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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백일의 썸머 Jul 10. 2020

4.[충칭,重庆]중국 서부의 중심도시

50일 중국여행의 기록_충칭


대륙의 객잔 e22

새로운 매력도시 여행의 시작


충칭의 유명명소, 홍야동




4번째 도시 여행은 충칭이다


베이징에서 서안으로 이동할 때 꼬박 6시간동안 고속철을 타야하고, 서안에서 청두로 이동할 때는 역시 고속철을 타고 4시간 정도를 달려야한다. 서울에서 부산으로 이동할때도 KTX를 타면 2시간반정도 걸리는데, KTX를 타고 4시간, 6시간을 가야한다고 생각하면 출발지와 목적지간의 거리는 상당해서 중국의 크기를 짐짓 가늠해 볼 수 있을만하다. 다행히 4번째 여행지는 청두에서 비교적 가까운 거리에 위치해 있는 충칭으로 2시간 정도 걸렸다. 물론 고속철 기준이다.


돈을 아껴가면서 여행을 하기 위해서는 비싼 고속철은 대안이 될 수 없지만, 짧은 시간에 계획한 도시들을 모두 돌아보기 위해서는 고속철은 나의 필수선택 사항이였다. 중국에서 고속철은 비싼만큼 안락하고 쾌적한 환경에서 여행을 할 수 있는 장점이 되니, 주머니 사정이 여유가 된다면 추천하고 싶은 여행방법이다. 혹시라도 좀더 로컬의 분위기를 흠뻑 느끼면서 여행을 하고 싶다면 저렴한 기차를 이용하면 된다.


나중에 장가계를 여행할 때, 함께 동행했던 20살 독일여자 마리아는 중국에서 저렴한 기차를 탄 경험을 이야기하면서 사람들이 자기를 둘러싸고 '어느 나라에서 왔니?', '몇살이니?', 심지어 '부모님은 몇살이니?'라는 전혀 예상밖에 질문공세를 받았다고 유쾌하게 털어놓았다. 물론 마리아는 아시아인과는 전혀 다른 외국적 외모를 가진 유럽인이여서, 중국인들에게 눈에 띄는 호기심의 대상이 되어서 그렇다고 치지만, 나 역시 한국인이라는 사실을 얘기하는 순간, 그들의 호기심빛나는 눈빛을 느낄 수 있었으니, 사람사는 정감이 넘쳐나는 경험을 해보고 싶다면 고속철 대신에 일반 기차를 타보면 된다. 더군다나 중국에는 우리에게는 없는 침대기차도 있으니 더 해볼만 하지 않은가?


아, 또 한가지 얘기하고 싶은 것은 기차를 이용하는 것보다는 비행기가 더 쌀 경우가 있으니, 비행기가 비싸다는 생각을 잠시 접어두고 반드시 목적지간의 교통수단의 가격을 모두 비교해서 확인하길 추천한다.




충칭의 매력이 뭔데?


충칭에서도 베이징에서와 마찬가지로 '카우치써핑'이라는 앱을 통해서, 현지 중국인의 집에서 머무를 수 있는 기회를 가졌다. 그러나 이번에는 베이징과는 다르게, 쌍둥이 아이들이 있는 4인가족 가정집에서 머물렀는데, 이번 기회를 통해서 충칭의 일반 중산층 가정집을 4일동안 경험할 수 있었다.


중국식 만두를 만들어먹기 위해서, 호스트와 함께 장을 보고 만두를 직접 만들어보는 과정은, 사실 어디서 쉽게 할 수 없는 귀한 시간으로 지금도 그 만두맛은 잊을 수 없다. 또 직접 만들었으니, 배가 터지도록 먹었음은 두말하면 잔소리가 된다. 물론 고수는 미리 좀 빼달라는 부탁을 했어야만 했다. 아직 다양한 식재료의 맛을 모르는 고집적인 입맛을 가진 게스트여서, 그들의 일반적 만두를 맛보지 못한 것이 아쉽기는 했다.


중국 남편들이 보통 집안일을 많이 도와주고, 식사도 직접 차린다는 얘기는 많이 들었지만, 충칭에서 머물렀던 젊은 부부의 모습에서 본 중국남편은, 풍문으로 들었던 중국 남편들의 모습보다 평균이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식사를 준비하고, 맛있는 식사를 끝난 후에 그릇들을 치우고 설겆이하는 과정까지 그 몫은 모두 남편의 것이였다. 제 3자 입장에서 봤을 때, 그 젊은 부인은 맛있게 만든 만두를 먹고, 함께 재미있는 이야기를 하는 것 외에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으니, 이런 꿀같은 역할분담이 부럽기도 하고 그저 신기하기만 했다.


중국식 만두를 만드는 과정


호스트가 내게 물었다. 왜 충칭에 여행을 왔냐고 말이다. 충칭은 이번 여행계획을 세우면서, 중국의 반바퀴를 여행하기 위해서 거치면 좋을 곳에 위치한 중소도시였기 때문에, 그리고 청두와 멀지않은 곳에 위치했기 때문에 방문을 결정한 곳이다.


그 답변에 호스트는 내심 실망한 모습을 보였지만, 사실은 호기심을 가지고 조금의 기대를 한 여행지이기도 하다. 상하이에서 어학연수를 할 당시에 친해진 중국인 친구에게 이번 여행계획에 대해 이야기했더니, 충칭이 좋아하는 도시 중에 한 곳이라는 얘기를 해줬다. 그와 똑같은 이야기를 베이징에서 머물렀던 곳의 호스트에게도 들었던 터라, 과연 충칭이 어떤 매력이 있는 도시길래, 모두 충칭을 가장 좋아하는 도시로 꼽게 된 것인지 궁금증이 일어났다.


그리고 4일동안 충칭에 머물면서, 충칭을 가장 좋았던 여행지라고 꼽을 수는 없지만, 다른 중국의 도시와 비교할 수 없는 독특한 매력이 있는 것만은 확실했다. 중국과 같은 큰 땅덩어리에 위치한 도시라고 할 수 없을만큼 오밀조밀하게 구성된 밀집된 가옥구조 등은 내가 홍콩에 온 것이 아닌가라고 생각될 정도였으니까. 그리고 중국인들만 할 수 있는 창의성이 무한으로 발현된 곳이여서, 어쩔때는 웃어야할지 안타까워해야할지 모를 도시구조도 목격할 수 있었으니 개성이 강한 도시임에는 틀림없는 곳이다.



충칭에서 유명한 또 한가지는 훠궈다. 충칭식 훠궈를 먹어보기 위해, 꽤나 유명한 청두의 훠궈를 생략하고 이곳에서 드디어 훠궈를 맛볼 수 있었다. 충칭 사람들은 그들의 음식에 대해서 높은 자부심이 있고, 충칭을 벗어나 다른 도시를 여행할 때도 '충칭'의 간판을 단 식당은 꼭 볼 수 있었으니, 중국에서 충칭 음식은 어딜가도 알아주는 것이라 짐작해볼 수 있었다. 서울에서 대구곱창, 부산국밥집을 볼 수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말이다.


마파두부의 본 고장인 청두에서 맛보았던 원조음식이 내 입맛에 맞지 않았던 것처럼, 안타깝지만 충칭에서 먹었던 훠궈 역시, 왜 충칭 훠궈가 유명한지는 납득하지 못했다. 다양한 식재료의 맛을 섭렵하지 못한 여행자의 변명이라 할 수 있겠다. 차라리 상하이에서 맛보았던 단맛이 강한 훠궈가 차라리 입맛에 더 맞았으니, 지역음식의 자부심이 높은 충칭 사람들에게는 꺼내지 못할 얘기가 된 것 같다.


이런 내 얘기를 들은 젊은 부부의 실망하는 모습을 또 목격하고 말았으니, 뭔가 좋은 게스트가 되지 못한 미안한 마음이 들기도 했다.


이렇게 독특한 매력이 있는 도시, 충칭의 여행이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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