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듯하게 산다. 제값 하네!
살면서 돈이 없으면 안 된다. 돈이 있어야 살 수 있다. 돈만 있다고 살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돈이 없으면 살기 어렵다. 돈을 벌어야 살 수 있다. 그렇다고 돈만 벌기 위해 사는 것은 아니다. 친해지기도 멀리하기도 어려운 녀석이다. 삶의 시작부터 끝까지 함께한다. 우리 삶에 떼려야 뗄 수 없는 돈벌이에 대한 표현을 살펴보자.
혼자 살든, 여럿이 살든 가족 중 누군가는 밥벌이를 해야 한다. 다 같이 하는 경우도 있고 한 명이 맡아서 하는 경우도 있다. 꼭 누군가는 돈을 벌어와야 한다.
아마 서양 아침 식사에 친숙하게 등장하는 ‘베이컨’을 사용한 것 같다. 밥 먹는데 필요한 음식인 베이컨을 누가 집으로 가져오냐는 의미다. 한마디로 누가 밥 먹을 돈, 그러니까 생활비를 벌어오냐는 뜻이다. 생각보다 많이 들을 수 있으니 알아 두면 좋다.
우리의 월급은 통장을 스쳐간다. 만져보기도 느껴보기도 전에 들어오자마자 나간다. 많든 적든 들어오는 돈의 크기와 무관하게 늘 거기에 맞춰서 살게 된다.
‘paycheck’은 옛날에 월급으로 주던 지불 수표가 여전히 남아서 ‘월급, 급여, 급료’라는 의미로 사용된다. 월급으로부터 월급까지 살아간다는 의미는 ‘딱 그 월급에 맞춰 빠듯하게 산다’는 말이다. 그날 벌어 그날 쓰기 바쁘다는 뜻이다. 표현이 괜히 많이 슬프다. 모든 월급쟁이들의 애환이 느껴진다.
이 놈의 돈! 없으면 필요하고 원하면 달아난다. 그래도 죽지 않을 만큼은 찾아온다. 돌고 돈다고 해서 ‘돈’이라는 말이 맞다
‘돈은 있다가도 없고, 없다가도 있는 거야’ 정도의 의미가 아닐까 싶다. 자기 마음대로 왔다가 갔다가 하는 게 돈이다. 욕심내지 말고 이 놈은 원래 그러려니 하고 살아가는 게 편할 듯하다.
우리는 늘 무언가 사고 소비한다. 그 오래전 옛날처럼 스스로 생산할 수도 제작할 수도 없기 때문이다. 딱 하나 가진 노동력을 통해 '돈'을 생산한다. 그 돈으로 필요한 것들을 얻는다. 무엇을 어떻게 사든 간에 얻은 물건이나 서비스가 어땠는지 느끼고 판단한다. 내 소중한 돈을 들인 그것들에 대한 내 마음을 어떻게 표현할까?
너무 가격이 싸거나 좀 허술해 보이는 물건을 사 올 때가 있다. 긴가민가 하면서 그 성능을 확인해 볼 때까지 불안 불안하다. 사용해 보니 괜찮다. 휴, 다행이다.
보인 것만큼 바쁘지 않다는 뜻이다. 옆에서 잘했다며 한 마디 더 붙여 줄 수 있겠다. 잘 샀네! 잘 샀어!
기분이 좋다. 다음번엔 더 잘 살 것 같은 기분이다. 이렇게 우리는 또 쇼핑을 계속 이어나간다. 싼 것을 사도 결국 돈 쓰는 거고, 안사면 공짜인 것을 왜 모를까?
이번에는 좀 돈을 들여서 괜찮을 것을 사 왔다. 워낙 겉만 번드르르하고 속은 별로인 물건들이 많아서 좀 불안한 마음이 남아있다. 다행히 사용해보니 그만한 가치가 있다. 좋았어. 이번에도 성공이다.
이 정도 가격을 할 만한 이유가 있는 녀석이었다. 그렇다면 기분 좋게 지불해줘야지. 나 좀 잘 사는 듯? 다시 한번 말하지만 안사면 공짜다.
늘 소비에 성공할 수는 없다. 모두가 좋다고 해서 나도 샀다. 그런데 너무너무 별로다. 모두 다 같이 죽자고 좋게 소문이 난 것이 아닌지 의심이 갈 정도다. 소문은 믿을게 못된다며 한숨과 함께 내뱉어 보자.
들리는 이야기만큼은 좋지 않다는 말이다. 다음에는 좀 더 살펴보고 사야겠다고 마음을 굳게 먹는다. 꼭 잘 사고 말 거야! 이렇게 또 다음 소비가 예약되었다. 이제 정신 차리고 그냥 안사면 안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