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헬스 일기
코어는 흔들어야 제맛
스쿼트와 데드리프트를 할 때 호흡을 잠그란 말을 들어봤을 것이다. 그게 뭔데? 별 것 아니다. 내려가면서 천천히 마시고, 하단부에서 습! 숨을 멈춘다. 숨을 멈추고 마저 올라오는 것. 데드리프트의 경우에는 가능한 한 바벨을 내려둘 때까지 숨을 멈추면 좋다. 초심자는 숨을 멈추고 올라왔을 때 정지하고 숨을 뱉고, 마시고, 다시 습! 멈추고 내린다.
숨을 왜 참는가? 코어를 단단히 잠그기 위함이다. 뭘 자꾸 잠그는 거야, 싶겠지? 코어를 잠그면, 그러니까 숨을 조금 머금은 채로 호흡을 멈추면 우리의 배는 단단한 나무 둥치처럼 된다. 배가 단단하다는 말은 허리가 단단하다는 말이기도 하다. 무거운 무게를 다루어도 부상의 확률이 매우 낮아지고, 몸의 중심이 잘 받쳐주므로 들어 올리기도 수월해진다. 따라서 운동할 때 어느 정도의 경지에 다다르면 호흡을 어떻게 다루느냐가 매우 중요해진다.
나는 데드리프트를 하고 나면 종종 허리가 아프다. 호흡을 잘 못 다루는 탓이다. 특히 고중량을 끌어올리고 나면 내려갈 때 나도 모르게 호흡이 풀린다. 호흡이 풀리는 순간 기립근은 과부하에 처한다. 안쓰러운 일이다. 호흡이 풀리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라고 볼 수 있겠다. 하나, 심폐지구력의 미흡. 숨이 너무 차서 공기가 새는 경우. 둘, 집중력의 저하.
심폐지구력은 하루이틀 새에 늘릴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집중력 또한, 스스로를 몰아붙여 운동한 후에는 잘 붙들고 있기가 여간 어려운 게 아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늘 코어를 잠그지 못한 채로 운동해야 하는가? 아니오. 미리 코어를 시험에 들게 하면 된다.
준비 운동으로 버드독을 해주자. 벤치에 두 손을 올리고 뒤꿈치를 들어서 어깨-손목가 수직상 일직선이 되도록 해준다. 그리고 오른팔과 왼발, 왼팔과 오른발을 교차로 들어준다. 열 번 정도 반복. 두 세 세트 정도 반복.
우리를 시험에 들게 하지 마시옵고...
신과 관련된 주문, 명언 등에 ‘시험’이란 말이 많이 나온다. 우리는 주로 시험에 들지 않게 해달라거나, 이 시험을 극복할 수 있게 도와달라고 간청한다. 종교가 없는 사람조차 익히 들어본 표현일 텐데, 그토록 피하고 싶은 시험에 나의, 코어를 처박아야 한다고? 이럴 수가.
야속하지만 그렇다. 코어의 주 기능은 버티는 것이다. 현대인은 앉아 있거나 누워 있는 바람에 코어가 버티기 위해 있음을 자주 잊는다. 어쩌면 우리의 코어조차 자신의 기능이 무엇인지 잊었을 것이다. 상기시켜 주도록 하자. 버드독은 팔과 다리를 뻗어줌으로써 중심을 마구 흔든다. 코어는 바닥에 나동그라지지 않기 위해서 있는 힘껏 버틴다. 어쩌면 당신의 복근이 느껴질지도.
이렇게 시련에 담가졌던 코어는, 이어서 스쿼트나 데드리프트를 할 때 정신을 바짝 차리고 자신의 역할을 잘 해낼 것이다. 몸이란 신비롭다. 마치 각 부분이 별개의 기억력을 갖고 있는 것 같다. 방금 전에 잠시 사용한 근육은 이어지는 운동 시간 내내, 평소와 다르게, 매우, 잘, 기능한다. 나는 버드독을 하고 안 하고에 따라서 스쿼트의 무게가 10kg 가까이 차이가 나는 편이다.
역시 고통이 인간을 키운다는 말은 단순한 정신승리가 아니었던 건가? 그렇다면 왠지 분하다. 이런 생각을 계속하면서 오늘도 열심히 버드독을 하고 스쿼트를 했다. 뭐 그렇게 차이가 나나 싶겠지만 한 번 따라서 해보아요. 스쿼트, 데드리프트가 목적이 아니라 가벼운 건강이 목적이라고 하더라도 버드독은 하면 참 좋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