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부업으로 무인 카페 한 번 해볼까? 고민하는 모든 분들께
요즘 이런 생각 한 번쯤 해보신 분들 많을 것 같습니다.
“나도 무인 카페 한번 해볼까?
“부업으로 무인 카페 괜찮지 않을까?”
한때 무인 카페, 무인 아이스크림점, 무인 문구점 같은 것들이 정말 많이 생겼던 시기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요즘은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사실 ‘줄어들었다’기보다는, 사라진 지 꽤 오래된 느낌에 가깝습니다.
아무래도 팬데믹이 끝난 지도 오래되었고, 무인이 주는 이점이 과연 무엇인지에 대해서도 다시 생각하게 되는 시점이 온 것 같습니다. 편의점 정도를 제외하면, 무인이라는 형식 자체가 딱히 편리하다고 느껴지지 않는 경우도 많습니다. 특히 무인 카페는 더 그렇습니다.
무인 카페에서 사 먹는 커피의 맛이 과연 자판기 커피보다 나은가,라고 물어보면 솔직히 고개를 갸웃하게 됩니다. 맛은 밍숭밍숭하고, 얼음은 잘 녹고, 메뉴는 굉장히 한정적입니다. 그래서 결국 ‘굳이 여길 와야 하나?’라는 생각이 들게 됩니다.
조금 더 비싼 자판기 커피를 마시는 느낌.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닌 경험.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발길이 끊기게 됩니다.
그런데 이런 흐름 속에서도, 제 동네에는 유독 사랑받고 있는 무인 카페가 하나 있습니다.
솔직히 말해 상권이 엄청 뛰어난 곳도 아닙니다. 유동 인구가 폭발적으로 많은 곳도 아니고, 특별히 눈에 띄는 위치에 있지도 않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무인 카페는 지금까지 살아남았고, 여전히 사람들이 찾고 있습니다.
‘무인이니까 그냥 급할 때 한 번’이 아니라,
‘생각나서 일부러 들르는 곳’에 가깝습니다.
그래서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무인 카페는 왜 살아남았을까.
망해가는 트렌드 속에서 이곳은 무엇이 달랐을까.
이 글에서는 그 이유를 하나씩 정리해보려고 합니다.
부업으로 무인 카페를 생각해 본 적 있는 분들께
조금은 다른 관점의 이야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첫 번째는, 무인 카페이지만 사람의 온기가 느껴지는 곳이라는 점입니다.
제가 앞에서 이야기했듯이, 이곳은 분명 무인 카페이지만 이상하게도 사람의 온기가 느껴지는 공간입니다.
이 무인 카페는 3평 남짓되는 굉장히 작은 공간입니다. 아주 크지도 않고, 화려하지도 않습니다. 그런데 그 작은 공간 안에 들어가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이 있습니다. 바로 벽면을 가득 채운 포스트잇들입니다.
정말 다다다다다닥, 빈틈없이 붙어 있는 포스트잇들입니다.
이 포스트잇들을 하나의 장치로 생각해 보면, 이 무인 카페가 어떻게 손님을 붙잡고 있는지가 단번에 보입니다.
사실 이 무인 카페가 자리 잡은 곳은 사람이 아주 많이 오가는 상권은 아닙니다. 아파트 상가 안에 위치해 있고, 유동 인구가 많다고 말하기도 어렵습니다. 이 아파트 상가에는 초등학생 정도의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학원들이 꽤 모여 있습니다. 하지만 학원층을 제외하면 상권이 아주 활발하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무인 카페에는 손님이 꾸준히 있습니다. 학원을 가기 전이나 후에 들르는 꼬마 손님들이 있고, 아이를 학원에 데려다주고 픽업 시간을 기다리는 부모님이나 보호자분들도 잠시 머물다 가는 공간이 됩니다.
꼬마 손님들은 이곳에서 초코라테 한 잔을 마시면서, 자기가 하고 싶은 말들을 포스트잇에 마음껏 적습니다. 오늘 있었던 일, 친구 이야기, 사소한 기분까지도 가득 적어 내려갑니다. 그리고 그 포스트잇을 벽에 붙입니다. 붙이는 것 자체가 놀이가 되고, 그 공간에 참여하는 경험이 됩니다.
그런데 이곳의 진짜 포인트는 여기서 끝나지 않습니다.
하루, 혹은 이틀 정도 지나면 그 포스트잇들에 꼭 답글이 달립니다. 그것도 형식적인 답글이 아닙니다. “잘 봤어요” 같은 짧은 말이 아니라, 그 아이의 이야기를 정말 즐겁게 읽었고, 얼마나 재미있었을지 상상해 보았다는 진심이 담긴 답글입니다. 놀랍게도 한 장도 빠짐없이 모두 답이 달립니다.
저도 사실 처음에는 이런 것에 크게 관심이 있던 사람은 아니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부터인가 포스트잇에 달린 답글들을 하나씩 읽어보게 되었고, 그 순간부터 이 공간이 달리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이 사장님은 누구일까?’
이런 궁금증이 자연스럽게 생겼습니다.
그래서 저도 한 번 포스트잇을 남겨봤습니다.
이 공간을 함께 이용할 수 있어서 너무 좋은 것 같고, 특히 사장님의 따뜻한 말들이 이 무인 카페를 더 빛나게 하는 것 같다는 내용을 적었습니다.
그리고 며칠 뒤, 그 글 아래에도 답글이 달려 있었습니다.
저희의 진심이 잘 전해져서 너무 다행이고, 이 공간을 사랑방처럼 느껴주셔서 감사하다는 말이 적혀 있었습니다. 그 답글을 보는 순간, 이 공간은 제게 단순한 무인 카페가 아니라 ‘관계가 남는 장소’가 되었습니다.
그 이후로 저는 이 포스트잇들을 다시 보기 위해서라도 이 무인 카페를 계속 찾게 되었습니다.
사람이 없는 공간인데, 사람이 머물렀던 흔적과 마음이 계속 쌓이는 곳. 이것이 이 무인 카페가 가진 가장 큰 이점이라고 생각합니다.
두 번째는, 이 공간이 사람들이 느끼는 ‘구매에 대한 부담’을 아주 많이 줄여준다는 점입니다.
사실 무인으로 운영된다는 것의 가장 큰 이점은, 사람이 없기 때문에 훨씬 편하다는 데 있습니다.
누가 지켜보고 있지 않으니 내가 조금 더 자유롭게 있어도 되고, 메뉴를 고를 때도 눈치 보지 않아도 되고, 머무는 시간에 대한 압박도 적습니다. 이론적으로는 그렇습니다.
그런데 현실의 무인 매장들은 꼭 그렇지만은 않습니다.
무인 아이스크림점이나 무인 매장에 들어가 보면, 입구부터 경고 문구들이 덕지덕지 붙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CCTV로 모두 녹화 중입니다.”
“작은 절도도 모두 처벌됩니다.”
“무단 취식 시 법적 책임을 집니다.”
이런 문구들을 보고 있으면, 아직 이용도 하기 전인데 기분이 먼저 상해버립니다.
나는 더럽게 쓸 생각도 없고, 도둑질을 할 마음도 없는데, 나를 잠재적인 범죄자처럼 바라보는 느낌이 들 때가 많습니다. 그래서 어떤 무인 매장은 들어가자마자 그냥 마음이 불편해집니다.
그런데 이 무인 카페는 정말 다릅니다.
이곳에는 “1인 1 음료 필수” 같은 제약 문구조차 없습니다.
오히려 이렇게 적혀 있습니다.
“사랑방처럼 편안하게 오셔서, 음료를 드시지 않고 잠시 앉아 계셨다가 가셔도 됩니다.”
“시원한 바람, 따뜻한 온기만 가져가셔도 괜찮습니다.”
이 문구 하나만 봐도 이 공간이 어떤 태도를 가지고 있는지 바로 느껴집니다. 이곳은 ‘이용 조건’을 먼저 말하지 않고, ‘환영의 태도’를 먼저 보여줍니다.
바깥 음식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외부 음식 반입 금지”라고 딱 잘라 말하지 않습니다.
“외부 음식 드셔도 괜찮습니다. 다만 향이 강해서 주변 분들께 피해가 가지 않는 정도의 음식만 부탁드립니다.”
이 정도의 안내만 있습니다.
강아지나 아이들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주변 사람들에게만 피해가 가지 않는 선이라면, 모두 환영한다는 태도를 분명히 보여줍니다. 이 모든 기준이 굉장히 유연하고, 동시에 이 상권과 아주 정확하게 맞아떨어집니다.
앞에서 말씀드렸듯이, 이 공간은 학원이 많은 아파트 상가 안에 있습니다. 아이를 학원에 데려다주는 보호자들은 보통 50분 정도 시간을 보내야 합니다. 한 학원에 데려다주고, 잠시 기다렸다가, 또 다른 학원으로 이동하고, 다시 50분 정도 머물 공간이 필요합니다. 그런데 그럴 때마다 매번 음료를 사야 한다면, 사실 부담이 큽니다.
그래서 보통은 갈 곳이 없어도 참고 학원 문 밖에서 기다리거나, 마땅한 공간이 없어 불편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이 무인 카페는 그런 부담을 아예 처음부터 없애줍니다. 그러다 보니, “오늘은 그냥 잠깐 쉬다 갈까?” 하고 들어오게 되고, “오늘은 커피 한 잔 마실까?” 하고 자연스럽게 주문하게 됩니다. 부담을 없애주었기 때문에 오히려 구매로 이어지는 구조가 만들어집니다.
이것이 굉장히 건강한 선순환이라고 느껴집니다.
아이들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학원 가기 전에 잠깐 간식을 먹을 공간이 필요한 경우가 많습니다. 이럴 때, “여기 앉아서 엄마 커피 마시는 동안 간식 먹고 들어가렴.” 이렇게 말할 수 있는 공간이 있다는 것 자체가 큰 장점입니다. 큰 제약도 없고, 아이에게도, 보호자에게도 부담을 주지 않습니다. 음식에 대한 과한 제한도 없고, 아이에 대한 과한 통제도 없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이 공간을 더 편안하게 이용하게 되고, 더 예절을 지키려고 하며, 더 자주 찾게 됩니다. 이 무인 카페는 ‘무인’이라는 형식 안에서, 사람을 최대한 편하게 대하는 방식을 선택한 공간이라고 느껴집니다.
세 번째는, 무인 가게라는 이미지를 갖고 있으면서도 굉장히 깔끔하고 잘 정돈된 상태로 운영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사실 무인 아이스크림점이나 무인 과자점을 가보면 매대가 텅 비어 있거나, 새로 채워놓은 과자 박스가 여기저기 널브러져 있거나, 손님들이 그냥 두고 간 쓰레기들이 무질서하게 쌓여 있는 경우를 종종 보게 됩니다.
무인이라는 이유로 관리의 손길이 느껴지지 않는 공간들도 꽤 많습니다.
그런데 이 무인 카페는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이곳은 누군가가 굉장히 자주, 그리고 묵묵히 다녀가며 치우고 가는 공간이라는 것이 느껴집니다. 테이블은 항상 깨끗하게 정돈되어 있고, 음료를 버리는 공간도 늘 정리되어 있습니다. 일회용 컵이나 재활용품을 분리하는 공간 역시 때 하나 없이 깔끔하게 유지되고 있습니다.
인테리어가 특별히 화려하다거나, 큰 비용을 들인 느낌은 아닙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깨끗하게 정리하고 청소하는 행동 하나하나가 이 공간을 굉장히 단정하고, 마치 잘 운영되는 카페처럼 느껴지게 만듭니다. 무인이라는 특성 때문에 오히려 관리가 더 잘 보이는 공간이라고 느껴질 정도입니다.
그래서인지 이곳에서는 ‘주인이 없어서 불안하다’라는 느낌이 들지 않습니다.
오히려 주인이 보이지 않기 때문에 더 편안하게 커피를 고르게 되고, 사실 커피 맛이 엄청나게 뛰어난 것은 아님에도 불구하고, “여기 사장님이 참 괜찮은 분인 것 같다”라는 마음 때문에 한 잔을 더 사게 되고, 다른 가게를 갈까 하다가도 “그냥 여기 한 번 더 들르자”라는 선택을 하게 됩니다.
저는 여기까지 제가 굉장히 좋아하는 이 무인 가게의 특징들을 정리해 보았습니다.
이 가게를 보면서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내가 만약 정말로 무인 가게를 부업이 아니라 직업으로 운영한다면, 이 정도의 사장 마인드는 되어야 가능하겠구나.’
무인이지만 충분히 고객 경험을 만들 수 있고,
무인이라는 장점을 살리면서도 사람의 온기를 잃지 않을 수 있고, 그 공간을 찾는 사람들에게 작게나마 사랑과 따뜻함을 건네는 공간을 만들 수 있다는 것.
이 가게에는 그런 철학이 분명히 느껴집니다.
‘무인이라서 사람이 없는 가게’가 아니라,
‘무인이지만 사람이 느껴지는 가게’를 만들고 싶다는 사장님의 태도가 이 공간 전체에 담겨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 무인 카페를 볼 때마다,
무인 카페도 충분히 살아남을 수 있고,
아니 오히려 잘만 운영하면 동네에서 가장 오래 사랑받는 공간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여러분도 한 번쯤 이런 무인 카페, 방문해 보고 싶지 않으신가요?
PROJECT KEEPGOING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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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어떤 감상평과 의견도 감사히 받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