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야 6개월
이 글은 기독교 청년을 위한 영적 성장 바이블 시리즈의 일곱 번째 이야기입니다.
구하라 그리하면 너희에게 주실 것이요 찾으라 그리하면 찾아낼 것이요 문을 두드리라 그리하면 너희에게 열릴 것이니.
- 마태복음 7:7
하나님은 저에게 언제나 최선의 것을 주시는 분인 걸 잘 알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에 따른 시험도 만만치 않았습니다.
LG라는 대기업에 IT 계열사를 "베트남어" 능력으로 취업하게 하신 이후에는 혹독한 시간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시험에 들게 하셨습니다. 그리고 원망도 했습니다.
오늘은 LG 입사 이후 파주에서 6개월간 일을 하면서 겪은 일과 관련한 하나님의 역사하심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오늘도 저에게 이렇게 작게나마 하나님 앞에 간증의 글을 쓸 수 있도록 지혜와 능력을 더 하여 주심에 감사합니다.
LG에서의 본격적인 모든 신입 입사 교육을 마치고 6개월간 프로그래밍 교육을 마친 뒤에 나름 IT 회사에서 뭐라도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당당하게 직장을 갖추었고 오랜 기간 연애를 한 여자 친구와의 결혼도 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프로그래밍 교육을 이수한 뒤에는 여의도 본사 전경련(전국경제인연합) 건물 고층에서 후임들을 위한 프로그래밍 교육 교재를 팀장님의 요청에 따라 만들고 있었다.
나도 다른 동기들도 각자의 일을 하며 프로젝트 투입이 되기를 기다리는 형국이었다.
한 동안은 평화로웠다.
그러 던 어느 날 팀장님이 신규 프로젝트 투입에 관한 이야기를 하자고 하셨고 파주 LG 디스플레이 현장에서 베트남어 관련된 인력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를 하셨다.
개발 스킬도 쌓았고 베트남어도 필요하다고 했으니 나에게는 절호의 기회라고 생각이 들어서 출퇴근 거리가 좀 멀게 느껴졌지만 ( 당시 서울대입구 근처에 신혼집을 구했었다, 여자 친구는 삼성서울병원에 출퇴근해야 했기에 여의도와 삼성서울병원 중간 지점에 구한 것이다.) 나름의 도전의식을 가지고 알겠다고 했다.
그렇게 해서 파주로 출퇴근을 시작했다.
처음에는 셔틀버스를 탈 수도 없었기에 지하철과 버스를 타고 장장 2 시간 넘게 이동하여 파주 LG 디스플레이 공장 현장에 도착했고 사수가 마중을 나와 이런저런 보안 절차를 거친 뒤에 출근을 할 수 있었다.
너무나 다른 환경이었다.
여의도 한가운데 고층 빌딩에서 세상을 내려다보며 일을 하다가 공장에 오니 뭔가 상당히 다운그레이드 된 느낌이었고 너무나 고립되고 외진 지역이다 보니 모든 게 낯설었다.
더군다나 도착했을 때 내가 투입될 프로젝트에서 같이 일하는 사람들도 소수( 협력업체 직원 2명, PM 한 명, 사수 1명 )이었고 전체 팀 구성원은 별로 서로 신경 쓰지 않는 듯한 느낌이었다. 누구 반겨주는 사람도 없고, 상당히 군대 같은 느낌이었다.
PM과 사수는 처음 만났을 때 느낌은 상당히 별로였다.
사람 친화적인 스타일도 아니고, 반겨주는 스타일도 아니고, 할 말만 툭툭 내뱉고 그런 스타일이었다.
PM은 담배를 얼마나 많이 피우는지, 그리고 사수는 PM 쫄래쫄래 좇아 다니면서 비위만 맞추고 나한테 업무를 가르쳐 줄 때도 뭐랄까 툭 던져놓고 알아서 해보라는 식이 대부분이었다.
처음 보는 기술문서들, 반도체 설비장비 통신 프로토콜인 SECS에 대한 내용, 개발해야 되는 시스템에 대한 PPT장표를 보고 공부를 하라고 했다. 그리고 출근 한지 얼마 안 되었을 때에는 C#으로 개발을 해야 되니 계산기를 5일 안에 만들어오라는 것이었다.
전공자들에게는 자연스러운 과제였을지 모르지만, 나에게는 새로운 언어를 새로 시작해서 새로운 개발 툴로 뭔가를 만들어낸다는 것은 상상도 못 할 일이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완전 온실 속의 화초에게 갈대처럼 바람을 맞으라는 거와 같았다.
어쨌든 나는 회사에 있고 일을 해야 하니 빨리 성과를 내야겠다는 생각에 최선을 다했다.
Visual Studio라는 C# Winform 개발 툴을 익히고 문서, 영상, 이것저것 참조하면서 겨우 만들었고 제출했다. 셔틀을 다고 출퇴근을 하려면 새벽 5시에는 일어나서 준비를 해야 했고, 퇴근 시 항상 막차를 타고 퇴근을 했다. 6월 말이 내 생일이었던 지라, 잠깐 휴가를 다녀오려고 했는데 계산기를 못 만들어오면 휴가도 안 보내겠다고 했다. 정말이지 악마였다.
아무튼 그렇게 제출을 했더니, 다시 또 악마 같은 말과 눈으로 지금 내 앞에서 다시 처음부터 다시 짜라는 것이다. 아직도 그 순간을 잊을 수가 없다. 최악의 시나리오로 가고 있었다.
당연히 스스로 처음부터 끝까지 만들 수 없었고 고개를 숙이고 아무 말도 못 했다.
하나님을 원망했다.
왜 나를 파주에 보내고 이런 사람 밑에서 일하게 만들어서 이렇게 마음을 괴롭시니는지 원망스러웠다.
지금 돌아보면 애굽으로부터 벗어나게 하신 하나님에게 가나안 땅으로 향하는 광야에서 불순종하는 이스라엘 백성들이 원망하는 모습과 똑같았다.
건강도 안 좋아졌다.
그 이후에는 실제 C# 언어로으로 디스플레이 패널 공정 중 결함을 자동으로 파악하는 시스템을 모니터링하는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확산하고 테스트하는 일들을 했었다.
날마다 테스트는 밤 12시 넘어서 끝났고, 파주 근처에 얻은 숙소에 택시를 타고 가곤 했다.
그렇게 몇 개월을 보내고 나니 건강도 해치게 되었다.
계속 앉아서 일하니 살은 찌고, 간접흡연에, 스트레스에, 운동할 시간도 없고 신혼집에 갈 시간도 없었다.
첫째를 아내가 임신하고 나서도 거의 아내를 데리고 병원에 같이 갈 겨를도 없었다.
피부 면역질환이 있는 나는 발과 손에 염증성 수포가 계속 나오고 터지고를 반복했다.
그런 와중에도 매일같이 기도했었다.
하나님의 뜻이 있을 것이라고 기도했고 벗어나게 해달라고 했다.
하나님이 "욥"에게 시험을 주신 것처럼, "요셉"에게 위대한 계획을 실현시키기 위해서 고난을 주신 것처럼 나에게도 그런 시험이라고 생각했다.
다행히 하나님은 내가 너무 힘들 때마다 적절하게 사람을 보내주셨다.
같이 일하는 협력업체 직원 중에 대리님이 한분 계셨는데 그분 덕분에 그나마 웃을 수 있었다.
일도 잘하시고, 쾌활하신 성격 덕분에 같이 일하면서 개발 업무에 대해서도 많이 배우고 그나마 하루 종일 웃을 수 있는 시간은 그분과 일할 때였다.
어느 날은 퇴근 후 맛있는 랍스터를 사주실 정도로 좋으신 분이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분도 하나님이 보낸 사람인 것 같다.
뿐 아니라, 다른 팀에서 적응도 잘하고 사람들하고 잘 어울리며 일도 나름 열심히 하는 직장 동기가 파주에 있었고 그 친구 덕분에 퇴근 후에 시간이 날 때면 맥주 한잔도 하고 스트레스토 풀 수 있었다.
이분 들이 아니었으면 모든 걸 포기했을지도 모른다.
그뿐 아니라, 회사에서는 "망고랑"이라는 영어 회화 연습 복지제도가 있었고 필리핀 영어강사와 회화를 하면서 맨날 직장 하소연을 했다. 웃픈 사연이지만 그렇게 영어강사에게 하소연을 정기적으로 하다 보니 영어실력이 늘 수밖에 없었고 이것은 또 훗날에 내 커리어에 도움이 되었다.
그렇게 버틸 수 있을 것 만 같았다.
하지만 파주에 간지 6개월이 다되어 갈 때 즘 폭발하고 말았다.
나를 중국에 보내겠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지금 아내가 임신 중이고 가정을 돌봐야 하고 그런 상황인데 최소 3개월에서 6개월 중국을 가야 한다는 얘기를 듣고 정신을 차리게 되었다.
기도를 하면서 내가 할 수 있는 게 무엇인지 생각했다.
다행히 신기하게도 연말이 되니 사내 전배 제도에 대한 공고가 떴고, "마케팅 플랫폼" 팀에서 영어 가능하며 개발도 가능한 사람을 뽑고 있었다.
이건 하나님이 주신 기회라고 생각하고 무조건 프로세스를 시작했다.
정말이지 하나님이 허락하신 기회였고, 사내 전배 면접을 잘 치른 뒤에 합격통보를 받았다.
사내에서 이동하는 게 이렇게 감사할 줄은 몰랐다.
물론, 최종적으로 양 쪽 팀장의 최종 승인이 있어야 했기에 당시 소속된 팀장에게도 그 사실을 이야기해서 승인을 받아야 했다.
사실 나에게는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었기에 통보 이메일을 보냈었다.
보내주지 않으면 퇴사하겠다는 마음이었기 때문에 승인해달라는 내용의 식이었다.
사실상 팀장님 입장에서는 건방진 협박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만큼 나에겐 절실한 순간이었다.
탈출하고 싶었다.
결국 팀장님도 마지못해 승인하게 되었고 상암 근무지인 마케팅 플랫폼 팀으로 새해에 전배를 하게 되었다.
그때 당시 하나님을 원망하기도 하고, 간구하기도 하고, 여러 감정이 겹치면서 의심하기도 했었다.
연약한 사람 이기에 그랬다.
눈앞에 좋은 것이 있으면 믿고, 없으면 안 믿고 그런 존재가 바로 사람이다.
하지만 나중에서야 깨달았다.
왜 그렇게 악마 같은 PM을 나에게 붙였는지, 그리고 버티게 하셨고, 혹독하게 일을 시키셨는지.
사실 그 경험이 있고 나서 나는 세상을 바라보는 시야가 달라졌다.
뭐든지 할 수 있는 사람이 되었다.
나라는 온실 속의 화초가 어떻게 하면 스스로 걸어 나와 세상의 바람을 맞으며 살아갈 수 있는지 그 방법을 알게 하셨다. 특히 지금은 그때 하나님이 주신 용기로 뭐든지 할 수 있다는 마음으로 살아가고 있다. 그리고 그에 따른 많은 보상도 따랐다.
하나님은 한계를 극복하고 세상을 살아가는 법을 가르치기 위해서 파주로 보내셨다.
악마라고 생각했던 그 PM님에게는 죄송하다.
그리고 나를 잘 챙겨주셨던 그 대리님에게는 항상 감사한 마음을 품고 있다.
그리고 하나님께 항상 감사하다.
여러분들도 저와 같은 혹독한 경험, 지독한 경험이 있지 않은지요?
나날이 지옥 같고 벗어나고 싶고
보기 싫은 사람, 맞지 않는 사람들에 둘러 쌓여있고, 하루하루가 고되진 않는지요.
하나님에게 기도를 해보시기 바랍니다.
그러면 언제나 손길을 내어주시고 필요 것들을 공급해주십니다. 그리고 버티게 하십니다.
그리고 성장하게 하시고 더 나은 것으로 준비해주십니다.
하지만 더 나은 곳으로 가기 위해서는 항상 "광야"와 같은 곳이 있기 마련이고 그곳에서는 마실 물도, 먹을 음식도 없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언제나 하나님께 구하면 공급하십니다.
여러분들도 그런 하나님을 체험하시기를 간절히 기도하고 소망합니다.
다음 이야기: 내려놓음
처음부터 보기: 하나님을 만나기 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