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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내기 공무원에게 전하는 제언

공직생활의 3대 중심축! 일, 인간관계 그리고 자기계발

by 경수생각


남의 이야기가 아니다. 30년 공직생활 동안 필자가 겪고 실천한 것이다. 물론 필자가 걸어온 길이 공직생활의 정석은 아니다. 그러니 굳이 이대로 닮을 필요는 없다. 너무 힘들 수 있고, 남의 얘기로 들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당신은 지혜롭다. 무시할 부분은 버리고, 닮고 싶은 면은 공직생활의 디딤돌로 삼으면 된다.


이런 사람은 공무원 하지 마라

최근 인사혁신처에서 발표한 자료를 보면, 어려운 관문을 꿇고 들어온 공무원 중 5년 내 퇴직하는 공무원 14.9%나 된다. 이 중 1년 미만 퇴직자가 26.5%라고 한다. 막상 힘들게 들어오긴 했는데 기대했던 것과 달라도 너무 달랐던 모양이다. 사실 공무원이 철밥통이라는 건 이제 옛말이 되었다.


정시퇴근과 워라벨! 공무원이 되면 편하고 안정적일 것이라 기대했다면 당장 생각을 고쳐먹어야 한다. 업무가 빡세다. 화재, 구제역 같은 재난이나 사건 사고가 발생하면 제일 먼저 현장으로 달려가는 사람이 공무원이다. 코로나19의 최전선에도 물론 선배 공무원들이 애쓰고 있다.


공무원 급여가 예전보다 높아졌지만 초임 봉급은 박하다. 풍족하게 쓰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공무원을 선택해서 경제적 풍요를 꿈꿨다면 이 생각도 빨리 바꿔야 한다.


공직은 사회의 수많은 조직 중에 가장 보수적이다. 모든 공사公私 행동이 법에 의해 규율을 받는다. 간섭받는 것이 싫거나 자유분방을 추구하는 사람이라면 이 또한 생각을 바꾸거나 공직 선택을 심각하게 고민해야 한다. 관료사회의 특징을 이해하고 인정해야 한다. 이것이 공직세계의 한계이다.


공직자의 자세란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신이 공무원을 선택한 이유는 공직이 갖고 있는 장점이 훨씬 많기 때문이다. 빡쎈 업무와 풍족하지 않은 봉급, 다분히 보수적인 조직에서 당신이 성장하고 공직의 장점을 최대한 누릴 수 있는 방법은... 헌신과 봉사의 마음을 갖는 것이다. 공직자가 갖춰야 할 기본자세이기도 하다.


공직생활에서 최고로 치는 영예와 보람은 뭐니뭐니 해도 승진이다. 그리고 공직생활의 3대 축은 업무 즉 일과 인간관계 그리고 자기계발이다. 이 3가지 축을 균형있게 즐기면서 만들어 가면, 굳이 승진을 쫓지 않더라도 승진이라는 선물은 덤으로 얻을 수 있다.


슬기로운 공직생활

업무로 승부를 거는 법

맡은 업무를 처리하는 것은 공직에 몸 담고 있는 존재의 이유이다. 승진을 빨리하는 정도의 길은 업무로 승부 거는 것이다. 어떻게 업무로 승부를 걸 수 있을까?


업무의 고수가 되라

맡은 업무의 능력자로 인정받는 것이다. 같은 업무를 보는 다른 주민센터, 다른 구, 다른 시의 직원 중에 고수가 되는 것이다. 절대 하찮은 업무는 없다. 업무의 고수가 되려면 정확한 업무파악이 선행되어야 한다. 선배에게 묻고, 관계 법령과 업무지침서를 통달해야 한다. 업무가 숙달됐다고 선임자가 했던 수준에서 멈춰서는 곤란하다. 자신의 업무로 영향을 받는 주민의 입장에서 편의와 개선을 위해 끊임없이 고민하고, 적용하는 노력은 계속되어야 한다.


공직생활의 성패를 좌우하는 보고와 발표

보고서만 잘 만들어도 공직생활의 반은 먹고 들어간다! 그런데 보고서를 처음부터 잘 만들 수 없다. 그러니 문서를 공람하다가 깔끔하게 잘 만들어진 보고서가 눈에 띄면 다운 받아 놓는 습관이 필요하다. 다른 것은 몰라도 보고서 작성에 관한 직무교육은 꼭 받는 것이 좋다. 따로 공부도 해야 한다. 노력 이상의 결실이 분명히 기다리고 있다.


발표를 잘하는 것은 보고서를 잘 만드는 것만큼이나 중요하다. 공직생활을 차츰 하다 보면, 발표의 기회가 하나 둘 늘어난다. 보고서와 발표는 철로의 양 괘? 쌍두마차와 같다. 대부분 자신이 만든 보고서가 발표로까지 이어지기 때문이다.


발표의 기회가 왔을 때 주삣주삣 거리거나 ‘나는 못해요’라고... 굴러들어온 기회 걷어차는 우를 범하지 말기 바란다. 부디 평소에 미리! 발표 역량을 키우기 바란다. ‘발표는 발탁의 기회이다.’ 잘 만든 보고서와 멋진 발표는 공직에서 당신의 역량과 선입견을 재평가 받는 소중한 기회가 될 것이다.


업무처리의 적시성

맡은 업무를 ‘잘 처리한다.’는 것은 업무계획을 수립하고 추진하는 것만큼이나 처리 기한과 보고 타이밍을 넘기지 않는 것이다. ‘오늘 뉴스는 정보, 어제 뉴스는 쓰레기’라는 말이 있지 않은가? 긴급을 요 하거나 화급을 다투는 사안이 발생하면 신속하게 상황 보고나 결과 보고를 해야 할 때가 있다. 그런데 잘 만들어보겠다고 끌어안고 시간을 끌다 상황이 종료되면, 아무리 잘 만든 보고서라도 쓰레기통에 던져질 가능성이 높다. 업무의 사안에 따라 처리 기한이나 보고의 적기를 잘 인식 해야 한다. 적시성을 놓치면 당신의 이미지에 치명타가 될 수 있다.


인간관계로 승부를 거는 법

업무를 ‘잘 처리하는 것’ 못지않게 공직생활에서 중요한 또 하나의 축은 원만한 인간관계이다. 세상에 독불장군은 없다. 더구나 공직 생태계는 더욱 그렇다. 다소 정적이면서도 소문이 빠른 조직이 공직이다. 향기 나는 꽃에 벌과 나비가 모이는 법이다. 원만한 인간관계란 동료들로부터 좋은 평판을 받는 것이고, 좋은 평판은 공직생활을 더 신명나게 하는 시너지 효과를 발휘한다.


많이 인사하고 많이 웃기

사무실에서 선배와 동료들에게 많이 인사하고 많이 웃기 바란다. 인사를 잘한다고 당장 큰 혜택을 받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인사를 안 하는 직원으로 찍히면, 여러 면에서 보이지 않는 불이익을 받는 것은 분명하다. 직장생활에서 인사는 ‘하면 기본, 안 하면 손해’이다. 웃는 것도 너무 실없이 아무 때나 웃으라는 것이 아니다. 웃어야 할 때 웃으라는 것이다. 퉁퉁 부은 동료 직원과는 가벼운 말 한마디 건네기도 부담스럽다. 동료들을 불편하게 하는 찌푸린 표정은 직장생활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가까이 있는 사람과 친하게 지내기

다음은 가장 가까이 있는 사람과 친하게 지내는 것이다. 같은 사무실, 같은 층에서 지금 함께 근무하는 동료들과 좋은 유대감을 유지하는 것이다. 선배 동료들은 철마다 자리를 이동하고 승진을 한다. 만나면 헤어지고, 헤어지면 또 만나게 된다. 그러니 지금 한 사무실에서 가장 가까이 있는 사람과 친하게 지내는 것이 복리로 인맥을 쌓고, 후원자를 만드는 가장 손쉬운 방법이다.


말하되 질문하고, 경청하되 칭찬하기

동료 직원과 친하게 지내기 위해서는 관계의 질을 높이여야 한다. 관계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는 나름 의식적이고 능동적인 행동이 필요하다. 사람은 공돈이 생기거나 사랑을 나눌 때 즐거움과 쾌락을 느낀다. 그런데 이보다 더 큰 쾌락은 자신이 하는 말을 상대방이 진지하게 들어주고 반응을 보일 때다. 말을 하되 동료에게 가벼운 질문을 하고, 경청하되 칭찬을 아끼지 않으면 선배나 동료는 당신을 더 살갑고, 친밀하게 대해줄 것이다. 좋은 평판만으로 승진할 수 없지만 인간관계를 잘 유지하면 분명히 승진에 도움이 된다.


자기계발은 행복의 디딤돌

사실 공직생활에서 승진보다 더 가치 있고 의미 있는 것은 자기만족이다. 공직생활을 넘어 삶의 궁극적 목적은 자신의 행복이고, 행복은 삶의 만족과 보람에서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자신만의 필살기를 키워라

먼저, 자신만의 필살기를 한 두 개 정도 키우는 것이다. 특정 분야의 지식을 쌓거나, 특별한 체험을 하거나, 독특한 기술을 배우는 것도 괜찮다. 업무적으로 관련이 있든 없든 상관없다. 원래부터 자신이 하고 싶었던 것일 수도 있고, 직관적으로 떠오른 것일 수도 있다. 기왕이면 남과 경쟁하는 것보다 Only One! 유일하거나 희소성이 높은 것이면 더욱 좋다. 자신의 즐거움을 넘어 남들에게 유익을 줄 수 있는 것이라면 더 더욱 좋다.


10년을 설계하고 내일을 준비해라

몸은 현재를 살고 있지만, 머리는 10년을 설계하고 내일을 준비해야 한다. 세상이 정말 빠르게 변하고 있다. 4차 산업혁명에 맞서기도 버거운 요즘 코로나19까지 덮쳤다. 전문가들은 AI가 인간의 능력을 넘어서는 시기를 2045년~2050년 즈음으로 예상하고 있다. 2017년 정부는 ‘인사비전 2045’를 통해 2045년까지 민원 공무원의 75% 이상을 로봇으로, 현장 공무원 등의 50% 이상을 로봇과 인공지능 서비스로 대체할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공직의 일자리 중 50~80%를 로봇 공무원에게 빼앗기게 되는 것이다.


이 엄중한 시기에 변화를 거부하고, 코로나19 이전의 삶을 고집한다면, 당신은 이미 도태된 공무원이다. 곧 다가올 미래에 무엇이 변하고, 어떻게 변할지? 그것을 위해 지금 무엇을 준비하고, 무엇을 배워야 하는지? 이 물음의 답은 당신이 고민하고 스스로 찾아야 한다.


3권의 책을 써라

공직생활 중에 3권의 책을 써보라고 권하고 싶다. 필자가 당신께 던지는 미션이다. 먼저 <수필집>을 써라. 평소에 주변의 일들을 의미 있게 관찰하고, 메모하고 정리하는 습관을 들이면 충분히 가능하다. 다음으로 <전공분야>의 책을 써라. 자신의 분야에서 최고! 지존이 된다면, 이 책은 자연스럽게 만들어질 것이다. 마지막으로 <자서전>을 써라. 당신 삶의 궤적이 후배 공직자들에게 큰 울림이 될 것이다.


때로는 버겁고 지칠 수 있는 공직생활에서
삶의 만족과 보람을 찾을 수 있는 통로가 자기계발이다.
자기계발은 업무역량과 인간관계 개선에 선순환의 시너지 효과를 발휘한다.

필자는 당신이 업무와 인간관계, 자기계발 모든 면에서
성공한 공직자로 거듭나기를 바랄 뿐이다.
삼박자 장단, 이것이 명품인생이다.

경수생각









https://youtu.be/4DC3PEnWc7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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