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마

포우터리 사피엔스 Poetry Sapiens <21>

by 서정



장 마

지루한 빗소리

오래된 악보의 희미한 소나타를 듣는가

노인의 처절한 과거를 듣는가

습한 이 하늘과 땅의 공간으로

빗소리가 흐른다.


지친 사랑 슬프지도 않는

그 여자의 잃어버린 청춘을 꺼내보는 것처럼


늘어진 추의 힘 빠진 흔들림 같이

가슴을 누르는 당신의 무게처럼

그렇게 자꾸 비가 흐른다


세월을 잡고 버티어 보다

인생 역주행을 꿈꾸는 노녀

흘러간 유행가 구성지게 부르는 듯


비가 또 내린다


고독에 더 익숙하기 전

속히 지나가 버려라


높고 맑은 가을

너나

어서 오라

지선



<芝仙>

2020년~, 그해 봄날쯤에 ‘우리 서로 그랬었지’ 하는 날이 오겠지요?

동지 동지 하면서....

<西汀>

그땐 눈길도, 숨소리도 닿기 전에 전율했었지!

<芝仙>

세월 빨리 가지 말았으면...

<西汀>

누구 들을새라 목소리 낮춰가며 감탄을 토해내고 은밀한 샛길도 그리 정다울 수 없었지... 맞아요, 세월 앞서 갈까봐 우린 작별시간을 예행연습했었지.

<芝仙>

혼자 걸어도 언제나 함께 걷고 있는 것처럼...

<西汀>

지선의 당당하고 의연한 모습, 자상하고 속깊은 모습에 옷깃을 여미곤 했었지....

큰 사람으로 다가올 땐 부끄러워하면서도 더 염치없이 다가가던 봄날이었지요.

<芝仙>

안산에 오면 나는 왜 거기 그곳을 바라보는가~~


keyword
이전 20화대나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