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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초록Joon Aug 23. 2020

좀 더 이곳에 머무르기로 했다

휴직 연장

오기 전에도, 오고 나서도 끊임없이 호주에 왜 갔는지 질문을 받는다. 우리가 호주에 온 이유는 무엇일까? 


한국에서 아들을 공동육아 어린이집에 보내려고 할 때 첫 면담의 질문이 기억난다. ‘나중에 아이가 대학을 안 간다고 한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요?’ 그때부터 우리는 육아와 교육에 대한 서로의 생각을 조금 알게 되었고 그게 우리 가족의 미래에 대한 고민의 시작이 되었다. 공동육아 생활을 하며 지내던 3년 차, 아들이 6살이 되던 해에 일단 미루어두었던 아들의 교육에 대해 고민하게 되었다. 내후년이면 학교를 가게 되는데, 어디로 어떤 학교를 보낼 것인지부터 시작이었다. 그냥 집 주변 일반 초등학교를 보내야 하는지 대안 학교를 찾아서 보내야 하는지부터, 학교에 가게 되면 등교 시간에는 어떻게 하고, 하교 시간에는 누가 어떻게 아이를 돌볼 것인지, 다른 아이들처럼 다른 사람을 써야 하는지, 학원 뺑뺑이를 돌려야 하는지까지. 아직 경험하지도 않았지만 거부하고 싶은 현실이 마구 상상되었다. 확실한 것은 우리는 아이를 쳇바퀴에 밀어 넣고 싶지 않았다. 


이런 고민 속에서 먼저 아내의 건강에 적신호가 켜졌다. 그 당시는 변화가 많았던 회사 생활 탓에 지금껏 봐온 파랑 인생에서 육체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최악인 시기였다. 우리는 이런 상황을 지켜보며 함께 마주 앉아 이야기를 나누었다. 현재의 힘듦, 그리고 앞으로 생길 수많은 고민들을 어떻게 헤쳐나갈 것인가. 겉으로 보기엔 남부럽지 않게 살아가는 것 같지만 이런 삶이 언제까지 계속될 것이며 실제로 우린 행복하게 살고 있는 것일까? 지금껏 많은 이야기를 나누어 왔지만 구체적으로 서로 원하는 바가 무엇인지는 몰랐다. 그래서 버킷리스트를 작성해 보았다. 서로의 생각과 앞으로 원하는 삶을 알게 되었다. 진짜로 원하는 것을 해보기로 했다. 그 시기는 바로 지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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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제가 쓴 책이 나왔습니다. 애만 만들고 아빠인 척하던 제가 변해가는 이야기입니다. 아닌 척 모른 척했지만 저도 그저 엄마가 애를 키우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하며 살았습니다. 저 같은 사람이 많아져서 함께하는 육아가 당연해지는 날을 꿈 꿉니다. 책 표지에 적어 둔 것처럼 인세 수익은 모두 필요한 아이들에게 기부합니다. 다른 욕심 없이 오로지 더 많은 이들에게 전해져서 세상이 변하길 바랍니다. 아이가 있거나 아직 없거나 다 컸거나 심지어 없을 예정이어도 읽으면 좋습니다. 엄마 아빠가 함께하는 육아를 아이와 세상을 살아가는 우리 모두가 이해해야만 바뀌기 때문입니다. 관심과 사랑 부탁드립니다. 필요한 분들에게 전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이 순간을 나눌 수 있어서 기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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