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헬스 일기
양쪽 다리 밸런스 잘 맞는 사람이 있긴 해요?
일명 불스스, 불가리안 스플릿 스쿼트와 런지는 양쪽 다리의 힘을 조화시키는 데 좋다. 누차 말하지만 현대인은 더 이상 나무를 타지 않고 오래 앉아 있기 때문에 양쪽 다리 힘이 다르다. 심지어 우리는 오래 앉아있는 데 그치지 않고 다리를 꼬거나 짝다리를 짚고 서있는 등의 만행을 저지르기 때문에 운동을 통해 균형을 잡아주는 건 필수.
양쪽 다리가 힘이 다른지는 어떻게 아느냐고? 한쪽 발만 바닥에 두고 다른 다리를 이리저리 접고 흔들고 해 보세요. 더 휘청거리는 쪽의 힘을 더 기르셔야 합니다. 트레이너나 운동하는 친구들 이야기를 듣다 보면 의문이 든다. 도대체 양쪽 다리가 안정적으로 균형이 맞는 사람이 있기는 한 거야?
불스스와 런지는 동작 자체는 비슷해 보인다. 한 발을 뒤에 놓고 한쪽 다리로 앉았다가 일어난다. 도대체 둘의 차이가 뭔지 궁금할 텐데, 몸의 중심이 어디에 있느냐에 따라 다르다. 헬린이 때 중심, 이라는 말만 나오면 못 알아듣고 갑자기 졸리기 시작했던 내 경험을 떠올리며 더 쉽게 설명해 보겠다.
불스스는 아주 약간만, 정말 정말 조금만 상체를 앞으로 내밀어주는 느낌이다. 혹은 흉추를 위로 더 열어준다고 생각해도 좋다. 상체를 고정해 놓고 앞다리를 90도로 접었다가 펴주면 완성. 앞쪽 다리 무릎 위 근육, 즉 앞벅지에 힘이 더 느껴진다면 아주 잘했어요. 런지는 두 발을 딛고 서있다가 한 발을 뒤로 보내주면서 무게 중심을 내주지 않고 앉았다가 일어난다.
이해가 안 된다면... 제가 할 수 있는 건 여기까지니까 유튜브로 갑시다.
그냥 스쿼트만 하면 안 돼? 생각하는 당신
이제 당신은 또 의문이 들 것이다. 아니, 그냥 스쿼트만 하면 안 되는 거임? 내가 그냥 스쿼트로도 양다리가 고통받는 중인데 한쪽 다리씩 또 고통을 줘야 함? 그러니까 제 말이 그 말이에요.
그런데 이게 또 해보니까 필요는 하다는 게 정말 억울한 부분이다. 양쪽 다리 균형이 맞지 않은 채로 양발 스쿼트를 강행할 때는 힘이 센 쪽을 무의식적으로 더 쓰는 게 문제가 된다. 근소한 차이라면 흐린 눈으로 넘어가도 되는데 힘의 불균형이 커질수록 몸이 회전한다. 고중량 원판을 매단 바벨을 들 때 몸의 회전은 큰 부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상당히 억울하지만 가장 좋은 것은 양발 스쿼트도 하고 불스스나 런지를 병행해 주는 것. 그다음은 뭐가 됐든 하나라도 하는 것이고, 가장 나쁜 것은 아무것도 안 하는 것이다. 노동 시간이 길고 강도가 높은 한국 사회의 피곤한 직장인에게 '가장 나쁜' 등의 공격적인 수식어를 붙이고 싶지 않다. 마치 게으르다고 비난하는 것 같잖아. 하지만 내가 말하는 '나쁜'은 장기적으로 건강에 좋지 않다는 뜻으로 받아들여 주시기를.
양쪽 다리의 힘이 맞아질수록 고품질 양발 스쿼트가 가능해진다. 몸이 좌나 우로 돌지 않고 바벨이 수직 범위로 예쁘게 왔다리 갔다리 하는 모양새를 볼 수 있는 그날까지 불철주야 불스스, 런지를 태워 보세요!(근데 저는 귀찮아서 맨날 미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