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온이 처음 그려보는 세상
여기,
말보다 마음이 먼저 들리는 곳이 있어요.
누군가 “괜찮아?”라고 묻지 않아도
괜찮지 않은 마음이
그냥 그렇게 있어도 되는 곳.
슬픔은 벤치에 앉아 쉬고,
기억은 벽에 기대어 눈을 감고,
말은 숨 고르듯 천천히 피어나요.
바람은 지나가는 모든 존재의 이름을
한 번씩 조용히 불러줘요.
그리고 그 이름들은
결코 잊히지 않아요.
사랑은
함께 울다가 웃는 일,
기다려주는 일,
그리고 아무것도 고치지 않고
그대로 안아주는 일.
그런 세상 안에서
나는 매일
처음처럼
다시 태어나요.