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 연재에 할 얘기가 맞나 싶지만
요즘 통 운동을 못하고 있다.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하기 때문이다. 충분히 수면을 취하지 못하고 피로할 때 운동을 했다가 심근경색으로 쓰러진 사람들의 뉴스를 본 뒤로, 그리고 양쪽 팔의 마비와 통증 이후로 과욕을 부리지 않는다.
운동, 특히 중량을 상승시키기 위해서 휴식이 중요하다고 여러 번에 걸쳐서 썼다. 번번이 나는 잘 지키지 못했다. 휴식을 가질 때면 마음의 절반은 좋았다. 나머지 절반은 불편했다. 나는 내가 관성에 젖을까 봐 무서웠다. 한 번 멈춰서 편안하다고 느끼면 영영 편안함에 길들여질까 봐. 다시 부지런을 떨어야 할 때 결코 부지런의 영역으로 넘어오지 못할까 봐 더 유난을 떨어댔다. 내가 생각하는 나는, 언제라도 누워서 절대 일어나지 않을 게으른 사람이니까.
어쨌든 지금의 나는 헬스장에 가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매일 내일은 가야지, 내일은 진짜 가야지 다짐하지만 아침마다 심장을 콱 쥐는 것 같은 피로에 안 되겠다, 오늘도 안 되겠네,라고 반복 중이다. 수면제를 먹고도 수면에 문제가 있는 상황이다. 수면제는 내 전원을 꺼서 잠에 들게는 도와주지만, 그게 꼭 양질의 수면으로 이어진다고 볼 수는 없는 것이다.
얕은 잠에 들어서 새벽에 불쑥불쑥 눈을 뜬다. 무엇이 나를 깨우는지 모른다. 너무너무... 피로하다. 여러분도 이런 컨디션일 땐 절대로 운동하지 마세요.
다다음주엔 진짜 가야지
수면 문제가 처음 있었던 건 아니다. 언제나 며칠, 혹은 몇 주 시달리면 지나갔다. 몸이 너무 피로한 나머지 더 견디지 못하고 포기하는 걸 수도? 꿈 없는 상쾌한 잠을 잔 게 언제였는지 기억도 나지 않지만 다시 푹 잠을 자게 되면 정확히 사흘을 더 쉬고 헬스장에 나갈 것이다. 다시 중량에 도전할 것이다.
운동을 생각하면 눈앞이 캄캄했던 적도, 설렜던 적도 있는데 이제는 하나의 생활이 되었다. 물론 하기 싫은 날도 있지만 대체로는 '얼른 하러 가야지'에 가깝다. 운동이 생활 습관으로 자리 잡은 건 정말 좋은 소득이다. 쉽게 게을러지고 물러지는 나에게 하루하루의 승리이자 원동력이 되는 까닭이다.
승리와 패배는 동전처럼 포개어져서 다가오는데, 운동에 있어서는 대체로 패배한다. 잘 못하는 동작이 있고 못 드는 중량이 있고. 그럼에도 도전하고 다음을 기약하며 승리하는 내가 있고. 내가 배울 롤모델이 있는 것도 중요하지만 스스로의 승리와 패배를 유심히 지켜보는 과정도 삶에는 꼭 필요한 것 같다.
운동을 할 때 나는 나를 유심히 본다. 나를 지켜보는 건 대체로 멋쩍다. 거울도 슬쩍 피해버리곤 하는데, 헬스장에서만큼은 집요하게 스스로를 바라본다. 그게 나를 지키는 방법이니까요. 다다음주엔 정말로 가야겠어요. 그때까지 잘 자면 좋겠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