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화 망초

포우터리 사피엔스 Poetry Sapiens <19>

by 서정



야생화 망초

강기슭 풀 섶에서

비탈진 언덕 거친 들 풀 곁에서

수줍어 눈치껏

피어나온 모습


너무 초라하다 부끄러워하는가?

화사한 낯빛 아니라 수줍어하는가?


달빛은 너를 비춰 환히 웃고

별빛은 너 속에 내려와 반짝이며

벌 나비는 너의 모습 애처로이 고와서

고이 안아 입 맞춰 줄뿐


이 땅위에

못난 생은 없다

모든 생명은 위대하고 성스러울 뿐


태초에 삭막했던 대지는

너의 부드러운 옷을 입고 온기를 느끼며

태양도 너를 내려다보며 맑게 웃고 있지 않는가


그 보다

너를 보면서

나의 작고 초라함이 위로를 받는 일이다.

지선




<西汀>

‘야생화 망초’ 다시 읽어 보았어요.

아무도 못 알아보는, 그냥 풀같은 꽃인데 그토록

그윽한 눈길을 주셨습니까.


<芝仙>

나는 왜 망초에게 연민의 정을 느꼈던가. 그날 망초가

시로 저를 표현해 달라는 줄 알았어요.


<西汀>

그러니까 시인이고 시인이니까 창문 안을 들여다보는

망초의 연민의 눈길을 느낀 것이겠지요.

호수가 맑고 잔잔하지 않으면 달님이 내려와 앉지 않는다고 하지 않아요.


<芝仙>

그러한 망초를 우리가 사랑해줄까요?

<西汀>

그래요. 그럽시다. 그래야 할 것 같아요.

개망초 부러워할 것 없이 사진처럼 흐드러진 곳

한번 찾아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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