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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쓰롱썸 Nov 10. 2016

베트남 디저트 어디까지 알고 있니? 즈어우넵

베트남 여행 중 기생충이 걱정된다면 

오늘은 처음으로 베트남 디저트에 대하여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아직까지는 음료 외에는 놀랄 만큼 맛있는 디저트를 발견하지 못하였다. 카페 쓰더, 코코넛 커피, 과일이 올라간 요구르트, 스무디(Sinh tố)와 같은 음료 종류는 대체로 만족스러운 것에 비하면, 빵이나 케이크류는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우리나라 빙수며 아이스크림이 왜 수출 효자 상품이 되고 있는지 이해가 될 것 같다.

오늘 소개하려는 것은 베트남 북부 지역의 대표적인 쌀 디저트이다. 베트남 사람들은 기생충을 예방하고 해충을 쫓기 위해 음력 5월 5일에 이 디저트를 먹는다고 한다. 물론 평상시에도 먹는다.


이름은 즈어우넵(Rượu nếp)으로, 베트남어로 '찰밥 와인'을 뜻한다. 때로는  '북부 찰밥 와인'이라는 뜻의 즈어우넵박(rượu nếp bắc) 혹은 '검은 찰밥 와인'이라는 뜻의 즈어우넵껌(rượu nếp cẩm)으로 불리기도 한다. 이름이 와인이라고 해서, 항상 마시는 형태는 아니다. 발효된 쌀이 푸딩같이 뭉쳐져 있는 형태도 즈어우넵이라 하는데, 이경우는 숟가락으로 퍼서 이것만 따로 먹기도 하고, 요거트같은 다른 것에 넣어서 먹기도 한다.

 

북부지방 음식이긴 하나, 호치민시에서도 북부 베트남인들이 모여사는 지역의 마켓에서 찾아볼 수 있다고 하며, 지역마다 즈어우넵과 비슷하지만 약간 다른 버전의 쌀 디저트 혹은 쌀로 만든 술이 있다.

꼬돌꼬돌한 식감에 강한 알콜 향이 나는 즈어우넵.구글이미지


쌀로 만든 디저트라길래 내가 먹어본 것들과 비슷한 맛이 나거나, 예상할 수 있는 범위 내의 맛일 것이라 생각하였다. 그러나 한 입 떠먹는 순간, 생각 외의 맛이 났다. 알코올의 향이 강하게 코를 찔렀다. 내가 먹은 것은 푸딩의 형태에 가까웠고, 시판 요거트 크기의 요거트와 함께 먹을 수 있게 같이 나왔다. 쌀은 꼬돌꼬돌했고, 맛이나 향은 술에 가까웠다. 눈을 감은 채 냄새를 맡고 누군가 무엇이냐 묻는다면 의심의 여지없이 술이라고 하였을 정도로, 청주 같은 향이 났다. 그러나 청주처럼 은은한 향이 아니라, 코를 찌르는 듯한 강한 향이었다. 


꼬돌꼬돌하게 씹히는 술을 요거트와 함께 먹는 것은 너무나도 낯선 경험이었다. 굳이 말하자면 나에게는 '호'보다는 '불호'였다. 그러나 같이 먹은 한국인 친구는 맛있다며 한 통을 다 비웠으니, 확실히 취향을 타는 것 같다. 베트남의 식사류는 대부분 입맛에 맞는 것에 비하면, 베트남 디저트는 거의 반반인 것 같다. 특히 현지인들이 식후 디저트로 즐기는 과일류는 입에 안 맞는 경우가 꽤 자주 있다. (그렇지만 망고, 망고스틴, 람부탄, 롱간 등 맛있고 익숙한 열대과일도 많으니 너무 주저할 필요는 없다)


현재까지 먹어본 가장 충격적인 것은 망고 소금 무침이었다. 

순대 소금(!)에 무친 망고 . 구글이미지

망고 소금 무침이라는 아름답지 못한 이름을 붙인 것은 맛있게 먹는 현지인 친구들에게 사과해야 할 일인 것 같지만, 뭐라고 달리 불러야 할지 모르겠다. 익지 않은 초록 망고에, 순대에 찍어먹는 고춧가루+굵은소금을 뿌려 집어먹는 것은 이 곳의 흔한 간식이자 디저트이다. 고춧가루와 소금이 망고의 단맛을 이끌어내준다고는 하나, 익지 않은 망고는 단맛보다는 신맛이 지배적이라 달콤하기보다는 혀가 아릴 정도로 시큼하다.  


부오이같이 낯설지만 우리 입맛에 잘 맞는 과일도 있다. 초록색 껍질의 작은 멜론 정도 크기의 과일이 있는데, 오렌지보다 덜 달고 자몽보다 덜 쓴 시트러스 계열의 맛이 난다. 무거울수록 즙이 많아 맛있고, 클수록 상급으로 취급되는 것 같다. 롯데마트에서도 판매됨. 손질해달라고 하면 손질도 해주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러나 이 과일은 하나에 7500원 정도 할 정도로 비싸고(클수록 비싸다.), 전체의 2/3은 껍질이라 까는 것도 귀찮고 해서 자주 사 먹지는 못한다. 시장 같은 곳에서는 잘라달라고 하면 직접 손질해주니 좀 나은 편이지만, 속껍질도 까먹어야 하기 때문에 손이 많이 간다.  부오이 홍(Bưởi hồng)은 속이 아래와 같이 붉다. 속이 노란색인 것도 있는데, 붉은색이 좀 더 달았던 것 같다.  

속이 주황색(Hong)인 것이 더 달다


이 밖에도 맛있는 과일도 많다. 나와 잘 안 맞는 과일도 종종 어쩌면 자주 있긴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즐길 수 없는 과일이 많으니 부지런히 사다 먹어야겠다.


정말 맛있는 디저트를 발견하고 싶다. 아직 호안끼엠 유명하다는 아이스크림도 못 먹어봤는데...


즈어우넵에 대한 위키피디아 설명을 보고 싶다면,

https://en.wikipedia.org/wiki/R%C6%B0%E1%BB%A3u_n%E1%BA%B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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