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가 건강에 무슨 도움이 되겠느냐며 한낱 사치스러운 취미로 여겨 골프를 멀리하는 사람들이 많다. 물론 한 달에 필드 몇 번 가는 정도라면 거의 운동이라고 할 수 없을 정도니 차라리 동네 한 바퀴 산책하는 것이 나을 것이다. 그러나 매일 꾸준히 연습장에 나가고 자주 필드나 스크린 골프를 즐긴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사실 골프를 시작한 지는 좀 되었지만 제대로 몰두해서 연습장에 나가고 스크린 골프도 자주 다녀 본 것은 불과 2년 남짓이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그 2년 동안의 골프 운동이 건강에 엄청난 도움이 되었다는 사실이다. 지난 연말에 받은 건강 검진 결과에서 거의 모든 수치가 정상 범위에 들어섰고, 심지어 허리둘레는 역대 최저치로 줄어들었다. 물론 이러한 결과가 오로지 골프 운동으로만 이루어진 것은 아니지만 특별히 다른 운동을 열심히 한 적이 없기에 골프와의 관련성이 상당하다고 여겨진다. 재작년에 퇴직하고 나서 작년까지 2년 동안 오로지 골프에만 매달린 결과 건강 증진과 골프 실력 향상이라는 두 가지 선물을 받은 셈이다.
그렇다면 골프가 어떻게 건강에 도움이 되었을까? 무엇보다 거의 다른 일이 없는 한 매일 골프 연습장을 찾아서 한두 시간 스윙 동작을 연습한 것이 효과가 있었다고 여겨진다. 한 번 연습장에 갈 때마다 휘두르는 200번 정도의 스윙 동작이 상당할 정도의 운동량이 되었을 것이다. 한 달에 서너 번 정도의 필드 골프도 한 라운드에 거의 만 보 이상 걷는 효과가 있고, 스크린에서도 연습까지 포함하면 100번 정도의 스윙을 하는 셈이 되기에 결코 가벼운 운동이라고 치부할 수가 없다. 그 외에도 일주일에 한두 번 정도 나가는 태극권 수련도 어느 정도 도움이 되었을 것이며 집밥을 꾸준히 섭취한 것도 건강 증진에 일정 부분 기여한 점도 없지는 않을 것이다. 물론 누구에게나 이렇게 골프에 집중할 수 있는 여건이 되기가 쉽지는 않다. 매일 직장에 나가야 되는 경우라면 일주일에 두 번 연습장에 나가기도 어려울 것이다. 주말 골프는 비용이 부담되고 스크린 골프 칠 시간도 별로 없을 것이다. 그래도 다른 여타 활동이나 취미를 줄이고 오로지 골프에 집중해서 꾸준히 스윙 연습에 몰두한다면 생각보다 훨씬 건강에 많은 도움이 된다는 점은 틀림이 없다.
골프는 육체적인 건강에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정신 건강에도 많은 유익한 점이 있다. 골프 황제라 불리는 잭 니콜라우스가 골프는 80%가 멘털이고 10%가 기술, 나머지 10%는 행운이라고 했을 정도로 골프는 정신력의 운동이며,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도 자신을 최강의 정신력을 가진 골퍼라고 할 정도니 골프를 통해서 우리는 기대 이상의 멘털을 키울 수가 있다. 골프 이력이 짧아 아직 정신적으로 큰 도움이 되었다고 느낄 정도는 아니나 평소에 늘 낙관적이고 긍정적이기는 하지만 다소 급한 성격을 보여 왔는데 골프에 몰두하고부터는 어느 정도 느긋한 마음이 생기고 감정의 기복도 많이 줄어들었다. 뉴욕 타임스 선정 최장수 베스트셀러 ‘아직도 가야 할 길’의 저자이자 정신과 의사인 스캇 펙은 ‘골프와 정신’이라는 책을 통해 가상의 골프 라운드를 플레이하면서 심리적이고 영적인 측면들을 관리하며 보다 정신적으로 성숙해지는 과정을 피력하고 있을 정도로 골프는 정신적인 측면이 상당히 필요한 운동에 속하며 감정 조절이나 자기 관리에 많은 도움이 된다.
이처럼 인류가 고안한 최고의 게임으로 몸과 마음의 건강과 성숙을 도모할 수 있는 매력적인 골프를 늘 가까이할 수 있어서 참으로 행복하다. 이제 골프 치기 좋은 따뜻한 봄이 오면 자주 필드에 나가 파릇한 잔디를 밟으며 골프에 흠뻑 빠지고 싶다. 물론 기회가 닿는 대로 지인들과 스크린골프도 마음껏 즐기며 건강과 친목도 함께 얻고, 그러고도 시간이 되면 잊지 않고 연습장에 나가 건강도 챙기고 골프 실력도 늘리는 기쁨을 누리며 올해도 골프와 함께하는 청룡의 해로 만들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