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에서 일할 줄 알았지?
회사에 일하러 간다는 말이 새빨간 거짓말이라는 것을 아는가? 회사에서는 일하지 않는다. 회의만 한다. 회의로 시작하고 회의로 돌아가고 회의로 끝이 난다. 주간회의, 월례회의, 분기회의, 신년회의, 연말회의, 팀 회의, 본부회의, 부문회의, 연합회의, 실적회의, 전략회의, 마감회의, 긴급회의, 대책회의, 아이디어 회의, 협력회의, 협상회의, 협의회의, 조정회의, 점검회의....... 이놈의 회의만 없어도 집에 일찍 가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자리에 진득하게 앉아서 정리할 틈 없이 몰아쳤다. 마치 내리는 비 없는 곳의 지하수 펌프처럼 연신 짜내지기만 하는 기분이었다.
회의가 쓸데없고 쓸모없다는 말은 아니다. 회의는 필요하다. 다수의 생각을 잘 모아서 가장 좋은 결론을 만들어 내기에 적절하다. “그럼, 회의는 유용한 업무 처리, 의사 결정 수단 맞네요. 뭐가 문제죠?”라고 한다면, 진짜 회의를 못 해본 사람이다. 회사의 회의는 전혀 그렇지 않다. 회의는 혼자가 아닌 여럿이 모여 의논하는 자리다. 제각각 다른 사람이 나름의 상황과 목적으로 몰려들면 예측하기 어려운 방향으로 흘러간다. ‘아까운 내 시간 돌려줘!’라는 생각이 튀어나오는 회의가 흔했다.
‘회의 문화’라는 게 있다. 뭔가 거창해 보이지만 별거 아니다. 명확한 목표 정하기, 지각하지 않기, 자료 미리 보내기, 정해진 시간 내 끝내기, 결론 내리기, 적극적인 의견 개진하기. “너무 당연한 거 아닌가요?”라고 할 수 있다. 안타깝게도 내가 다니는 10년 동안 이것들을 제발 좀 지키자고 회사는 ‘회의 문화 개선’을 매년 부르짖었다. 그래도 안 된다. 적절한 기준을 통과한 멀쩡한 성인이 모여 있는 곳인데도 상식이 지켜지지 않았다. 회의 시간×참석자 수만큼의 자원이 해당 회의에 쏟아 부어지는 비용이다. 모이는 사람의 귀중한 시간을 생각한다면 꼭 지켜져야 한다. 슬프게도 기본이 안 되어있는 회의가 많아도 너무 많았다.
* 어떤 회의가 더 최악인지 알고 싶다면? (우리의 책에서 만나요!)
첫 번째 책에 주신 관심 덕분에 두 번째 책을 세상에 내놓았습니다. 인생에서 긴 시간을 차지한 ‘회사’ 이야기입니다. 제목처럼 전 여전히 ‘퇴사’를 고민하고 있습니다. 내년이면 영원할 줄 알았던 휴직이 끝납니다. 꼭 돌아갈 것 같았지만 이제는 잘 모르겠습니다. 이 책이 해답을 줄 수 있을까요?
직장에서 느끼는 온갖 사건과 감정이 담겨있습니다. 함께 즐겨주시면 저와 우리가 해나갈 고민에 큰 도움이 될 겁니다. 꼭 읽어주시길 추천과 부탁을 동시에 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첫 번째 책과 마찬가지로 모든 인세 수익은 도움이 필요한 곳에 쓰입니다. 이번 책으로는 과로, 우울증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직장인들을 위해 기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