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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백일의 썸머 May 25. 2020

3.[청두,成都]팬더의 고향

50일 중국여행의 기록_청두


대륙의 객잔 e20

팬더의 고향


콴자이샹즈 입구에서 볼 수 있는 팬더 설치물




청두는 팬더의 도시, 팬더의 낙원熊猫乐园


50여일의 중국 배낭여행에서 청두를 여행의 일정으로 포함시켰던 것은 정말 단순한 이유때문이였다. 중국의 지리에 대해 전혀 아무런 감각이 없었던 나는, 청두는 중국의 해안선에 위치한 대도시 베이징과 상하이에서 아주 한참을 가야하는 멀리 떨어진 곳이라는 것과, 중국의 중심부에 위치해있다는 정도만 알고 있었다.


청두는 안면이 있어 인사정도만 하고 지냈던 옛 동료가 한국식당을 열어 살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는, 이번 여행의 일정에 넣었던 곳이다. 정말 단순한 이유로 일정에 포함을 시켰던 도시, 청두.


그렇게 베이징을 시작으로, 시안을 거쳐 세번째로 도착한 청두는, 청두에 대한 아무런 정보가 전혀 없어도 이곳은 팬더와 아주 깊게 관련이 있는 곳이라는 것을 대번에 알 수 있게 된다. 청두의 곳곳에 팬더와 관련된 관광상품을 아주 쉽게 볼 수 있고, 팬더를 형상화한 설치물들도 자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당연히 실제로 팬더를 볼 수 있는 곳도 있다.


그 곳은 바로 청두를 방문한다면 꼭 가봐야하는 곳인 팬더사육기지라고 불리는 팬더의 낙원의 이름을 가진 동물원이다. 낙원과 동물원의 두 단어에서 연상되는 이미지가 칭되지 않지만, 그렇게 언급한 이유는 잠시 뒤에 밝혀두기로 한다.


이 곳을 방문하다면 아침 일찍 방문해야 한다고 청두에서 살고 있는 옛 직장동료가 팁을 전해주었다. 오후에 가면 팬더가 낮잠을 자고 있을 것이기 때문에 팬더의 활동모습을 제대로 볼 수 없을 것이라는 이유였다. 아침에 방문해야 팬더들이 활발히 활동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는 것이였다.


이번 여행에서 어디 늦게 까지 자고 하루 일정을 시작했던 적이 있었던가?! 두번째 회사를 퇴사하고 온 여행에서 느껴지는 뭔가의 죄책감은 아침 일찍 일어나 여행의 하루, 하루를 시작하는 것으로 상쇄를 시키고 있었던 것이다. 팬더를 보러가는 날도, 어김없이 아침 일찍 일어나 하루를 시작했다.


청두에서는 팬더를 볼 수 있는 동물원이 크게 두 곳이 있는데, 한 곳은 시내에 위치해있고, 나머지 한 곳은 청두 시내중심에서 대략 1시간 거리에 위치해있는 '팬더의 낙원'이라는 의미를 가진 熊猫乐园이다.



이 곳이 청두에서 비교적 멀리떨어진 곳에 위치해있어도 가볼만 한 의미가 있는 이유는, 일반적으로 동물원이라고 생각하면 철조망이 기본적으로 갖춰진 곳이라고 연상되는데, 이 곳은 철조망없이 비교적 팬더에게 좋은 환경이 제공되는 곳이기 때문이다. 자연친화적인 환경안에서 살고있는 팬더를 살펴볼 수 있다는 것이 큰 장점인 곳이다.


팬더가 사는 곳에는 울타리는 있지만, 철조망이 없기 때문에 비교적 쉽게 팬더를 살펴볼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



혹시 이 곳을 방문할 기회가 있다면, 잠시라도 넋을 잃고 팬더를 바라볼 것을 추천한다. 나 역시 자연친화적 환경에서 살고있는 팬더를 수박겉핧기 식으로만 보고왔다면, 팬더가 인간과 같은 감정에 연계한 관계를 맺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전혀 하지 못했을 것이다.


두 마리의 어린 팬더가 식사를 하고 있는 모습을 보게 되었는데, 처음에는 멀찍히 떨어져 맛있게 식사를 하기 시작했는데, 식사를 마친 한 녀석이 나머지 녀석에게 다가가서 바짝 붙어 앉는 것이다. 뭐, 여기까지야 크게 놀랄 광경은 아니였는데, 그 팬더가 아직 식사를 마치지못한 팬더의 손위에 자기의 손을 포갰더니, 그 식사를 마치지 못한 팬더가 또 자기의 손을 다시 얹고, 등도 쓰담거리고 서로 어깨에 얼굴을 묻기도 하고, 그러면서 식사를 마치지 못한 팬더를 끝까지 기다려주는 것이였다.


우리 사람들도 손을 잡는다는 행위는 서로의 친밀감을 나타내고, 그래서 안정감을 느끼는 것인데, 팬더들 역시 우리 사람들과 같은 감정의 범위로 행동하고 있는 듯 보였다. 이 곳을 방문해서는 일차원적으로 중국을 상징하는 팬더를 보았다는 그 자체뿐 아니라, 전혀 기대하지 못한 것을 발견하는 시간도 갖게 되었으니, 한 시간여를 걸려서 올만한 곳이지 않았을까?




세계최초의 댐, 도강언都江堰


청두에는 팬더, 그리고 탄탄면, 마파두부만 있는 것이 아니다. 그리고 중국의 거대 역사 문화유산에는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만리장성, 병마용갱 등만 있는 것이 아니다. 고백하자면, 나 역시 청두를 직접 방문하지 않았다면 '도강언'이라고 불리는 세계최조의 댐의 존재를 몰랐을 것이다.


팬더낙원과 도강언은 비교적 가까이 위치해있어서, 하루코스로 추천한다. 팬더가 활발히 움직이는 오전에는 팬더낙원을 방문하고 오후에는 도강언을 둘러보는 것이다. 하지만 비교적 시간이 넉넉하다면, 도강언은 하루 코스로 돌아보는 것을 추천한다.


도강언에 도착해서는 왜 더 빨리 오지 못했을까 후회하는 마음이 들 정도로 그 곳의 아름다운 자연환경에 넋을 잃고 말았으니까.



이천 이백년 전쯤에 세워졌다는 세게최초의 댐은 지금도 그 기능을 하고 있는 살아숨쉬는 문화유산이다. 저명한 중국의 한 역사학자는 중국 역사상 가장 감동적인 건축물은 만리장성이 아니라 도강언이라고 했다고 한다. 만리장성은 현재는 그 사회적 기능을 잃고 세계최고, 최초를 좋아하는 중국인에게 중국을 대표하는 하나의 문화유산으로 자리잡고 있지만, 도강언은 이천년이 넘는 지금도 그 기능을 상실하지 않은 채 원래의 기능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도강언은 천혜의 자연환경과 문명의 이기와, 댐이 만들어졌을 당시 삶에 대한 철학이 함께 응축된 장소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역사와 과학의 문외한으로 이 곳을 더 맛깔나게 설명하지 못한 것이 아쉬울 뿐이다.


아직까지 세번째 도시만을 왔을뿐인데, 중국은 까도까도 끝이 없는 양파와 같은 곳인듯 하다. 아마도 내게 중국을 구석구석 모두 볼 수 있는 기회가 생겨도 생전에 그 것을 다 볼 수 있을지는 모를일이다. 이렇게 50일동안 12개 도시만을 여행했을 뿐이지만, 중국인 내 친구는 나에게 한 마디했다.


"중국인인 나보다 더 중국을 많이 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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