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내심 많고 착한 간병인 같은 우리 남편..
남편이 나와 나무, 두 공주님을 케어하느라 고생이 많다... 14주부터는 허리 통증과 자궁 확장통이 시작되었다. 아침에 일어났는데 허리가 너무 아팠고 남편이 마사지로 풀어줘서 일어날 수 있었다. 자궁이 확장하며 배 주변 근육들도 아프기 시작했는데 걷는 게 불편해 남편의 부축을 받아 아주 천천히 걸어 다녔다.
입덧은 거의 끝난 줄 알았는데 아직도 진행 중이다. 며칠 전에 뜬금없이 토를 했다. 토를 하고 나면 위액이 역류해 속 쓰림이 며칠을 간다. 속이 쓰리면 삶의 질이 확 떨어지고 그냥 항시 괴로운 상태가 된다. 두 달 넘게 지속되는 입덧 때문에 우울증이 올 것 같다. 토를 하며 미국 이민 와서 처음으로 한국에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한국이었어도 입덧은 똑같았겠지만.. 몸이 힘드니 별 생각을 다한다)
내 입에서 이렇게 "아프다" "우울하다" "힘들다"가 많이 나올 수 있다니. 남편에게 미안하다. 아프고 우울한 게 상대에게 다 전달될 텐데... 내 감정의 쓰레기통 역할을 남편이 다 하는 것 같아서 미안하다. 임신한 와이프도 힘들지만 힘든 와이프를 지켜보는 남편도 힘든 일라는 걸 깨닫는다.
감사하게도 남편은 군말 없이 모든 걸 다 해주고 받아주고 세심하게 챙겨주고 있다. 인내심 많고 착한 간병인 같은 우리 남편... 임신하면 남편에게 섭섭한 게 생긴다던데 그런 게 하나도 없다. 아침에 일어나면 물 챙겨주고, 자기 전엔 따뜻한 물 끓여 물주머니에 넣어주고, 간식 챙겨주고 집안일해 주고... 정말 고맙다. 임신을 하니 더더욱 아이작이 좋은 사람이란 게 느껴지고 내가 결혼을 좋은 사람과 했다는 게 느껴진다.
지금의 이런저런 고통들은 나중에 아이가 태어나면 무용담이 되겠지? 다음 주 일기엔 부디 밝고 명랑한 이야기가 있길... 임신 일기가 처음부터 끝까지 고통 기록만 하다 끝나지 않길 기도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