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 늙은이

찌질한 인생 - 서른 즈음에

by 거짓말의 거짓말

가끔 '소년' 같다는 말을 듣는다. 뭐 평균보다 키가 작은 편이니까 소남(小男)이라고 하면 할 말은 없지만 이제 보름 뒤면 서른이 되는 남자에게 소년이라니. 게다가 연하인 여자애가 연상인 남자에게 이런 말을 하는 것은 실례라고 생각한다.


반대로 '늙은이' 같다는 말도 듣는다. 그러니까 직장에는 나보다 스무 살 정도 많은 부장이라고 불리는 사람들이 있다. 그중 한 명이 내게 "너는 어째 나보다 더 늙은이 같다"며 "속을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소년이든 늙은이든 딱히 마음에 드는 호칭은 아니다. 역시나 요즘 가장 마음에 드는 호칭은 '오빠'라는 호칭이다.


전에는 오빠라는 호칭보다 나보다 연상인 여자가 이OO'씨'라고 불러 주는 것을 더 좋아했다. 어쩐지 한 명의 어른으로서 존중을 받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학을 졸업하고 구직활동을 할 즈음부터는 '씨'라는 호칭이 갖고 있는 사무적인 느낌이 조금 싫어졌다.

아직까지는 '오빠'와 '이OO씨'가 호각세지만 서른이 되면 확실히 전자 쪽으로 기울 것 같다. 역시나 이런 생각을 한다는 것 자체가 늙은이가 돼가고 있다는 증거다.


더불어 이런 생각을 -하는 것은 괜찮지만- 이런 공간(SNS)에 올리는 것은 어린애(소년)의 행동이라 생각한다.

무서운 사실이지만 의외로 타인의 시선이란 정확하다.


나는 소년과 늙은이라는 말에 반발하고 싶었지만 결국 소년과 늙은이임을 스스로 증명하고 있다.



p.s. 아, 요즘은 나보다 어린 여자애가 반말로 내 이름을 부르는 것도 나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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