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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전상수 Dec 16. 2023

퍼팅과 숏게임

골프를 즐기는 골퍼들의 로망은 싱글 플레이어라 할 수 있고 싱글 플레이어로 가는 길의 가장 큰 언덕은 바로 퍼팅과 숏게임이 아닌가 한다. 퍼팅과 숏게임을 정복하지 않고서는 소위 골프의 고수가 되기는 어렵다. 그만큼 퍼팅과 숏게임은 아마추어들이 가장 힘들어하는 분야이기도 하다. 장쾌한 드라이버도 한 타이고 10미터 어프로치도 한 타이며 1미터 퍼팅도 같은 한 타라는 것이 바로 골프의 묘미가 아닌가. 그렇기 때문에 골프 타수를 가장 효율적으로 줄이기 위해 노력해야 할 분야가 바로 퍼팅과 숏게임으로 드라이버 스윙이나 아이언 샷을 갈고 다듬는데 드는 열정과 시간에 비해 비교적 짧은 시간과 노력으로도 상당할 정도의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지금 당장 퍼팅만 잘해도 아마 10타 정도는 금방 줄일 수 있는 게 바로 골프의 매력이다.


그러면 어떻게 하면 퍼팅을 잘할 수 있을까? 물론 오랜 시간 연습하고 그린에 자주 나가서 퍼팅을 많이 해 본다면 어느 정도 높은 수준에 올라서겠지만 대부분의 아마추어 골퍼들은 거의 스윙 연습에만 매달리는 경향이 있기에 연습장에서는 퍼팅 연습을 등한히 하고 있어 늘 퍼팅에 애를 먹는 경우가 많다. 온 그린 후에 소위 쓰리 퍼트 회수만 줄여도 타수가 제법 줄어들 것이다. 한편으로 퍼트 수를 줄이는 비결은 퍼팅을 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쓰리 퍼트 상황을 만들지 않도록 핀에 붙이는 숏게임이 더 중요하다. 비록 보기 플레이어에 머물러 있지만 평균 퍼트 수에 있어서는 싱글 플레이어 수준에 근접하고 있는 것은 연습장에서 늘 거르지 않고 항상 퍼팅 연습을 꾸준히 한 결과가 아닌가 한다. 1미터에서 시작하여 3미터, 5미터, 7미터, 10미터, 15미터로 세팅해 놓고 성공 확률을 높이기 위해 열심히 연습한 게 주효했던 것 같다.


퍼팅도 다른 클럽들의 스윙처럼 일정한 템포를 유지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프로 선수들도 늘 일관성 있는 리듬과 템포를 유지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있다는 사실이 골프에서의 템포의 중요성을 말해 주는 것이라 할 수 있는데 특히 퍼팅에서는 템포가 일정하지 않으면 거리감과 방향성에 있어서 미세한 차이를 가져와서 결국 볼이 홀 안에 이르지 못하는 불상사가 생긴다. 거리감은 백스윙의 차이에서 오는 볼스피드의 조절에 달려 있고 방향성은 흔들림 없는 스윙의 템포에서 온다고 할 수 있다. 클럽에게 자유를 주라는 명언이 퍼팅에도 해당되는데 퍼터가 백스윙 정점에 도달해서 막 하향하려는 순간 이전에 인위적인 힘이 작용해서 잡아당긴다면 템포가 흔들리고 제대로의 방향성을 갖지 못한다. 그네의 정점에서 그네가 내려가기 시작하는 바로 그 순간에 살짝 등을 밀어서 건너편까지 부드럽게 흔들리듯이 퍼팅도 백스윙의 정점에서 퍼터가 내려오기 시작하는 그 순간을 일정한 템포로 포착하여 아주 미세한 가속도만 붙이면서 자연스럽게 진자 운동을 하도록 내버려 두는 인내심이 필요하다. 퍼터를 쥐고 있는 손과 어깨가 완전 일체감을 갖고 하나의 샤프트처럼 움직이는 것도 퍼팅의 성공률을 높이는 비결이다. 몸통에 달려 있는 시계추처럼 자연스럽게 진자 운동을 하면서 일정한 타격을 가하는 연습을 통해 나만의 퍼팅 노하우를 익혀 나간다면 머지않아 싱글 플레이어로의 길로 들어서게 될 것이다.


퍼팅의 회수를 줄이는 가장 큰 관건은 숏게임의 정교함에 달려있다. 적어도 50미터 이내의 짧은 어프로치는 거의 홀에 붙여야만 한다. 짧은 거리의 어프로치 후에 원 퍼트로 마무리를 하지 못한다면 타수를 줄이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연습장에서의 연습도 퍼팅에 들이는 시간만큼 숏게임에도 충분히 투자해야 한다. 드라이버 연습이나 7번 아이언 연습으로 연습 시간의 대부분을 허비한다면 싱글 플레이어의 길은 더 멀어질 것이다. 10미터에서 80미터 정도까지는 10미터 단위로 보통 어프로치 웨지(50도 정도)로 자유자재로 정확하게 보내는 연습을 정말 꾸준히 하지 않으면 낭패를 보기가 일쑤다. 백스윙의 크기와 헤드 스피드를 조절하면서 손목을 최대한 고정하여 원하는 거리에 정확히 보내는 것이 몸에 익어야 한다. 물론 핀의 위치에 따라 샌드웨지나 로브 웨지 등을 활용하여 볼을 높이 띄우고 백스핀을 걸어서 런을 최대한 줄여야 할 경우도 있지만 그린 근처에 갔을 때는 거의 원 퍼트로 마무리할 수 있는 웨지샷을 정확하게 구사해야만 한다. 퍼팅과 웨지샷을 통한 숏게임의 완성도를 높이는 그날까지 꾸준하고 일정한 연습을 통해 내 몸에 숙달시키는 것이 곧 싱글 플레이어로 가는 지름길임을 깨닫고 열정과 노력을 경주한다면 훌륭한 골프의 고수가 되는 첫발을 내딛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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