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장은 물이 매우 중요합니다.
운동을 할 때 같이 하는 활발한 분위기보단,
조용한 고독의 맛을 즐기는 편이다.
그래도 아주 가끔은 소통할 사람이 필요하다.
단순히 몸의 건강을 위해 운동을 한다는 건 1차원 적이다.
그것들을 넘어서
*사람들과의 소통
*시각적인 자극
*내면적인(정신) 성장
나는 이 세 가지의 이유가 더 존재한다.
나는 가끔 이런 질문을 한다.
쉽게 말하면..
ex) 세상에 혼자 남았는데 삼대 몇백 무게 치면서 기록 갱신하기
ex) 혼자 ‘오운완’ 하면서 인스타에 기록피드 올리기
이런 거 진짜 할 거냐는 말이다.
과연 혼자 있는 상황에서도 매력적인 도장 깨기가 될 수 있을까.
나의 경우 이 질문에 대한 답은 “아니요”다.
만약 정말 세상에 유일한 인간이 된다면
생닭처럼 헐벗고 어디를 뛰어다녀도 되는 거 아닌가.
그냥 기본적인 생활운동만 하면서 자유인으로 살 것 같다.
(사실 실제 그런 상황이 되어보지 않아서 확신할 수는 없지만, 내 의지가 그렇게까지 강하지 않을 것 같다는 말이다.)
우리는 시각적인 감각을 사용하는 동물이기 때문에
외적인 형태, 근육, 건강미를 무시할 수 없다.
시각이라는 감각이 없어진다면
명품을 들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될까.
주변의 분위기가 개인에게 얼마나 많은 영향을 미칠까.
나는 운동기록을 꾸준히 하는 편이다.
sns 팔로워는 많지 않지만 기록해 두면서 과거의 나와 비교하기도 하고, 운동에 진심인 사람끼리 응원도 해준다.
같은 목표를 가진이들끼리 서로 응원해 주는 게 좋다.
그들에게 좋은 기운이 전해져서
나의 주변이 행복해져서 좋다.
서로 영향을 받고 시너지가 생기는 게 신기하면서 재미있어서 운동을 한다.
근데 아직 인스타를 제외한 실제 지인들을 보면
나와 사상이 비슷한 결을 가진 사람은
피티선생님 한 명뿐이다..
다들 불금 저녁 목으로 넘기는 술 한잔이 더 귀하고,
알코올이 주는 숙취가 노동의 보상이고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자유라고 여긴다.
나도 물론 노는 거 좋고, 술도 좋다.
근데 헬스가 더 좋다.
좋아하는 걸 위해 덜 좋아하는 것을 내려놓는 것뿐이다.
물론 체력을 유지하는 것도 참 어렵다.
아직까지 운동하면서 가끔 눈물도 흘리고, 침도 흘린다.
(울고 싶을 때 헬스장 가면 된다. 이게 땀인지 눈물인지 모르는 부분이 참 매력적이다.)
아무리 긍정회로를 돌려봐도
가끔 동태눈처럼 멍해질 때가 있다.
그럴 때 누군가가 옆에서 당근이던 채찍이던 뭔가를 던져주면 좋다.
지금 그걸 헬스장 피티선생님이 해주고 있다.
직장인의 작고 작은 월급으로 과감히 배팅한 피티는
정말 피 같은 돈이다.
그러니 내가 원하는 선생님은 단순한 운동 방법들을 정확하게 수업해 줄 사람에서 + 그 이상이 되어야 한다.
나는 그 몇 배의 이윤을 챙겼다고 생각한다.
[피티선생님을 고를 때의 기준]
*정확한 운동 지식이 있는 사람
(선생님별로 역량도 천차만별이다.)
*이해하기 쉽고, 반복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 사람
(이게 정말 중요하다. 잘 가르치는 영역은 분명 다르다.)
*계속 배우고 성장하는 사람
*내면까지 건강한 사람
*긍정적인 사람
(부정적인 건 빠르게 옮는다)
이런 선생님께 배우는 수업은 충분히 돈을 지불할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거의 피티선생님 면접을 보는 수준이지만..
내 귀한돈을 함부로 공중분해 시킬 수는 없다.)
그리고 이렇게 지식을 기반으로 인간미까지 있는 사람은
정말 남녀노소 불구하고 '섹시하다'.
*여기서 섹시하다는 표현은 단순히 성적으로 매력을 느끼는게 아닌. 본인의 인생을 주체적으로 사는 자세에 대한 존경. 인간으로서의 매력적인 느낌을 포괄적으로 칭한다.
나 그렇게 변태는 아니다.
너무도 당연하지만
운동을 제대로 하는 방법에 대해 심도 있게 공부하는 것이다.
더 나아가 그 기술을 나 스스로가 활용할 수 있게 하는 것.
혼자 운동할 때 그 지식들을 꺼내서 적용하고, 알맞게 활용하는 것이 된다면 목적 달성이다.
내 관심사는 예쁜 몸만들기보다는
“운동하는 방법”을 터득하고자 함이다.
기술을 습득하지 않으면 그냥 수박 겉핥기다.
짧은 수업시간이 너무나도 소중하기에 고강도로,
엑기스만 받는 수업을 중요시한다.
이런 내 의지를 선생님께 정확하게 전달하는 것도 중요하다.
(근데 우리 피티선생님은 내 의지보다 더 빡세다. 그래서 힘들고 화나지만 좋다. 발전을 위한 양질의 스트레스다.)
더불어 물리치료 자격증을 가지고 계셔서 치료까지 병행할 수 있으니 더욱 좋다.
그리고 선생님께 인생책을 선물 받았고, 사업 아이디어를 얻으며, 서로 철학적인 이야기를 하면서
긍정에너지를 주고받는다.
진짜 좋은 선배, 동생, 친구가 되어서 서로의 인생을 응원해주고 있다.
선생님이 만약 성별이 달랐다면 진짜 고백 돌직구로 날렸을 거 같다. 아쉽다 못해 슬플 정도.
헬스장은 수질이 좋아야 한다.
내가 헬스를 가는 이유이기 때문이다.
아주 명확하고 간단한 두 가지 이유
1) 나는 헬스장에 물먹으러 간다.
2) 그리고 씻으러 간다.
집물맛은 정수기를 못 따라간다. (관리 잘하시는 것 같다.)
헬스장 샤워기가 높이 달려있어서 좋다. 그리고 요즘 보일러값 미쳤다.
처음에 주변에서 너는 이런 웃기지도 않은 이유들로
헬스를 가냐고 하면서 다들 비웃었다.
그리고 그 비웃던 친구들 다 헬스 안 한다.
그러면서 나 보고는 운동을 어떻게 꾸준히 할 수 있는 거냐며 대단하다고 말한다.
약간 가볍게 들리기도 하고 조금 웃기지만 나는 진지하다.
이 두 개만 해내면 나는 이미 헬스를 가는 목적 달성을 해버린 것이기 때문이다.
관련된 일화로
예전에 지인이 말했었다.
“나는 주 4일~5일 하는 게 목표.
한번 할 때 2시간은 무조건 지킬 거야”
나는 말했다.
“나는 주 1회면 그걸로 목적달성.
물 마시러 올 거고, 씻으러 올 거야”
그리고 n 년이 지났고
그 지인은 1년도 채 안 돼서 그만뒀지만
나는 계속 헬스장 물맛 감별사 노릇 꾸준히 잘하고 있다.
이런 경험들을 통해서 얻은 교훈.
각자만의 최종 목표는 크고 멋질 수 있지만, 가는 과정은 지루하고 반복적일 수 있다는 것 인지하기.
자잘한 재미를 넣어줘야 꾸준히 갈 수 있다.
나와 비슷한 혹은 더 건강한 사람을 옆에(많이) 두기.
예전에는 정말 '회사-헬스장-집' 루틴이었는데
지금은 이것저것 시도 중이다.
뭔가 새로운 자극이 필요한 시점이다.
그래서 운동 동호회. 모임 등 등 재미있어 보이는 활동이 몇 개 있길래 가봤다.
하지만 집으로 돌아오는 길은 역시 뭔가 허전하고 아쉽다.
속이 빈 것 같은 헛헛한 느낌.
그래도 불구하고 내가 계속 소통할 무리들을 찾아 나서는 이유는 혼자 짱구 굴리기 할 때보다 더 넓은 시각으로 세상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나와 같은 문제 고민들로 각각 해결책을 찾는 사람들과 이야기할 때면 생각지도 못하게 간단하고 색다른 방안들이 나올 때가 있다.
이 문제에 대해서는 약간 생각이 많아지지만
일단 운동하면서 더 고민해 보는 걸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