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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틴) 저는 운동을 가야 해서 먼저 일어나 보겠습니다

직장인의 운동이란 깊고 깊은 것들이 얽혀있지

by poppy

직장인의 일반적인 운동루틴은 출근 전 미리 운동을 하지 않는 이상 퇴근하고 그 후에 운동을 하는 게 일반적이다.

그런데 회사에서 정시 퇴근하기란..

정말. 쉽지 않다.


땡치자 마자 일어나는 건 눈치 보이기도 하고, 약간 정없어 보이기도 한다. (그리고 정말 업무가 많을 때도 있다.)

그래서 미적미적 할거 조금 더 챙기다 보면 15분~30분은 그냥 증발해 버린다. 그리고 그때마침 전해줄 업무가 있다며

불러 세우는 상사가 있다면 그날은 그냥 산뜻하게 마음을 내려놔야 한다.



출근시간은 1분만 늦어도 지각이라면서

퇴근시간은 1분이 늦어도 제대로 된 취급을 못 받을까.

(인정해 주는 회사가 있으면 진짜 부럽다)


나의 작고 소중한 퇴근 시간은

과연 누가 신경이나 쓰냐 이 말이다.



결단력

"칼 같은 단호함이 필요할 때."


-퇴근할 때면 말을 거는 상사(혹은 바이어)

-퇴근할 때 생각나는 잔업

-끝나고 술 한잔 하자는 동료

-업무 스트레스로 집 가고 싶은 마음


칼퇴근을 방해하는 대표적인 요소들이다.


이건 사실 본인 마음부터 운동을 가고 싶어 하는 명확함이 만들어지지 않아서이다.

내가 납득이 안되고, 스스로의 목표가 단단하지 않아서 기껏 열심히 쌓은 목표가 모래성처럼 부서지게 된다.



정말 극단적인 예를 들자면

= 퇴근 후 목표한 시간까지 헬스장에 도착하지 못할 경우,

1분당 100만 원씩 벌금이 붙는다면?


다들 10분 전, 아니 1시간 전에 입구에서 대기타지 않을까?라는 생각.


그만큼 본인의 의지가 확고한지가 중요하다는 거다.

정해진 시간 내에 해결을 보겠다는 굳은 의지가 눈에서 레이저로 발사되어야 한다.

그러면 중간에 방해하는 요소들은 눈에 보이지 않는다.

간식이 들어와서 유혹해도 날 막을 없다.

내 업무시간의 통제권은 나한테 있으니까.


잘 생각해 보자.

본인의 하루 종일 업무시간에 퇴근을 정시에 할 만큼

총력을 기울이고, 계획하고, 실행했는가?

(*이게 안될 때는 업무가 한계치일 수도 있다. 이럴 경우

상사와 일정 부분 조율을 하는 것도 방법이다. 내 회사면

나를 갈거나 재료로라도 쓰겠지만 지금은 아니다.

돈을 받은 만큼의 값을 제대로 하는 것이 중요할 뿐.

단, 본인의 업무 역량을 객관적으로 파악하는 건 기본이다.)


돈도, 운동도 여유가 있을 때 투자한다는 건 앞뒤가 안 맞다.

목표를 정하고 그곳으로 달려가는 게 제일 정확하고 빠르다.




우선 퇴근을 빨리하는 명확한 이유 자체를 만들어야 한다.

나부터 이해가 되어야 하고, 그 외에 다른 동료들도

자연스럽게 여기는 이유가 필요하다.



우선운위

" 업무 VS 운동 "


인간은 24시간을 활용한다.

모든 인간이 다 공통적이다.

한계가 있다는 거다.


그럼 각 주제별로 시간을 얼마큼 투자할지 정해야 한다.


'1분 연장근무 = 유산소 5분씩 추가'


이런 문구를 마음에 새기고 회사에 남아있으면

회사는 안 그래도 빨리 뜨고 싶은 공간인데,

진짜 더 빨리 튀어가고 싶다.


고백하자면 근래에 들어서는 회사 업무가 양쪽뺨을

연타로 때리고 있어서 1~2시간씩 추가 근무를 하고 있다.

이전 직장에 비하면 야근이 아주 신사적인 수준이지만

그래도 이 시간들이 누적되면 눈덩이처럼 불어난다.

= 하루 1시간

= 일주일 5시간

= 한 달 평균 20~23시간


한 달 기준으로 하루가 통째로 증발되는 거다.

그만큼 내 몸을 가꿀 기회, 휴식을 취할 기회, 게으름 피울

권리를 박살 내 버리는 것이다.


일이 파도처럼 밀려드는 게 아주 아찔한 맛이다.

지금 하는 일들이 내 발전을 위해서 투자하는 일이라

현재 목표는 당분간 업무가 1순위.


그렇지만 2순위도 포기할 수가 없기 때문에

평일기준 60%= 일 , 40%= 운동으로 비중을 맞췄다.

*그래서 주말이 더욱 소중하다.

평일에 못 챙긴 운동님은 주말에 더 잘해드리기로.



이런 루틴을 만들려면 주변 분위기를 만드는 것도

중요한 부분이다. 그중에 한 가지 방법.



타인관계

" 아.. OO 씨는 이런 사람! "


사람은 기본적으로 변수가 많은 것을 싫어한다.

본인이 생각한 범주 내에서 루틴이 이뤄지길 원하고

이건 타인을 대할 때도 맞찬가지이다.


그런 점을 활용해서

본인이름 ='건강, 운동, 칼퇴'


이라는 키워드가 떠오르게 만들어야 한다.

나를 보면 누구든지 <운동을 주기적으로 가야 하고(그렇지 않으면 괴롭고 힘든 사람), 본인만의 루틴을 반드시 지키려고 눈이 살짝 돌아있는 사람>이라는 정의가 툭치면 자연스럽게 나와야 한다.


(물론 그렇다고 회사에서 기계처럼 일만 하지 않는다.

중간중간 동료에게 건네는 스몰토크마저 업무의 중요한 일부다. 공동체에서 살아남기란 쉽지 않다..^^)


그 외에 사람들과 밥 먹을 때나, 소소한 일상을 이야기할 때

운동을 가는 이유/ 목적/ 목표를 동료들에게 조금씩, 자주, 반복적으로 내 상태를 어필한다.


(너무 극단적인 예시를 들면 당황스러울 수 있으니 자연스러운 게 포인트)


ex)

-주기적인 운동을 시작했다. 피티를 끊었다.

-최근에 마음이 울적해져서 운동으로 극복하고 있다.

-다이어트를 시작했다.

(*이 말을 내뱉은 순간 지켜야 하니 매우 유용하다.)

-운동을 다녀온 다음날이면 유독 업무 효율이 증가한다.

(*특히 업무에 관한 장점은 상사에게 반드시 강력하게 어필)



그럼 자연스럽게 당연히 운동을 '가야만 하는 사람'된다.

내 마음에도, 타인에게도 명확한 동기가 자리 잡게 된다.




회식문화

"회식 끝나고 헬스장으로 튀어갑니다. 실시."


우리 회사의 장점은 회식이 점심에 있다는 것.

그것도 자주가 아니라는 것. (한~두 달에 한번 꼴)

그리고 음주 문화가 없다는 것.

정말 감사한 일이다.

그래도 평소에 먹던 음식과는 다른

고칼로리가 다량으로 섭취된다.


그럼 그때부터 스스로와 협상을 하기 시작한다.


• 선택지 1) 회식음식 맛있게 먹고 운동 갈 것인가.

(or 집까지 걸어가기)

선택지 2) 회식에서 음식 안 먹고 운동 안 갈 것인가.


이 두 개의 선택지 중에서 골라야 한다.

미안하지만 다른 옵션은 없다.


눈앞의 음식은 못 참고 먹게 되니 자연스럽게 음식 먹고 운동을 간다는 선택지 1을 고른다.


운동을 가야 하니 술은 못 먹는 게 당연하게 따라온다.

더부룩하면 운동 가서 소화만 하다 끝나게 되니,

적당히 양을 조절해서 먹게 된다.

타협을 해도 선택지를 빡빡하게 만들면

그 안에서 선택을 하게 되어있다.


자유도를 높게 주면 절대 힘든 건 고르지 않는다.

운동을 가지 않는 건 선택지가 여유로워서 그런 걸 수도.

(물론 전부 일반화할 수는 없다. 자책하지 않기.)


예전에 식단을 할 때 회식에 오이랑 무를 도시락 싸가서 먹었다.(그땐 잠깐 미쳐있었다.)

분위기상 빠질 수는 없었고, 음식을 먹을 수는 없었다.

그래서 다른 음식을 챙겨갔다.

다행히 예상보다 너무 재미있게 놀아버렸다.

저녁까지 잘 놀다가 회식 끝나고 운동하러 갔다.


당연히 주변에 미리 양해를 구했었지만, 생각해 보니

이런 직원이 있으면 대표님도 쉽지 않을 것 같다.

갑자기 죄송한 마음이 든다.


하지만 직원은 일 잘하고 수금 잘하는 게 1순위라고 생각한다. 신도 완벽하지 않은데 내가 어떻게 다 잘할 수 있을까. (라는 직원의 개인적인 생각)



자책금지

"가능한 것을 찾아서 해보기=티끌 모아 태산을 만든다"



가이드가 있어야 정확한 목적지를 알 수 있다.

운동을 왜 하는 건지 어디까지 하고 싶은지 정확한 목표를 가지고 해야 진짜 운동이 시작된다.



운동을 만약 계획대로 못하더라도 자책하지 말기.

설령 업무에 밀려서 현실은 책상에 앉아있어도 자책을 하지 말자. 야근 많은 직장에서 있었어서 너무 잘 알고 있다.

(그때는 운동을 못하는 게 내 탓인 거 같고, 스스로를 사랑하지 않는 느낌이 든다.)


그럴 때는 틈틈이 작은 시간을 공략하자

예를 들어 유산소를 못할 거 같으면 그날 하루는 계단으로 이동을 한다던가. 이동할 때 따릉이를 탄다던가.

본인만의 삶에 맞는 방식으로 작은 활동량을 늘려서 유산소를 채우면 된다.


지금도 이런 방법으로 유산소 시간을 채우고 있다.

근무하는 회사는 15층 이상 고층인데

출근할 때, 점심 먹고 나서 계단을 오른다.

(당연히 매일 하지 않는다. 헬스장에서 유산소를 하기 싫을 때는 이렇게 채우는 거다.)


그리고 여유가 되면 따릉이 타고 퇴근한다.


이것도 힘들면 점심 먹고 10분이라도 무조건 걷는다.

헬스고 뭐고 다 싫을 때는 걸어서 집을 간다. 걷기 최고.





[틈틈이 채운 유산소시간 계산]

=계단 타기에 대략적으로 걸리는 시간 (*10분 내외)

=따릉이 타고 퇴근 (*30분)

=그 외에 오전, 오후 복도에서 스트레칭(*5분 내외)


적어도 40분 이상은 유산소를 확보했으니 컨디션이 별로인 날은 집 가서 쉬거나, 근력을 해줘야 할 때는 1시간 타이머 켜두고 헬스장 가서 밀어주면 그날 운동은 끝.


루틴에 익숙해져서 편한데 지인들한테 말하면 공감대 형성이 안 된다.


이렇게 안 하면 다들 어디서 시간이 나서 운동을 하는지 진짜 궁금하다.


지금은 회사원에의 삶에 최선을 다할 뿐이지만.


앞으로 하고 싶은 일을 단단히 준비해서

나에게 딱 맞는 업무루틴&운동루틴을 만들 것이다.


시간을 한정 지어 버리는 업무환경에서도

최선을 다하는 직장인들. 모두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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