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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경험'은 '업의 본질'에 대한 질문입니다.

업의 본질이 무엇인가요? 미션, 비전, 목표의 필요성

업의 본질이 무엇일까요?

고객경험은 비즈니스의 본질과 맞닿아 있습니다. 예를 들어 애플은 휴대전화를 라이프스타일로 바라보면서 세계 최고의 기업이 되었습니다. 일본 츠타야 서점은 책이 아닌 취향을 판매하는 곳이라고 합니다. 책은 그야말로 거들뿐 사람들이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합니다. 스타벅스도 커피를 판매한다고 하지 않고 집과 사무실 외의 제3의 장소라고 정의하고 있습니다. 


반면, 커뮤니케이션 도구로만 휴대전화를 해석했던 노키아는 역사 속으로 사라졌고, 지역의 수많은 오프라인 서점은 단 몇 개의 온라인 서점에 의해 문을 닫았습니다. 커피공화국을 만든 동네의 수많은 커피숍들도 몇 년을 버티지 못하고 자취를 감추기 일쑤입니다. 애플과 노키아, 츠타야 서점과 동네 서점, 스타벅스와 동네 커피숍의 차이는 업에 대한 본질을 어떻게 이해했느냐의 차이입니다.


업에 대한 본질은 단순히 그럴듯한 단어를 의미하는 것이 아닙니다. 예를 들어 '스티치 픽스(Stitch Fix)'는 알고리즘 분석 결과와 스타일리스트의 의견을 조합해서 적합한 스타일을 추천해줍니다. 사이트에서 MD가 제안하는 의류를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개개인의 취향에 맞는 옷을 추천해서 판매하는 방식입니다. 기존 패션사업에 데이터를 접목한 방식으로 볼 수 있는데요. 그런데 스티치 픽스는 스스로를 '데이터 과학 중심으로 패션 사업을 재정의하는 기업'이라고 이야기합니다. 스티치 픽스 창업자 카트리나 레이크 (Katrina Lake)는 "데이터 과학은 우리의 문화 자체다"라고 이야기하면서 패션회사가 아니라 데이터 기업이라고 하고 있습니다.


같은 상품이지만 시대에 따라 소비자들이 원하는 것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시계산업은 최초에 정밀기계 산업에 해당했습니다. 이후 기계화와 자동화가 진행되면서 조립 양산 산업으로 바뀌었습니다. 조립 양산업은 스와치 등에 의해 패션업으로 바뀌었다가, 최근에는 애플워치 등에 의해 헬스케어 산업으로 바뀌었습니다. 이제 시계는 시간을 알려주는 기계로서의 기능보다는 멋쟁이의 패션을 완성시켜 주는 것이고, 나의 건강의 관리해주는 도구이기도 합니다. 업에 대한 질문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기업의 운명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고객들이 원하는 것과 애로사항은?

그럼 업에 대한 본질은 어떻게 찾아갈 수 있을까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고객입니다. 기업은 고객이 있을 때만 존재가치가 있기 때문입니다. 고객들이 원하는 것은 무엇인지, 애로사항은 무엇인지, 그리고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무엇인지를 질문해보는 것인데요.


첫 번째는 고객이 원하는 것이 무엇일까를 질문해보는 것입니다. 가장 기본적으로는 상품 자체의 속성이 중요할 것입니다. 기능이 더 좋다거나 디자인이 예쁜 것과 같은데요. 기업들은 지금까지 디자인이나 브랜드를 통해서 차별점을 만들어 왔습니다. 그러나 소득 수준이 높아지고, 기술이 발전하면서 개인화에 대한 needs가 커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흐름을 읽은 애플은 아이폰과 앱스토어를 결합시켜 제품과 서비스를 통합한 새로운 경험을 제공해주었습니다. 아마존은 유기농 신선 식품체인 홀푸드를 인수하여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통합한 경험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두 번째는 고객의 애로사항을 파악하는 일입니다. 일본의 가전제품 회사 다이이치는 소비자들의 주거 공간이 좁아 새로운 가전제품의 구매를 망설인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들에게 가격을 할인해주고, 사은품을 주는 것으로는 판매량이 증가시킬 수 없었습니다. 본질적인 문제는 현재 거주하고 있는 공간에 가전제품을 추가적으로 들여놓을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이에 착안한 것이 '가전제품 보관 서비스'입니다. 겨울에는 선풍기와 냉풍기 등을 보관해주고, 여름에는 히터와 난로 등의 부피가 큰 제품을 보관해주는 것입니다. 이를 통해 다이이치는 가전제품 판매량을 높일 수 있었습니다.


세 번째는 고객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우리가 해야 할 것은 무엇인가를 인지하는 것입니다. 이는 기업이 추구하는 가치에 대한 것입니다. 애플은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하나로 통합하면서 높은 품질과 디자인으로 소비자들이 기술 제품을 바라보는 시각을 바꿔 놓았습니다. 애플은 내부적으로 ‘기업은 세상에 우수한 제품을 전달하는 것을 주된 목적으로 삼는다’라는 가치를 공유하고 있습니다. 기술이 갖고 있는 복잡성을 단순함으로 담아내는 것입니다. 이러한 단순성은 애플의 사업범위에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애플은 문어발식 확장을 하지 않고 있습니다. 아이폰, 아이패드, 맥북 등 단 몇 개의 제품과 서비스로만 세계 최고의 기업이 되었습니다.


모든 기업들이 정답이 없는 시대를 살고 있습니다. 정답을 찾아가는 것이 아니라 정답을 만들어가야 합니다. 사물을 있는 그대로 보는 것이 아닌 역발상이 필요하고, 아무도 가보지 않은 길을 가는 기업가정신이 필요한 시대입니다. 기업 스스로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고, 업계의 새로운 지도를 만들어야 하는 숙제를 갖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 기업은 왜 존재하는가? 

업에 대한 본질은 미션(Mission), 비전 (Vision), 목표(Goal) 등으로 명문화됩니다. 미션(Mission)은 기업의 존재 이유를 정의하는 일이고, 비전 (Vision)은 기업이 선택한 사업영역 안에서 구체적인 모습을 밝히는 일입니다. 그리고 목표(Goal)는 비전을 달성하기 위해 중간중간 설정한 이정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사람으로 비유하면 변호사가 되겠다는 건 미션이고, 인권변호사가 되겠다는 건 비전입니다. 미션은 ‘우리 기업은 왜 존재하는가?’, ‘우리 기업은 누구를 위해 존재하는가?’라는 본질적인 질문에 대한 답이라 할 수 있고, 비전은 중장기적인 미래의 모습에 대한 구체적 진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미션, 비전, 목적 같은 것들이 과연 필요할까라는 의구심이 들기도 합니다. 당장의 생존이 중요하고, 아무리 좋은 의도라도 돈을 못 벌면 모두 말장난에 불과하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어린아이에게 숨만 잘 쉬고 잘 먹으면 된다고 말하지 않는 것처럼, 기업도 단순히 돈을 벌기 위해서만 존재하는 것은 아닙니다. 돈이 되는 일만 좇다 보면 기업의 핵심은 없어지고 존재가치도 사라지게 됩니다. 당장 조금의 돈은 벌 수 있을지 몰라도 오랜 기간 지속하기는 힘듭니다. 돈을 많이 벌어 직원들이 원하는 만큼의 급여와 복지를 제공할 수 있다면 몰라도, 그렇지 않으면 인재를 잡을 명분도 없습니다. 단지 돈을 벌기 위해서라면 핵심인재는 갈 곳이 많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만약 돈이 중요한 가치가 아니라면 더더욱 있을 필요가 없어지는 것이겠죠. 


기업 활동을 단순히 돈 벌기만을 목적으로 생각해서는 안됩니다. 돈을 버는 것은 결과론적인 이야기일 뿐입니다. 기업 존재의 본원적인 이유를 진지하게 고민하고, 그것을 글로 표현해 명문화해야 합니다. 글로 표현한 미션 선언문은 기업의 존재 이유와 목적을 회사 안팎에서 커뮤니케이션할 수 있게 해 줍니다. 따라서 미션 선언문에는 기업의 주요 사업이 무엇인지, 충족시켜야 하는 고객의 기본적인 니즈는 무엇인지, 달성 가능한 미래상은 무엇인지 등이 포함되어야 하는 것입니다.


미션과 비전을 바탕으로 목표도 있어야 합니다. 목표는 원하는 곳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힘을 집중시켜줍니다. 자신이 보유하고 있는 시간, 체력, 제력 등의 한정된 자원을 집중해서 사용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불 필요한 시간 낭비를 최소화하도록 해주는 것입니다. 반면, 목표가 없는 사람은 그때그때 흥미로운 일이나, 외부로부터 예고 없이 주어지는 일에 자신의 한정된 자원을 낭비하게 되고, ‘나와 맞지 않아!’, ‘내 체질이 아니야!’, ‘흥미가 식었어!’ 등의 그럴듯한 이유로 또 다른 대상을 찾는 악순환을 되풀이합니다.


미션, 비전, 목표는 여러 구성원들이 하나의 방향으로 나아가도록 해주는 역할을 합니다. 각각의 구성원들이 자신의  위치에서 의사결정을 해야 할 때 중요한 기준점이 되기도 합니다. 따라서 그럴듯한 미사여구로 꾸밀 것이 아니라, 전체 구성원들이 함께 참여해서 만들어 실행해 나갈 때 원하는 모습을 달성할 수 있는 것입니다.

고객경험(Customer Experienc)과 업의 본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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