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기력의 원인 3가지
2020년도에 3P 바인더 다이어리를 시작하면서 무기력을 기록하기 시작했다. 무기력할 때의 나를 트래킹해서 얼마나 무기력한지 알아보고자 했다.
그 데이터를 확인하니 2020년의 1/3정도를 무기력하게 보냈다. 무기력이 나를 잡아먹는 시간이 이렇게 긴 줄 인지하지 못했기에 받아들이기 쉽지 않았다. 약을 꾸준히 먹고 있는데도 무기력한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우울감을 잡아주는 약을 추가로 먹지않고 버텼기 때문은 아닐까? 올해도 마찬가지였다. 무기력이 와도 약을 증량하고 싶지 않아서 버티고 무기력함을 일주일, 길게는 삼주 넘게 지속했다. 이것이 옳은 선택이었을까?
약을 증량하지 않음으로써 내 몸에 부작용은 덜하겠지만 근본적으로 조울증을 관리하지는 못했다는 것을 기억하자. 그래서 올해는 약을 증량해서 4알을 매일밤 복용하고 있다. 약을 증량하면서 덕분에 무기력은 짧아졌다. 확실히 효과가 있는 것 같다. 그래서 올해는 의사선생님을 따르기로 했다.
그리고 나를 무기력하게 만드는 이유에 대해서 생각해보았다. 첫번째는 다른 사람들과의 비교이다. 예를 들면 내친구들의 결혼, 취업, 이직과 나의 삶을 비교하여, 내 스스로가 부족하다고 생각해서 감정적으로 번아웃을 만든다. 그래서 어떤 친구들을 만나고 오면 내가 과연 잘 살고 있는가 싶어질 때가 있다. 나는 나만의 방식대로 잘 살아가고 있지만, 친구들을 만나고 와서 '나도 결혼을 해야하지 않을까?', '나도 이름있는 대기업을 가야하지 않을까?' 하고 스스로에게 묻고 친구들이 한 성취를 이루지 못한 스스로를 무의식적으로 비난한다. 하지만 남들과의 비교는 정말 할게 못된다. 내 성격하고 똑같은 사람을 만날 수 없듯, 우리의 인생도 각자의 색깔이 있는 것이다. 그래도 언제나 나보다 잘나가는 친구들을 만나고 나면 허함이 찾아와 음식을 많이 먹거나 갑자기 무기력해지곤 했다. 지금은 이것을 인지하고 있고 또 이런 생각이 든다면 내가 얼마나 잘 살아왔는지 인스타, 블로그, 브런치를 보도록 해보자. 나의 성취와 행복, 감정을 기록하는 수단을 통해서 나는 얼마나 노력하고 있는지 나의 현재를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게 말이다.
두번째는 약을 끊어야한다고 말하는 사람들 때문이다. 나도 약을 먹고 싶지 않고 끊고 싶고 병원도 가기 싫다. 하지만 나의 병을 관리하기 위해서 병원도 미룬적은 있어도 빠진 적도 한번도 없다. 무기력해도 몸을 이끌고 가서 나에게 커피로 보상을 하면서 나를 다독이면 병원을 벌써 4년째 다니고 있다. 경우울증으로 진단받았을 때부터 먹었던 1알의 약이 지금은 4알이 되어서 굉장히 걱정이 많이 된다. 나중에 나의 신장에 무리가 갈 수 있지 않을까. 부작용으로 어떤 것이 올지 모르니 더 불안한 노릇이다. 그런데 이런 불안감에도 꾸준히 먹는 이유는 병을 관리하는데 있어 꾸준함을 이길수는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나아지고 싶은 욕망이 크기 때문에 전문가의 말을 따르고 있다. 내 마음에 불편함이 있어도 계속 선생님께 약에 대한 불안감을 이야기하고, 그리고 약을 먹는다. 선생님께 약에 대한 불안감을 이야기하면, "부작용이 적은 약들로 처방해드렸으니 크게 걱정하실 필요 없어요."라고 말해주신다. 그런데 가끔 내가 약을 먹는다는 것을 이야기하면, 약을 먹으면 몸이 안 좋아진다고 끊어야한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내가 약을 먹지 않으면 찾아오는 심한 무기력감과 경조증은 나만 겪는 것인데 그 약을 먹지 않아서 오게될 결과는 누가 책임질 것인가? 이 약을 먹지마, 먹으면 안 돼, 몸에 안 좋아... 등 다양한 약에 대한 부정적인 반응으로 전문가도 아닌 그들의 말에 흔들린다. 왜냐면 기본적으로 나도 약에 대한 신뢰도는 있지만 끊고 싶기 때문이다. 그래서 약을 끊으라고 말하는 비전문가들에게 말해주고 싶다.
걱정해줘서 고맙지만 내 삶이니 내가 선택하도록 하겠다.
세번째는 지난번에 글로 적었던 일에 대한 완벽주의와 일에 대한 스트레스로 오는 무기력이다.(무기력의 늪에 빠진, 2020년 (1)) 이 부분은 여러번 언급했기 때문에 더 자세히 적지는 않겠다.
이 세 가지를 관리하면 나는 무기력의 트리거를 관리할 수 있는 것이다. 무기력을 관리하는 법은 먼저 나의 무기력을 인지하고 어떤 원인이 었는지 기록하는 습관이 필요하다.그래서 작은 다이어리에 매일 기록한다. 당일의 나의 기분과 감정과 행동에 대해서 말이다. 무기력한 기간에는 그 글을 쓰지 못하고 공백이 되곤 한다. 그래서 무기력을 더 잘 인지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