실 중국 여행에서 유명지를 돌아다니면 흔하게 볼 수 있는 장면이여서 이런 모습에는 익숙해져야 한다. 



청두를 흐르는 府河 푸허강을 따라 위치한 지허서점의 독특한 인테리어와 서점이용자들에 대한 배려때문에, 청두에서 꼭 한 곳의 서점을 들려야한다면 이 곳을 추천하고 싶다. 서점뿐만 아니라, 푸허강을 따라서 곳곳에는 아기자기한 카페와 펍들이 줄지어 있으니 마음에 드는 곳을 골라 잠시 머물면서 이 곳의 정취를 느껴보는 것도 또한 추천하고 싶다. 


청두에서 또 하나 빼놓지 않고 추천해주고 싶은 것이 있는데, 바로 '청두'라는 제목의 노래이다. 아주 서정적인 멜로디가 우리 한국사람의 정서와도 전혀 이물감이 없어, 푸허강을 걸으면서 '청두'를 함께 들어보자. 아니면 푸허강에 위치한 카페에서 차 한잔 마시면서,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 노래와 청두를 가로지르는 강을 보면서, 청두의 감성을 한껏 느껴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아마도 그렇다면, 청두라는 도시는 중국여행에서 잊을 수 없는 여행지가 될 수 있을테니 말이다. 





[매거진의 다른 글]

기록을 시작하다

환상과 현실, 고로 나는 기록한다

왜 다시 중국여행인가?

나는 중국행을 택했다

'나'를 위한 위로이자 모험, 중국 도시 여행

청두, 새로운 도시여행의 시작

청두, 사천요리의 정수

청두, 팬더의 고향


['오백일의 썸머'의 인스타그램]

http://www.instagram.com/jihe.seoul

매거진의 이전글 3.[청두,成都]팬더의 고향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