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 또 보고
짜장면 vs 짬뽕
영원한 인생 최대의 난제다. 이 외에도 만만치 않은 고민도 많다. ‘김치찌개 vs 된장찌개’, ‘부먹 vs 찍먹’, ‘치킨 vs 피자’, ‘콜라 vs 사이다’, ‘딱복 vs 물복’ 등. 인생의 축소판인 회사에도 있다. 바로 ‘워드 vs 파워포인트’. 답이 안 나온다. 어쩌면 끝나지 않을 싸움이다. 결국은 취향의 문제인지도 모른다. 보고받는 윗사람이 무엇을 더 선호하는지에 따라 달라진다. 위가 바뀌면 거기에 맞춰 한 가지로 몰리기도 한다. 위는 계속 변하기에 어쨌든 둘과 친해질 수밖에 없다.
직장 생활이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저 둘에 대한 원망은 늘어난다. 둘 다 만들어낸 마이크로소프트에 대한 직장인의 저주는 상당하다. 워드든 파워포인트든 들어가는 시간과 노력이 어마어마하기 때문이다. 간단한 메모장만 있었더라면 어떠한 꾸밈도 없고 참 좋았을 텐데 말이다.
실력이 궁극의 경지에 오르면 워드든 파워포인트든 모두 똑같아진다. 서양과 동양의 무술 고수가 같은 지점에서 통하듯이. 세로로 시작하느냐 가로로 시작하느냐 정도의 차이다. 심지어 그깟 방향도 손쉽게 바꿀 수 있으니 다름없는 셈이다. 파워포인트가 이미지 중심이라서 좀 다를 것 같지만, 워드도 가만히 있지 않는다. 자체 그림 그리기 도구가 꽤 만만치 않고, 파워포인트로 그림 그린 것을 워드에 붙여 넣기도 한다. 이러니 두 싸움은 사실 의미가 없는지도 모르겠다.
진지하게 우리가 고민해야 할 건 ‘보기 좋은 문서가 정말 필요한가?’라는 의문 아닐까? 저기 바다 건너 ‘아마존’이라는 회사에서는 쓸데없는 그림 그리기가 금지다. 글로 써서 필요한 내용을 전달한다고 한다. 이미지, 폰트, 효과의 화려함으로 가득했던 겉모습을 벗고 가려져 있던 진짜 내용으로 승부한다. 글이라고 해서 얼마나 편하겠냐마는 그래도 본질에 집중하는 정성과 노력이 옳다고 여겨진다. 요약하면 몇 마디면 될 것을 문서로 만든다고 꾸미고 양 늘리며 난리 쳐 볼수록 그렇다.
* 심지어 어느 조직에든 화가를 높여 부르는 화백(畫伯)마저 존재하는데... (우리의 책에서 만나요!)
첫 번째 책에 주신 관심 덕분에 두 번째 책을 세상에 내놓았습니다. 인생에서 긴 시간을 차지한 ‘회사’ 이야기입니다. 제목처럼 전 여전히 ‘퇴사’를 고민하고 있습니다. 내년이면 영원할 줄 알았던 휴직이 끝납니다. 꼭 돌아갈 것 같았지만 이제는 잘 모르겠습니다. 이 책이 해답을 줄 수 있을까요?
직장에서 느끼는 온갖 사건과 감정이 담겨있습니다. 함께 즐겨주시면 저와 우리가 해나갈 고민에 큰 도움이 될 겁니다. 꼭 읽어주시길 추천과 부탁을 동시에 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첫 번째 책과 마찬가지로 모든 인세 수익은 도움이 필요한 곳에 쓰입니다. 이번 책으로는 과로, 우울증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직장인들을 위해 기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