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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ssie Jun 23. 2024

방에 쳐들어온 사자

두 가지 시각

동생은 드물게 영적인 꿈을 꾸었던 듯하다.
우리 집에서 엄마가 제일, 그다음은 나였고,
동생과 아빠는 그런 꿈을 잘 꾸지는 않았다.

그런 동생도 의미심장한 꿈을 꾼 적이 있다.
본인은 잊은 모양인데, 나는 잊을 수 없다.
내 팔이 잡아먹힐 뻔한 상황이었으니까...

재미있는 것은, 동생이 미리 꾼 꿈이 아니라
일이 있은 뒤 그 일에 대해 영적인 시각으로
실제 어떤 일이 있었는지 보여준 꿈이었다.

일단 전날 밤 우리의 상황은 이러했다.
부모님이 저녁예배에 가셔서 동생과 나만
집에 있었다. 당시 이층 집에 살고 있었고
우리는 둘 다 초등학생이었다.

둘이서 예배를 드려야 한다 생각하면서도
한편 그냥 모른 척하고 싶은 마음도 들어서
우리끼리 드리자고 할까 말까 고민하는데
글쎄 내가 있던 2층으로 동생이 올라오더니

"누나, 예배드리자"

하는 것이었다. 그런 기특한 나의 동생에게
마치 기다렸다는 듯, 혹은 잘못하다 들킨 듯,

"그래!"

바로 성경을 펴고 둘이 조촐히 예배를 드렸고
그 다음날 아침, 동생이 꿈 이야기를 했다.


동생은 1층, 나는 2층에 있었는데 커다란 사자가

우리 집 현관문을 통해 집안으로 확 들어오더란다.

나를 헤치려는 그 큰 맹수가 2층으로 향하길래,

깜짝 놀란 동생이 계단을 뛰어올라가 나에게

다급히 외친다.


"성경 펴!!!!!"


놀란 나는 성경을 펼쳐 들었고, 순간, 내 팔뚝을

입 속에 거의 넣던 사자가 사라지며 깨어났다고.


Thanks, bro...





정신을 차리라. 깨어 있으라. 너희
대적 마귀가 울부짖는 사자같이
두루 다니며 삼킬 자를 찾나니
믿음에 굳게 서서 그를 대적하라.
세상에 있는 너희 형제들도 동일한
고난을 겪는 줄 너희가 아느니라.
1 Peter 5: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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