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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치프레스, OHP 하는데 전완근만 아파? 그립 췤!

by 밈혜윤

다들 그런 적 있죠?

암만 천둥벌거숭이맹키로 헬스에 아무것도 모르는 헬린이라도 벤치프레스는 알 것이다. 그리고 벤치프레스가 뭔지는 몰라도, 가슴 운동이라는 것 정도는 알리라. 그런데 참 이상한 일이다. 분명 가슴 운동이라고 했는데, 벤치프레스를 하고 나면 왜 이렇게 전완근(손목 아래~팔꿈치보단 위)이 아프지? 벤치프레스에만 해당되는 문제는 아니다. 오버헤드프레스를 했는데, 행잉레그레이즈를 했는데, 랫풀다운을 했는데, 로우를 했는데... 다들 그런 적 있죠? 있잖아.


그 이유는 간단하다. 당신이 전완근에 힘을 디립따 주었기 때문이다. 맥 빠지는 답변이다, 그쵸? 저도 옛날엔 트레이너가 그렇게 말하면 같은 생각을 했어요. 그런데 운동이 조금 몸에 배고 나니까 이것 말고는 할 수 있는 말이 없어요.


우리 몸은 단순하다. 유기적인 구조기에 하나의 근육만 움직이는 게 아니라 여러 근육이 함께 움직이고 스트레스를 받는다. 그럼에도 힘을 가장 많이 준 근육이 제일 많이 큰다. 간단히 비유하자면 같은 어미에서 태어난 새끼 고양이들이라도 젖을 제일 잘 먹은 놈이 제일 잘 크는 것과 같달까. 여하튼 벤치프레스를 했는데 전완근이 아프다면 안타깝게도 당신이 짜낸 힘의 대부분은 가슴으로 가지 못했습니다. 전완근이 먹어버렸습니다. 오버헤드프레스를 했는데 전완근이 아프다면 유감입니다. 당신의 힘의 대다수는 전완근이 호딱 먹었습니다.


왜? 손가락에 꽈아악 힘을 주면서 전완근에 먹이를 주었기 때문. 그럼 어떻게 전완근의 먹방을 그만두게 할 수 있을까요? 정답은 그립(바벨이나 덤벨, 기구를 손으로 잡는 모양새나 방법)에 있습니다. 그립을 한 번 점검해 봅시다. 그립 췤!


손가락은 거들뿐

먼저 이 글에서 알려주는 그립 방식은 하나의 제안일 뿐 천편일률적으로 들어맞는 정답이 아님을 밝힌다. 또한, 당해 그립은 하체 운동에서까지 적절한지 잘 모른다. 애써 생각 안 해봤다. 그냥 벤치프레스 등 윗부분 운동할 때만 해요.


벤치프레스 할 때 바벨을 어떻게 잡는지 생각해 보라. 별 생각 없이 덥석 잡는 경우가 많지 않은가? 이제부턴 조금 신경 써서 천천히, 고통스러운 사람처럼 잡아보자. 우선 손을 쫙 펼친다. 엄지와 엄지 밑의 뚱뚱한(?) 부분이 일직선이 되게끔 펼쳐놓고 그대로 바벨 밑에 댄다. 엄지와 엄지 뚱뚱 부분만 갖고도 바벨이 위로 밀릴 정도로 밀착되는지 확인한다. 들어 올리진 말고 들썩들썩이 되는지만 확인.


됐는가? 바벨의 중량이 누르는 힘과 엄지 뚱뚱 부분이 밀어 올리려는 힘이 맞부닥쳐서 묘한 긴장감이 느껴질 것이다. 그 긴장감이 없어지지 않도록 최대한 유지하면서 천천히 엄지를 접고, 나머지 네 손가락도 접어서 바벨을 감아쥔다. 이제 그립이 완성되었다. 하체 세팅을 완료하고 밀어 올려 보자. 중요한 건, 손가락들은 바벨을 감아 쥔 스트랩에 불과하다는 것. 무게는 엄지 뚱뚱 부분과 손바닥이 다 받는 거예요.


처음엔 바벨을 쥔 방식이 낯설어서 운동이 잘 안 되는 것 같지만 익숙해지기만 하면 당신의 벤치 무게는 빠르게 올라갈 것이다. 저도 오래도록 30kg에서 고전하다가 쑥쑥 올라가는 중이에요. 아마 내년 봄을 맞을 때면 40kg를 칠 수 있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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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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