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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ssie Jul 20. 2024

누가 옳지?

이 쪽 말도 맞고 저쪽 말도 맞는데

'1905년'이라는 메트로 부근에 살 적 꾼 꿈이다.
나는 원래 옳고 그름에 여지를 주지 않는 편이다.
맞으면 맞고 틀리면 틀리며, 모 아니면 도였다.
참인지 거짓인지 중요했고, 잘못했는지 아닌지
기준에 따른 정당성의 여부가 자리 잡고 있었다.

한 마디로, 옳고 그름이 중요했다.

그런데 이 꿈이 나의 그 올곧은 부분을 도전했고
그때부터 오늘까지 적어도 그 부분에 대해 크게
바뀌었다. 사람은 안 변한다던가? 변할 수 있다.

도전하게 한 자가 절대자이고
그 내용이 진리에 기반한다면
그 진리가 진정한 사랑일 경우
신념, 개념, 기준, 가치관, 생각은 얼마든 개선된다.


재판 중


재판장이었다. 실제로 가본 적 없어서 드라마에서만

볼 법한 그런 장소 말이다. 내가 그 자리에 있었던

아니다. TV를 통해 본 것도 아니다. 영의 세계에서는

그곳에 가지 아도, 그 자리에 있지 않아도 보인다.


중앙에 판사가 앉아있고 좌우 양측이 대립해 있었다.

원고 피고 뜻도 헷갈리는 내가 재판을 지켜보는데

좌측에서,  일에 대해 열심히 설명하기 시작했다.

들어보니 그 사람 말이 맞았다.


이 쪽이 맞네.


그런데 이제 우측, 즉 피고가 설명하기 시작하는데

글쎄, 그쪽 말도 맞는 것이었다. 나는 혼란스러웠다.


 쪽 말도 다 맞네!?


한 가지 사건에 관하여 이야기하는 양측의 설명이

이렇게까지 정당하게 설명될 수 있다니 놀라웠고

옳고 그름이 중요해 답을 찾고 싶던 나는 생각했다.


누구 말이 맞지?


정말 궁금했다. 마음속 질문 귓속에 들렸다.


누가 더 옳지??



중요한 것



그때였다.

갑자기 하나님이 나에게 말씀하셨다.


OOO도 중요하지 않아~


어! 그게 엄청 중요한 건데 중요하지 않다고?

원고가 말한 그게 중요하지 않다니..

아직 생각하는데 바로 다음 문장이 들려왔다.


OOO도 중요하지 않아~


뭐라고? 피고가 주장한 그것도 중요치 않다고?

그럴 리가...! 그러면 뭐가 중요하지?????


판가름 내기 위한 키(Key)와 같은 내용들이

중요하지 않다는 그의 음성에 갸우뚱할 때,

다음 문장은 나를 깜짝 놀라게 하고 말았다.



하나님의 것

중요한 것은,

하나님의 것이라는 거야


깜짝 놀랐다. 그런 답은 상상 못 했으니까.

마지막 문장과 함께 바로 잠에서 깨어났다.


당시에는, 중요치 않다는 OOO가 기억났는데

오후쯤 되자 그 OOO는 기억에서 싹 사라지고

<하나님의 것> 한 마디만 강력하게 남았다.




말에는 뉘앙스와 분위기라는 것이 있다.

하나님이 말씀하실 때, 한 번도 나를 상처받게

한 적 없었다. 사람에게서 볼 없는 상냥함과

다정함이 있는데, 고작 이 단어로만 표현하는

국어실력 또는 이 세상 언어가 아쉬울 뿐이다.


'하나님의 것'이라는 뜻은

'성경이 말한 죄를 기준으로 둘 다 안 중요하다'

라는 것이 아니다. 재판 내용은 다른 종류였다.

자신이 취한 태도에 대한 합리적 설명들이었다.



입장의 차이


서로가 각자의 입장에서 타당한 이유를 나열하고

우리는 누가 더 옳은가, 누가 더 잘못한 것인가를

논할 때, 하나님은 피고와 원고를 둘 다 사랑하사

그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를 죽기까지 내어주었던

그런 대상이라는 의미가 담겨 있었다.


내가 생각이나 의견의 차이로 갈등했던 아버지도

하나님의 것이고, 나 역시 하나님이 지은 딸이며,

세상의 각기 다양한 사람이 다 하나님이 지으신

귀한 하나님의 창조물임이 중요하다는 뜻.


그날로부터 나는,

성경이 말하는 심각한 죄가 아닌 부분에 대하여

다소 편안히 받아들이는 느슨한 입장이 되어갔다.


그럴 수도 있지.

좋다면 좋은 거겠지.

사람마다  다른 거지.


예전에, 아닌 걸 맞다는 이에게 고군분투했다면

지금은 의견, 생각, 입장의 차이를 더 존중하거나

내려놓을 수 있는 영역이 더 넓어지게 된 듯하다.


현재 훌륭하다는 뜻일 리 만무하다.

워낙 못 하던 것이 그때보다는 나아졌다는 뜻.




가족이나 특히 교회 내 의견 또는 입장 차이로

대립할 경우 이 꿈을 생각해 보면 어떨까 싶다.

참 판사가 내린 재판의 결론은 전혀 달랐음을.


모두 하나님의 것이란 뜻은,

좌우가 다 그분의 자녀이고

원고, 피고가 형제자매란 점.

하나님의 지으신 것이 귀하니

우리가 다 귀한 하나라는 점.


죄에 대하여는 단호해야 하나

어떤 일에서는, 옳고 그름보다

하나님의 것을 사랑해야 함을

꿈을 통해, 하나님께 배웠다.



너희는 그리스도의 것이요
그리스도는 하나님의 것이니라
1Corinthians 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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