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어다이어리SP - 템플스테이 8

by 백홍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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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녘, 눈도 제대로 뜨지 못하고 문을 열어 보니 눈이 내리고 있었습니다. 이렇게 3일동안 맑은 날, 비 오는 날, 눈 오는 날 모두 체험하게 되다니 얼마나 행운인가요. 마지막 날 까지 아침공양을 야무지게 챙겨 먹었습니다. 저는 절밥이 입에 맞는 건지 3일동안 참 잘 먹고 왔어요. 공양을 먹은 후엔 눈을 맞으며 산책을 나섰습니다. 이제 떠나야 하는 선암사 곳곳을 둘러 보았습니다. 아무도 없는 고요한 도량 내에서 흙 밟는 소리만 자박 자박. 자박거리는 발걸음마다 아쉬움이 묻어나는 것 같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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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온한 곳에 가서 마음이 잠시 평온해 진다고 근심걱정이 사라지는 건 아니었습니다. 스님의 말씀이 맞았습니다. 이제 돌아가야 한다는 생각에 또 가슴이 답답해져 왔습니다. 언제까지고 조용하고 평온한 곳에서 신선놀음 할 수는 없습니다. 내가 버텨야할 곳에서 마음을 평온히 하는 법. 그걸 알아야 합니다. 방으로 돌아와 깨끗이 씻고, 처음 왔을 때 처럼 깨끗이 방을 정리했습니다. 언제 다녀갔냐는 듯 나의 흔적이라고는 없는 방을 바라보고 있자니 어쩐지 쓸쓸해졌어요. 3일동안은 내 안식처였는데. 방에게도 고맙다고 인사를 했습니다. 그리고 그냥 돌아가기는 아쉬워 혼자 편백나무 숲 산책에 나섰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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