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과 양육의 목적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다.
어떤 사람들은 아기를 낳고 우여곡절을 겪으며 어른이 되어가고
우리 부부의 경우 아기를 낳기 전 우여곡절을 먼저 겪으며 어른이 된 뒤 아기를 낳게 되었다.
10년 동안 아기를 간절히 기다리진 않았지만 (우리는 안 생긴다면 없이 살아도 좋겠다고 이야기했었다.)
우리가 어떤 부모가 되고 싶은지 충분한 이야기를 하였다.
우리가 먼저 두 발로 온전히 독립적인 개인이자 사회의 일원으로 스스로 서있는 힘을 길러내고 싶었다.
결혼 후 해외에서 4년 정도 함께 살아본 경험, 다시 한국에서 직장을 얻고 삶의 터전을 이뤄본 경험 등은
우리가 두 발로 서있기에 부족한 부분의 근육들이 더 단단해지는데 도움을 주었다.
아이를 길러내는 것은 무엇을 목적으로 할까?
결국 건강한 독립된 성인으로 잘 길러내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부모가 먼저 건강한 성인이 되어야 한다.
부모로부터 정신적, 경제적, 심리적으로 건강하게 독립되어 있어야 한다.
10년 만에 아이를 출산하며 나이가 들어 체력적으로 부족한 부분이 많지만 늦게 낳아 이런 부분은 오히려 더 단단한 가치관이 확립된 상태로 양육하기에
안정적인 부분이 있다.
애는 빨리 낳아야 좋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어릴때 체력이 더 좋은 부모일 수 있고 노동기간이 더 확보가 되니 미래에대한 안정감이 보장될수 있다. 지금은 체력도 약해지고 은퇴시점도 많이 남지 않은것 같지만 늦게 낳아도 좋은 점이 있다. 부부가 아이를 어떻게 길러낼지 어떤 교육관을 가질 것인지에 대해 토론을 충분히 한다면 늦게 낳아도 그때가 좋은 때이다.
우리 부부가 생각한 부모의 역할은
스스로 결정하고 결정에 책임을 지고 실수도 저질러보고 실수를 통해 배운 점을 기억하고 다시 반복하지 않으려 하며
평생 학습하고 배운 것을 자신만을 위해 쓰는 것이 아닌 다른 사람의 삶을 풍요롭게 하는 데에도 기여하는 기쁨을 아는
성인으로 길러내는 양육자가 되는 것이다.
뭐든 다 해주고 싶은 것이 부모의 마음이지만 건강한 독립성을 길러내 주기 위해서는
용돈을 어느 선에서 제한할지, 핸드폰을 사용하는 시간을 어떻게 제한할지 등 고민을 해야 하는 것들이 앞으로도 많을 것 같다.
건강한 결핍은 아이가 세상을 살며 겪게 될 한계와 여러 문제들을 받아들이고 해결하는데 더 도움이 될 것이다.
해외에서 살며 겪어본 여러 결핍들은 한국으로 돌아오며 당연하게 가던 병원도 나라의 복지혜택들 등도 감사하게 여기게 되었다.
이러한 결핍들을 스스로 두발을 이 땅에 딛고 풍파를 겪으면서도 똑바로 서있는 근육을 길러내게 한다.
이런 근육을 잘 길러내 주는 부모가 되어주고 싶다.
내 품에 안겨서 새근새근 잠든 아기를 보며 이 아이의 미래는 어떻게 펼쳐질까 기대된다.
늦게 낳아도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