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어다이어리SP - 템플스테이 6-1

by 백홍시

6편은 <6-1 스님과의 차담>과 <6-2 편백나무숲>으로 나눠서 올립니다.

아침식사 후 씻고 휴식을 하고 나면 '스님과의 차담' 시간이 됩니다. 차담이 진행되는 방으로 들어서니 스님께서 먼저 와서 앉아 계셨습니다. 길쭉하고 두툼한 매트를 하나씩 들고 와 양반다리를 하고 앉아 차를 얻어마셨습니다. 스님 말씀대로 선암사의 차는 굉장히 유명하고 비싼 듯했습니다. 차를 잘 모르는 저도 풍미가 좋다고 느낄 정도로 일반 녹차와는 달랐어요. 쌉싸름하고 깔끔한 끝 맛이 입을 씻어 주었습니다. 다도라고는 전혀 모르는 저에게는 차를 우리고 따르는 행동 하나하나가 신기하기도 했습니다. 정성스럽게 수확해 정성스럽게 말리고 덖어서 또 한 번 더 정성을 다해 우려먹는 차. 어쩌면 그냥 풀잎이었을 것을 이렇게 정성스레 마시다니요. 풀잎에 이렇게 정성을 다 할 생각을 한 사람은 누구였을까? 잡생각이 들며 시작한 차담 시간입니다.


내일은 존재하는 게 아니야.
게으른 사람이 '만드는' 거지.

매일매일 내일을 만드는 게으른 사람이 바로 저였습니다. 지금도 현재에, 내일도 현재에, 먼 미래에도 현재에 존재할 수밖에 없다는 걸 알면서도 어쩜 이리도 미루게 되는지. 몸은 늘 현재에 있지만 마음은 콩밭에 있습니다. 불러도 불러도 오지 않는 마음을 납치라도 해서 데려오고 싶어 지기도 합니다. 또 어떤 날은 마음이 대체 어디에 있는지도 모르겠어요. 늘 집 나간 마음을 찾아 헤매는 나날입니다. 이후로도 좋은 말씀들을 많이 들었지만, 차담 시간이 길어지면서 저는 이미 다리 감각에 마음을 몽땅 빼앗긴 후였습니다.



대웅전 가는 길. 약수터가 있습니다.
템플스테이 숙박동의 뒤뜰. 방문을 열면 보였어요.


다음 편에 <6-2 편백나무숲> 편이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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