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가장 행복한 날
기다려왔던 니프티 검사가 결과가 나왔다. 결과는 다행히 모두 저위험군이 나왔다. 그리고 성별은..... 남편과 내가 바라던 <딸>이었다. GIRL 이란 단어를 보자마자 나도 모르게 소리를 질렀다. 정말 예상하지 못했다. 가족들 투표에서도 우리 아빠 빼고는 모두 아들 같다고 했는데 딸이었다니..... 남편의 그런 기쁜 표정을 처음 봤다. 임신 소식을 듣고 한 번도 크게 감정표현을 하지 않았던 남편이 처음으로 크게 좋아했다. 이제 좀 실감 나고 설렌다고 했다.
성별을 알게 되니 나도 더 실감이 나고 신이 났다. 아니, 신이 난 정도가 아니라 올해 중 가장 기뻤다고 해야겠다. 눈물이 났다. 딸이라는 소식에 찬란했던 내 인생이 스쳐 지나갔다. 너의 삶은 얼마나 더 찬란할까? 많은 여행과 모험, 반짝이는 꿈들을 이뤄나가고, 폭포같이 쏟아지는 사랑을 듬뿍 받고, 해맑게 빛나는 눈으로 힘껏 뛰어놀며 살았던 나의 나날들을 너도 느끼고 경험하게 되겠구나.
우리 엄마, 나, 여동생, 나무. 여자 넷이 사우나 패밀리를 만들어 목욕탕에 가 서로 등을 밀어주는 상상을 했다. 외할머니와 엄마 나 여동생이 그랬던 것처럼..! 마이애미 비치에서 수영을 하는 우리, 바르셀로나에서 파에야를 먹는 우리, 하와이 터틀베이 리조트에서 휴가를 즐기는 우리의 모습도 그려봤다. 상상을 하는데 너무 행복해서 눈물이 계속 났다. 웃으며 흘리는 눈물이 얼마만일까.. 행복을 느꼈다.
이제 임신의 황금기인 '임신 중기'를 맞이했다. 확실히 에너지가 이전과 다르고 입덧도 끝을 향해가고 있음을 느낀다. 잊고 있었던 '아 인생이 이렇게 좋은 것이었지..!' 하는 감정들이 스몰스몰 몰려온다. 맛있는 음식을 먹는 행복, 사람들을 만나는 행복, 활발하게 에너지를 뿜어내며 일하는 행복들을 다시 느낄 수 있다니!
2025년의 마지막 날을 기쁨으로 마무리할 수 있어서 감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