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헬스 일기
자세한 운동 동작은 유튜브를 보세오
이두와 삼두는 팔근육이다. 대략 팔이 접히는 안쪽에 있으면 이두, 바깥쪽은 삼두다. 간단히 말하면 이두는 팔을 당기는 힘, 삼두는 팔을 펴는 힘이다. 이두는 일상생활에서 많이 쓴다. 물건을 집어 올릴 때, 강아지나 고양이 또는 애기를 안아 올릴 때, 가방을 들 때... 삼두는 상대적으로 쓸 일이 없다. 큰 쇼핑몰에서 무거운 문을 강하게 밀어낼 때나 조금 쓸까? 애써 푸시업 같은 운동을 하지 않으면 삼두는 발전시키기 어렵다.
삼두를 갖고 싶은 이유? 일단 멋있잖아요. 팔이 고루고루 매끈한 근육질이면 좋잖아요. 이두는 뽕실히 올랐는데 삼두가 따라오질 못해서 밸런스를 맞추고자 열심히 밀고 있다. 인생의 여러 거지 같은 일들처럼 잘 밀리지는 않는다.
삼두를 발달시키는 운동은 라잉 트라이셉스 익스텐션(무슨 동작 이름 하나가 열한 글자야)이 있는데, 일자바를 폭좁게 잡는다. 눕는다. 이마 쪽에서 시작해서… 설명할 자신이 없다. 각종 블로그와 유튜브를 참고하길 바란다. 그러나 나는 삼두가 워낙 힘이 없어서 이게 안 된다. 잘못하면 어깨를 다칠 위험이 있으므로 초보자는 서서하는 케이블 랙으로 이동하도록 하자. 케이블 푸시 다운을 해보자.
삼두 운동이 하고 싶은 당신에게 추천하는 운동: 케이블 푸시 다운, 트라이셉스 딥스, 라잉 트라이셉스 익스텐션. 동작을 어떻게 하는지는 유튜브의 선생님들이 설명해 줄 겁니다.
강하게 밀어내는 힘
문득 운동 시리즈의 연재작들을 읽어 보니 자주 쓰는 표현들이 눈에 띄었다. 강한, 버티는, 견디는, 힘. 사람은 무의식적으로 자주 쓰는 표현을 보면 그 속내를 알 수 있다고들 한다. 그 말이 사실이라면 나는 도대체 뭘 그렇게 버티고 견디려는 것이며, 뭘 그렇게 강해지겠다는 걸까. 아니 도대체 버티고 강해져야 할 일이 왜 그렇게 많단 말인가.
그다음으로 피할 수 없는 질문은 이거다. 그렇게 원한만큼 나는 잘 버티고 있는지? 강해졌는지? 혹은 강해지려고 충분히 노력하고 있는지. '잘', '충분히'. 이만큼 위험한 말이 또 있을까. 얼마나 해야 잘하고 충분한 걸까. 아마 죽을 때까지 충분하다고 느끼지 않을 것이다. 다만 강해졌느냐는 질문에는 답할 수 있을 것 같다. 반은 그렇고 반은 아니다.
강해졌다는 게 약하지 않다는 말은 아니다. 나는 여전히 약하고 쉽게 상처받지만 그저 덮어두고 지나가면 해결되기도 한다는 사실을 천천히 배웠다. 오늘 잘 안 되는 일이 있으면 내일의 나를 믿고 넘길 줄도 알아야 한다. 오늘 삼두 운동이 10kg에서 안 됐다면, 마무리하고 집에 갈 줄도 알아야 한다. 당분간 10kg를 목표로 머물러 있으면 언젠가의 나는 15kg로도 하리란 사실을 믿는다. 옛날의 나는 언젠가의 나의 힘을 믿지 않았다. 그래서 덮어놓고 지나갈 줄을 몰랐다. 지나가는 용기를 배운 건, 강해졌다고 할 수도 있으리라.
그럼에도 '충분히'와는 거리가 있으므로 나는 더 애써야 할 것이다. 죽을 때까지 실체 없는 '충분히'에 집착하면서 더, 더더 강해져야 한다고 믿을 것이다. 그 과정에서 마음이 찢어질 것이다. 반복해서 마음이 찢어지리라는 사실은 너무 명확해서 재미가 없을 지경이다. 그래도 어쩌겠어요? 이런 좌절과 한심한 기분도 밀어내며 살아야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