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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이어서일까?
공기가 상쾌하다.
마저 못 걸은 길을 걷기 위해 나선다.
밤에 어둠 속의 원덕역은 굉장히 시골스러웠는데 낮에 원덕역은 변두리 이제 막 새로 지은 역처럼 어색하게 단정하다.
역에서 리본을 따라가니 비닐하우스를 따라간다.
열려있는 곳으로 상추나 쌈채소들이 보이고 딸기 특화 비닐하우스도 보인다.
그 길 따라가다 흑천에 다시 도달하는데 밤에 봤던 흑천이 이리 아름다웠나 싶게 햇빛에 어우러져 완벽한 풍경을 재현해 낸다.
햇빛의 번짐 속에 보이는 하얀 공 하나, 태양을 마주 보기 힘들지만 눈이 멀어도 보고 싶은 아름다운 풍광을 스케치북 안에 잡아넣는다.
스케치북 안에 넣으면서 많이 찌그러진 것 같지만 그런대로 느낌은 담았다.
'추읍산'으로 가는 들머리가 여러 개인 듯 보이지만 그래도 대표 들머리 방향으로 흑천 따라 길이 나있다.
흑천 옆 길가 나무들을 보니 '벚꽃나무'인 것 같다.
봄에 또 와야 할 이유가 생겼다.
추읍산 둘레로 걷는 길은 산의 정상이 어떤 모습일지 짐작가게 한다.
산이 젊지만 패기 있어 보이는 산이다.
흑천 따라가다 물가로 내려가 본다.
물이 무척 맑은 데다 유속도 빠른 편이다.
여름에 발 담그면 너무 시원할 듯 보인다.
맑은 물소리가 마치 졸졸졸졸 깨질 듯 흐른다.
그 소리를 듣다 다시 걷는다.
솟대들이 다리에 걸려 있다. 관에서 장식용으로 돈으로 만든 솟대가 아니라 사람이 의미를 가지고 만든 솟대처럼 보인다.
건너편에서 아름다운 하늘색과 함께 솟대의 모습을 담는다.
'솟대 소원 다리'를 건너 '삼성리 마을' 따라 걷다 보니 어느 순간 막다른 듯한 길에서 강변 쪽으로 조성된 숲길을 걷는다.
조명도 없고 물소리와 멀리 안개에 흐려진 풍광들만 보인다.
물가에 귀신이 많다는 말이 떠올라 잠깐 핸드폰 플래시를 켜고 간다.
밤이라 여기저기서 나는 인기척은 뱀인지 야생동물인지 귀신인지 가늠을 할 수 없게 한다.
대상이 무엇인지 모를 때 공포로 다가오고 공포에게 내 생각이 조금이라도 잠식당하면 완전히 잠식당할 듯하여 빠른 걸음으로 걷는다.
흑천 따라 조성된 길에 '물소리길 인증대'가 나온다.
도장을 찍고 걷다가 '백산교'에 다다러 불빛이 있는 길을 걷는다.
멀리 환한 조명 덕분에 무섭지 않게 걷는데 그 조명의 정체는 용문 생활체육공원 야간조명이었다.
길은 안개와 조명과 풍경이 어우러져 마치 쓸쓸한 러시아 풍경사진과도 같은 아니 러시아 영화 같은 풍광을 보여준다.
흑천에서 용문을 가로지르는 '연수천' 따라 오르다 '용문역'으로 간다.
조금 일찍 끝난 길이 아쉬워 용문역 근방을 서성인다.
낮의 모습과 밤의 모습이 다른 용문이다.
부동산에 붙은 전원주택의 구조와 용도와 가격을 보다 용문시장으로 이동하다 터미널까지 간다.
이제 '용문 터미널' 은 그냥 유명무실한 공간이 되어버린 듯하다.
소위 역세권이 되어버려 버스를 타고 서울로 이동하지 않는다.
그 터미널 건물은 부동산으로 용도 변경되어 예전 터미널의 모습을 조금이나마 간직하고 있다.
'용문' 이 정겹게 느껴지는 순간 다시 역으로 이동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