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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효봉 Jul 18. 2018

여행은 놀며 이야기하는 시간 :
심심해요!

아이와 여행을 떠나는 모든 부모들에게




노는 방법을
아는 것은
행복한 재능이다.

- 랄프 왈도 에머슨 -



“아빠! 나 심심해.”

“그래? 아빠는 지금 텐트 쳐야 되는데.”

“놀자~ 너무 심심하단 말이야.”

“그럼, 딱 30분 만이다.”

“오예~ 아빠, 뭐하고 놀까?”

“병원 놀이할까?”

“그래! 그럼, 난 의사!”

“좋아. 아빤 환자!”

“그럼, 환자분 여기 누우세요.”

“예~ 의사 선생님. 전 아파서 좀 쉬어야겠어요.”

“환자분 어디가 아프신가요?”

“온몸이 다 아파요. 약 좀 주세요.”

(아빠는 눕자마자 금방 잠이 든다)

“약 가지고 왔어요. 일어나세요.”

“……” 

“환자분! 아빠!! 일어나아~~!”     


#1 놀이의 시작


아이와 여행을 갔습니다. 여행지에 도착해 이제 뭘 해야 할까요? 

당연한 이야기지만 뭘 꼭 해야 한다고 정해진 건 없습니다. 하고 싶은 걸 하면 되죠. 근데도 이상한 건 아이와 함께 여행 가면 뭘 꼭 해야 할 것 같은 느낌이 든다는 거죠. 아이와 열심히 놀던 지 그게 아니면 박물관 같은 데라도 가서 교육적인 무언가를 배워야 할 것 같은 의무감이 들지요. 아이가 할 게 없어 심심해하면 죄책감마저 듭니다. 부모로서의 역할을 다하지 못했다는 불안감 때문일까요? 만약 이런 불안감을 느끼신다면 마음 편하게 여행하셨으면 합니다. 여행마저 일처럼 여기며 너무 열심히 하려고 들면 부담스러운 일이 되거든요. 부담을 느끼면 결국 포기하게 되고요. 그럼, 아무것도 하지 말라는 이야기일까요? 그건 아닙니다. 우선은 마음을 편하게 갖자는 이야기지요. 여행이란 일상의 부담스러운 것들을 잠시 내려놓고 떠나는 즐거운 일 아닌가요? 그러니 우리 마음부터 편안하게 가져봅시다.     


그런 다음 기다려보세요. 분명 아이들이 놀자며 달려올 겁니다. 어른들은 심심한 걸 즐기기도 하지만 아이들은 심심함을 용서치 않거든요. 그렇게 놀이가 필요한 순간을 맞이합니다. 나이가 어린아이와 놀 때는 단순한 놀이로 시작하는 게 좋습니다. 뛰어다니면서 서로를 잡는 잡기 놀이나 숨바꼭질 같은 건 아주 좋은 놀이인데요. 특히 몸을 많이 움직이면서 할 수 있는 놀이를 해보세요. 아이들은 본능적으로 몸을 움직여 놀고 싶어 하거든요. 근육이 발달하고 뇌가 발달한다는 실험적인 근거들을 굳이 이야기하지 않더라도 아이들의 놀이 본능은 일상에서 관찰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저기까지 얼마 되지 않는 거리도 뛰어다니는 아이들, 탐색하고 매달리고 숨고 뒹구는 아이들의 일상은 그 자체가 놀이입니다. 


그러니 가장 자연스러운 놀이는 그런 놀이 본능을 마음껏 펼칠 수 있는 놀이가 되겠지요.

    


#2 놀면서 자라는 아이들  


아이가 조금 더 크면 규칙을 정해 놀고 싶어 합니다. 의사와 환자, 경찰과 도둑 이렇게 역할을 부여하거나 술래가 되면 벌칙을 수행하는 것 같은 규칙이 생기지요. 이런 규칙은 아이가 클수록 더 복잡해지고 더 정교해집니다. 고영성의 <부모공부>에는 이런 내용이 나옵니다.

                                      

 만 2세가 되는 전조작기 아이들은 ‘역할놀이’와 ‘상상놀이’등의 가상 놀이를 시작한다. 다른 아빠들도 그랬겠지만, 나는 딸아이의 환자 노릇을 많이 했다. 아이의 진단에 따라 나는 온몸에 안 아픈 곳이 없었고 수없이 죽다 살아났다. 이처럼 아이들은 가상 놀이를 통해 지식과 경험을 구체화할 뿐만 아니라 지켜야 할 규칙을 배우며, 다른 사람의 마음을 이해하는 공감적 정서의 밑바탕이 만들어진다. 
 만 7세가 넘어가는 구체적 조작기의 아이들은 본격적으로 ‘협동놀이’를 시작한다. 이 과정에서 다른 친구들과의 분쟁 조절 혹은 협력을 통해 사회성을 발전시키게 된다. 놀이의 복잡도는 아이들이 나이를 먹어감에 따라 높아지게 된다.


‘역할놀이’, ‘상상놀이’, ‘협동놀이’ 이렇게 거창하게 이야기했지만 사실 별 것 아닙니다. 어릴 적 했던 소꿉놀이가 역할놀이, 상상놀이고요. 또래 친구들과 어울려 노는 게 협동놀이죠. 무슨 특별한 놀이가 아니라 크면서 누구나 해 본 놀이들입니다. 그런데 우리가 별 것 아닌 것으로 생각했던 유치한 놀이들이 사실은 규칙을 배우고, 다른 사람을 이해하고, 사회성을 익히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던 겁니다. 아이들 교육에 큰 영향을 미쳤던 미국의 방송인 프레드 로저스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놀이는 어린이들에게 그들이 배우고 있는 것을 연습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 


아무래도 놀이에 대한 우리의 생각을 조금 바꿔야겠죠? 



#3 놀아주지 말고 같이 놀자!


놀이 방법은 수많은 놀이책에 자세히 나와 있습니다. 사실 무엇을 하면서 어떻게 놀지는 두 번째 문제입니다.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건 놀이에 대한 생각, 즉 놀이 철학입니다. 아이와 놀 때 부모가 어떤 놀이 철학을 갖고 있느냐는 아주 중요합니다. 많은 부모들이 아이와 노는 시간을 좋은 부모가 되기 위해 봉사하는 시간으로 여긴다는 건 슬픈 일입니다. 남편과 아내가 교대로 희생하는 어쩔 수 없는 시간이라는 생각. 이게 우릴 힘들게 합니다.    

 

조금 적극적으로 시작해봅시다. 놀아주는 게 아니라 놀아봅시다. 

어른인 부모에게도 놀이 본능은 분명 있으니까요. 저도 가끔 경험하는데요. 아이들과 놀면서 어느 순간 나 자신이 아이가 되었다는 느낌이 들 때가 있습니다. 어른이 아니라 지금 이 놀이의 일원이 되어 즐긴다는 느낌 말이죠. 나도 모르게 놀이를 즐기고 나도 모르게 진지하게 빠져드는 순간입니다. 물론 그런 순간이 오래가지는 않습니다. 실컷 놀다 보면 아이보다 어른이 먼저 지쳐서 나가떨어집니다. 하지만 마지못해 억지로 놀아주는 것과 내가 즐기면서 신나게 노는 것은 분명히 다르다는 걸 알게 됩니다. 짧은 시간이라도 부모가 신나게 놀아야 아이도 신나게 놀 수 있거든요. 그렇게 놀고 나서 다음 놀이 시간을 기약하는 게 좋습니다. 괜히 억지로 놀아주면서 시간만 길게 보내는 것보다 짧고 굵게 놀이를 즐기는 편이 더 낫습니다.      



#4 놀이 철학과 다양한 시도


놀이에 대한 생각, 그러니까 놀이 철학은 진지한 고민에서 탄생합니다. 

아이가 놀아달라고 하니 놀아준다던가 남들 보기 좋은 부모가 되기 위해 놀아주고 있다면 진지하게 고민해봐야 할 때입니다. 왜 아이와 함께 노는지 놀이를 통해 아이에게 무엇을 가르쳐주고 싶은지 분명하게 정리해두면 놀이의 진정한 가치를 느끼게 됩니다. 놀이 철학을 가진 부모는 아이와 함께 노는 게 곧 함께 성장하는 길이라는 걸 알게 됩니다. 아이와 노는 시간이 아이만을 위한 헌신적 활동에서 부모도 아이도 즐겁게 배우고 성장하는 보람 있는 활동으로 채워질 겁니다.     


고민 끝에 마음속에 정한 놀이 철학은 곧 다양한 방법을 시도하게 합니다. 

놀이 책에 나오는 좋다는 놀이들을 해보는 것도 괜찮습니다. 만약 그런 게 싫다면 일찍이 놀이 철학을 갖고 자신의 아이를 교육했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참고해보는 것도 한 방법이죠. 이지성이 지은 <내 아이를 위한 칼 비테 교육법>에는 이런 내용이 나옵니다. 

                                     

천재 수학자 윌리엄 해밀턴은 기억력이 엄청나게 뛰어났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타고났다기보다는 교육에 의해 키워진 것이라고 합니다. 해밀턴은 일찍 부모를 여의고 삼촌 밑에서 자랐습니다. 삼촌은 해밀턴을 친자식처럼 예뻐했습니다. 삼촌은 해밀턴과 같이 놀이를 했는데 그중 ‘기억력 놀이’라는 것을 자주 했습니다. 함께 거리를 쭉 걸은 다음 지나온 길에 대해 서로 묻고 답하는 놀이였습니다. 한 사람이 일부러 틀리게 설명하면 무엇이 틀렸는지를 찾아내는 게임도 했습니다. 


아이와 여행하다 놀이가 필요한 순간이 온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몸으로 노는 것도 좋지만 계속 그럴 순 없을 겁니다. 조금 지쳤다면 주변 환경을 이용해 보세요. 윌리엄 해밀턴의 삼촌처럼 기억력 놀이를 해보는 것도 좋고요. 길가에서 만나는 나무나 꽃의 이름을 퀴즈처럼 내는 것도 의외로 재미있습니다. 앞의 책 <내 아이를 위한 칼 비테 교육법>에는 칼 비테가 그의 아들 칼에게 마을 지도를 그리게 하는 내용이 나옵니다. 살고 있는 동네나 여행지를 몇 바퀴 돌아보며 모험 지도를 그려보는 것도 괜찮은 놀이 방법이죠. 지도를 그리려면 주변 환경을 자세히 관찰하고 관찰한 것들을 시각적으로 정리할 줄 알아야 하거든요. 이걸 놀이처럼 즐기다 보면 재미도 있지만 아이의 관찰력과 창의력을 키우는데도 큰 도움이 됩니다.     

 


#5 가장 좋은 놀이는 아이가 만들어 낸 놀이


사실 저는 아이와 놀 때 특별한 방법이 중요하다고 생각하진 않습니다. 왜냐면 가장 좋은 놀이는 아이가 만들어 낸 놀이거든요. 아이들은 저마다 성향이 다릅니다. 어떤 아이는 활동적인 걸 좋아해서 몸을 꼭 움직여야 놀이라 여기기도 하고요. 또 어떤 아이는 움직이는 것보다 지적인 활동을 더 좋아하기도 합니다. 그러니 어떤 놀이가 꼭 아이에게 좋다고 단정 지어 말할 수가 없습니다. 하지만 아이들은 본능적으로 자기가 좋아하는 놀이를 하려고 합니다. 굳이 어떤 놀이를 제시하지 않아도 아이들 스스로 만들어냅니다. 언제 만드는 걸까요? 심심할 때입니다. 놀이의 근본은 심심함이며, 심심하면 어떤 식으로든 놀이를 만듭니다. 아이가 스스로 만든 놀이야말로 그 아이에게 가장 어울리는 놀이고, 그 놀이를 함께 하면 아이와 가까워질 수 있습니다. 


결국 우리에게 필요한 건 특별한 방법이 아니라, 아이와 즐겁고 신나게 놀고 싶다는 마음입니다. 


아이가 어릴 땐 놀이가 곧 대화인데요. 놀면서 사랑을 표현하고 놀면서 서로를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아이가 자라서 또래 아이들과 어울리면 그때부턴 아이와 놀 시간이 점점 줄어듭니다. 그러다 보면 아이와 서먹한 사이가 되기도 하죠. 아이가 자랄수록 일부러라도 대화의 시간을 가져야 합니다. 꾸준히 서로에 대해 관심을 갖는 게 사랑이니까요. 사랑 표현에는 대화만 한 게 없거든요. 그런데 아이와 대화하는 건 생각보다 어렵습니다. 이런저런 것들을 몇 가지 묻고 나면 더 이상 할 말도 없죠. 대화거리가 떨어지면 서먹한 사이만 다시 확인하고 각자 자리로 돌아갑니다. 대화가 필요한 순간, 어떻게 해야 할까요?     



#6 대화가 필요한 순간


우선 대화는 자연스러운 분위기에서 시작하는 게 좋습니다. 

특히 아이와 대화할 땐 분위기가 아주 중요한데요. 억지로 불러서 이야기 좀 하자고 하면 아이들은 겁을 먹거나 그 불편한 상황을 피하려고 합니다. 자연스러운 계기를 마련해야 하지요. 저는 여행이 가장 좋은 계기가 된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여행 중 ‘기다리는 시간’이 가장 자연스럽게 아이와 대화할 수 있는 시간입니다. 공항이나 기차역, 버스정류장에서 기다리는 시간도 좋고요. 표를 살 때나 입장할 때, 음식점에서 음식을 기다릴 때도 좋습니다. 이런 자투리 시간에 정말 대화할 수 있냐고요? 물론입니다. 오히려 이런 시간이 가장 자연스럽게 아이와 이야기할 수 있는 시간이며 부담도 없습니다. 첫 시작은 재미있는 농담이나 사소한 이야기가 적당합니다. 일단은 서로 친해져야 하거든요. 부모 입장에서는 아이와 충분히 친하다고 생각하더라도 실제로는 그렇지 않은 때가 많습니다. 아이는 자신과 시간을 함께 하고 같이 노는 사람과 가까워질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니 그동안 같이 시간을 보내지 못했다면 우선은 친해져야 하고요. 어느 정도 친해지면 자연스럽게 대화가 이어집니다.     


그럼, 무엇을 이야기해야 할까요? 

이것도 쉽지는 않죠? 막상 기회를 잡아도 할 이야기가 없다면 곤란하지요. 어떤 이야기를 하고 싶은지 또 어떤 이야기를 듣고 싶은지 생각하지 않으면 엉뚱한 이야기만 하게 되는 경우도 많거든요. 그러니 생각해봅시다. 꼭 무슨 이야기를 해야 한다고 정해져 있는 건 아니지만 저는 ‘삶’에 대한 이야기가 적당하다고 생각합니다. 삶을 사전에서 찾아보면 ‘사는 일 또는 살아 있음’이라고 나오는데요. 우리에게 삶이란 사람 사는 일이겠죠? 부모는 부모가 사는 이야기, 아이는 아이가 사는 이야기를 하는 거죠. 이것이야말로 가장 쉽고도 무궁무진한 이야깃거리입니다. 무슨 특별한 이야기가 필요한 게 아닙니다. 부모가 어린 시절 겪었던 일이나 바로 어제 직장에서 있었던 사소한 일이 곧 대화의 내용이 될 수 있습니다. 아이가 어제 학교에서 겪은 일, TV나 책에서 봤던 이야기도 들어주세요. 서로의 삶을 나누는 게 곧 대화이고 그런 대화를 통해 상대방을 좀 더 자세히 이해하는 게 우리니까요. 이 과정에서 아이를 가르치려는 훈계는 빼는 게 좋습니다. 다시 강조하지만 이번 대화의 목적은 ‘이해’입니다.      



#7 아이와 어떻게 대화할까?


이야깃거리를 정했으면 이제 어떻게 이야기할까요? 

아무리 좋은 이야기도 방법이 잘못되면 말짱 도루묵이거든요. 특히 서로 관계가 좋지 않을 땐 대화 방법이 매우 중요합니다. 평소 하던 대로 이야기하다 괜히 마음만 상하고 결국 포기하는 부모들도 많습니다. 바꿔야 합니다. 뭘 바꿔야 할까요? 바로 대화의 출발점입니다. 우린 대체로 대화할 때 상대방에게 집중합니다. 상대가 어떤 행동을 하는지 어떻게 대답하는지에 따라 대응하기 위해서죠. 하지만 이렇게 되면 상대방의 반응에 예민해질 수밖에 없고 한참 끌려다니다 지치게 됩니다. 아이의 행동에 잔소리를 시작하고 다투다 결국 포기하는 게 반복되면 부모도 아이도 괴로워질 수밖에 없죠. 생각해봅시다. 부모가 그렇듯 아이도 분명 대화 상대인 부모에게 잠시라도 집중할 겁니다. 이때 부모가 아이의 행동이 아니라 자기 자신을 돌아본다면 어떻게 될까요? 대화의 출발점을 부모가 정할 수 있게 됩니다. 자신의 태도, 내가 사용하는 언어, 표정, 손짓에 관심을 가져보세요. 잘 모르겠으면 동영상으로 촬영해보는 것도 한 방법입니다. 그렇게 나 자신이 어떻게 아이와 대화하는지 구체적으로 알게 되면 변화는 시작됩니다. 


자기 자신에 대해 아는 것. 이것 말고 또 필요한 게 뭐가 있을까요? 

아이와 대화할 때는 다음 세 가지에 집중하는 게 좋습니다. 첫 번째는 질문의 방향입니다. 질문은 대화를 이끌어나가는 힘이 있는데요. 어떤 방향으로 질문을 하느냐에 따라 대화 자체의 흐름이 달라집니다. 그러니 아이와 대화할 땐 서로가 좋아하는 것 또는 긍정적인 방향으로 질문해야 좋은 분위기를 만들 수 있습니다. 다음으로 재미입니다. 대화에 목적의식이 너무 강하게 들어가면 피곤한 일이 됩니다. 아무리 답답해도 성급하게 목적을 달성하려 하지 마세요. 그냥 재미로 농담을 주고받는 것도 훌륭한 대화이며 교육입니다. 재미있는 대화, 맛있는 대화를 주고받으면 어려운 이야기도 생각보다 쉽게 풀립니다.      



이제 마지막으로 아이에 대해 알아야 합니다. 아이가 지금 어떤 감정을 갖고 있는지, 어떤 생각과 의도로 행동하는지 이해하면 여유가 생깁니다. 통찰력 있게 아이를 바라보는 부모는 아이와 다투지 않습니다. 이런 통찰력은 넓은 시야를 가져다주는 공부를 통해 만들어지는데요. 이런저런 자녀 교육서들이 효과가 없다고 실망하지 마시고 편하게 읽어두면 분명 도움이 됩니다. 적어도 아이가 왜 그러는지는 알게 되니까요. 하지만 결국은 자기 자신입니다. 아이를 바꾸려면 나를 보아야 하고, 나를 바꿔야 아이가 보입니다. 아이는 부모의 거울이기 때문입니다. 하나마나 한 이야기라 해도 어쩔 수 없습니다. 


나의 생각, 나의 행동, 나의 인생이 아이를 교육하고 있습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8 여행은 떠나는 모두가 주인공


아이와 여행을 떠나는 부모들에게 제가 자주 하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그건 바로 여행은 떠나는 모두가 주인공이라는 겁니다. 그러니 저마다 재미있는 구석, 즐거운 틈새를 만들어야 합니다. 부모에게도 여행은 놀며 이야기하는 시간입니다. 놀며 이야기한다. 이 얼마나 즐거운 단어인가요? 신나는 상상인가요? 일하듯 여행 가고 일하듯 아이와 시간을 보내는 건 관두세요. 아이를 사랑한다는 그 마음속 깊은 따뜻함은 표현해야 진실이 됩니다. 아이를 위해 희생하는 여행은 사실 내가 만드는 겁니다. 아이는 그런 희생을 알지도 원하지도 않습니다. 만약 아이가 원하는 게 있다면 그건 부모의 행복입니다. 우리가 우리의 부모에게 원하듯 아이도 부모가 행복해지길 바랍니다. 호락호락하지 않은 생활의 피곤함을 오르고, 가까워지지 않는 아이의 마음을 건너 정말 나에게도 좋은 여행을 떠나세요. 나의 행복이 잠든 사랑을 깨웁니다. 눈뜬 그 사랑이 아이를 키우고 행복하게 이끌어나갑니다. 


여행은 그 풍경이 펼쳐지는 멋진 무대입니다.




작가의 책

http://aladin.kr/p/xf1N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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